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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 장면.
 16일 오후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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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와인축제가 시장의 치적을 쌓기 위해 무리하게 신설·추진됐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3년 동안 56억 원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를 통해 나왔다.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6일 오후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전시가 시장의 관심사항이라는 이유로 면밀한 타당성 조사 없이 와인축제를 무리하게 신설하고 추진해 3년 동안 56억 원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대전시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대전국제푸드 & 와인페스티벌 예산집행 내역서'에 따르면 대전시는 지역 특산물과 아무런 연고도 없이 '와인축제'를 시장 공약 사항이라는 이유로 지난 3년간 56억 원(이중 시비 47억 원)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는 ▲ 행사·시설비에 37억3000만 원 ▲ 유치활동·홍보비에 7억3000만 원 ▲ 운영·