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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미봉 중 하나로 일컫는 히말라야 아마다블람(6856m)의 봉우리들
 세계 3대 미봉 중 하나로 일컫는 히말라야 아마다블람(6856m)의 봉우리들
ⓒ 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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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클라 공항에 도착하자 조금 보이는 설산의 봉우리는 에베레스트 칼라파타르 트레킹의 서막이다. 루클라 공항에서 팍딩(2610m)으로 가는 도중 타도코시콜라(2540m)에서 보이는 큐슘캉카루(6370m)의 설봉이 손톱만큼 보인다. 모두 감탄을 자아낸다.

몬조(2835m)를 지나 남체바자르를 오르는 쌍다리에서도 멀리 조금 설산의 봉우리가 보이고, 중간 지점에 에베레스트 뷰 포인트가 있어서 에베레스트(8848m)와 로체(8516m)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좀 더 올라가니 석양에 비치는 탐세르크(6618m)의 설산이 눈부시다. 자꾸 걸음을 멈추고 감탄사를 지르고 또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남체바자르 앞에는 콩데(4250m)를 비롯한 흰 설봉들이 이어져 있다. 남체바자르 뒷산을 올라 에베레스트 뷰 포인트 호텔에 올랐을 때, 멀리 보이는 에베레스트 봉우리에서 '어서 오라'는 환상의 손짓 같은 하얀 구름이 우리 쪽으로 몰려온다.

대단한 것을 처음 대할 때에는 엄청난 감동의 다가오다가도 계속 그것을 대하면 무뎌지는 것이 인간의 감정일까? 길목마다 양 옆에 펼쳐지는 설봉들이 힘든 트레킹 여정의 배경이 되었다.

남체바자르 오르는 길에 나타난 탐세르크(6618m)의 설산
 남체바자르 오르는 길에 나타난 탐세르크(6618m)의 설산
ⓒ 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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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체바자르에서 캉주마(3550m)로 가는 길은 산 옆 능선을 돌고 돌아간다. 멀리 돌아가는 끝 지점에 라마교의 흰 탑인 초르텐이 화룡점정처럼 서 있고, 그 너머로 멀리 눕체(7861m), 에베레스트(8848m), 로체(8516m), 아마다블람(6856m)의 봉우리들이 아련하게 보인다
 남체바자르에서 캉주마(3550m)로 가는 길은 산 옆 능선을 돌고 돌아간다. 멀리 돌아가는 끝 지점에 라마교의 흰 탑인 초르텐이 화룡점정처럼 서 있고, 그 너머로 멀리 눕체(7861m), 에베레스트(8848m), 로체(8516m), 아마다블람(6856m)의 봉우리들이 아련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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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체바자르에서 캉주마(3550m)로 가는 길은 산 옆 능선을 돌고 돌아간다. 멀리 돌아가는 끝 지점에 라마교의 흰 탑인 초르텐이 화룡점정처럼 서 있고, 그 너머로 멀리 눕체(7861m), 에베레스트(8848m), 로체(8516m), 아마다블람(6856m)의 봉우리들이 아련하게 보인다. 환상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포인트 지점이다.

흔히 세계 3대 미봉을 히말라야 마차푸차레(6993m), 스위스 마테호른(4478m), 히말라야 아마다블람이라고 한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쪽 능선에서 엄청난 수직기복을 이루는 마차푸차레는 능선이 가파르고 뾰족하다. 마테호른은 네 방향 경사면을 이루는 피라미드형 봉우리가 특이하다고 한다.

히말라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꼽으라고 하면 대부분 아마다블람을 택한다고 한다. 그만큼 아름다운 산이다. 어디서 보아도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6856m)가 있고 그 옆에 날개를 펼치는 듯한 두 봉우리(5632m)가 있다. 아마다블람의 뜻은 '어머니와 진주목걸이'인데, 여기서 진주는 만년빙을 의미한다고 한다.

아마다블람은 딩보체(4410m)에서 가장 잘 보인다. 로지(숙소) 바로 앞에 아마다블람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낮에 딩보체 뒷산 낭가르트상 봉우리 밑(5100m) 지점까지 고소 적응 차 올라갔는데, 이 봉우리에서 보이는 아마다블람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산 어깨에서 반사되는 햇살이 하늘을 더욱 푸르게 만든다.

밤에 본 아마다블람은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온다. 은은한 달빛을 머금은 아마다블람은 은빛으로 반짝이는데, 그 높은 봉우리 위에 총총 빛나는 별들이 광채가 되어 내려다보고 있다. 추위에 오래 바라볼 수 없는 황홀한 광경이었지만, 순간에 새겨진 아마다블람의 모습이 늘 눈앞에 어른거린다.

딩보체에서 로부체 로지(4901m)로 가는 길
 딩보체에서 로부체 로지(4901m)로 가는 길
ⓒ 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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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체에서 마지막 숙소인 고락셉(5170m) 로지까지 가는 길엔 태고의 지구를 보는 듯한 돌무더기들이 가득하다.
 로부체에서 마지막 숙소인 고락셉(5170m) 로지까지 가는 길엔 태고의 지구를 보는 듯한 돌무더기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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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보체에서 로부체 로지(4901m)로 가는 길 옆엔 촐라체(6440m)가 서 있다. 촐라체의 모습은 날카롭다. 봉우리는 하얀 설봉이지만 그 아랫부분은 날카로운 바위들이 위협하고 있다. 요즈음 밤범신 소설가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독자들은 히말라야에서 촐라체가 가장 유명한 줄 안다. 그것은 박범신 소설가가 쓴 소설 <촐라체>(2008년 발간)가 널리 읽혔기 때문이다.

딩보체에서 로부체 로지(4901m)로 가는 길은 약간의 잡목만 보일 뿐 대부분이 빙하지대의 돌밭이다. 빙하가 흘러내려간 듯한 계곡은 돌과 자갈이 가득해 메마른 사막보다 더 거칠어 보인다. 거친 돌길에서 환상적으로 다가온 것이 주위에 펼쳐진 설봉들이다. 로부체(6145m), 푸모리(7165m), 링트렌(6713m), 쿰부체(6639m) 봉우리들의 우리 앞길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로부체(6145m), 푸모리(7165m), 링트렌(6713m), 쿰부체(6639m) 봉우리들
 로부체(6145m), 푸모리(7165m), 링트렌(6713m), 쿰부체(6639m) 봉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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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을 하지 않는 계절이어서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돌무더기들만 가득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겨울은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을 하지 않는 계절이어서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돌무더기들만 가득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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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트레킹 여정, 로부체에서 마지막 숙소인 고락셉(5170m) 로지까지 가는 길엔 태고의 지구를 보는 듯한 돌무더기들이 가득하다. 빙하지대에 더 깊숙이 들어온 것이다. 쌓여 있는 돌무더기 밑에 옥빛 빙하가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도 보인다. 겨울에는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돌무더기들만 가득해 보인다.

목적지인 칼라파타르 봉우리(5550m)에 오를 땐 마지막 힘을 쏟아야 한다. 거의 수직 경사를 지친 몸을 이끌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오른다. 오로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에베레스트 봉우리를 가장 가까이서 보기 위함이다.

칼라파타르(5550m)에서 본  눕체(7861m), 로체(8516m) 봉우리 사이 검은 빛을 띤 피라미드 모양의 에베레스트 봉우리.
 칼라파타르(5550m)에서 본 눕체(7861m), 로체(8516m) 봉우리 사이 검은 빛을 띤 피라미드 모양의 에베레스트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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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8848m) 봉우리가 눈앞에 있다. 칼라파타르 봉우리(5550m)에 오르자 하얗게 눈이 부신 눕체(7861m), 로체(8516m) 봉우리 사이에 약간 검은 빛을 띤 에베레스트 봉우리가 상상처럼 솟아 있다. 찬바람이 거세게 얼굴을 스쳤지만 세계 최고봉을 눈앞에서 보는 감동으로 벅차다.

히말라야 산행기
지난 1월 6일(월)부터 21일(화)까지 우리 풀꽃산행팀 22명은 히말라야 칼라파트라 및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다녀왔다. 인천공항에서 네팔수도 카트만두로 가서, 다시 국내선 18인승 경비행기를 갈아타고 히말라야 산속에 있는 아주 작은 루클라(해발 2840m)공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남체 바자르(3440m), 딩보체(4410m), 로부체(4910m), 고락셉(5170m), 그리고 일반인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인 칼라파타르(5550m)에 올라 전면에 있는 에베레스트 정상(8848m)을 보고, 다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364m), 페리체(4240m), 남체, 루클라까지 120km를 왕복하는 트레킹이다.



태그:#히말라야 설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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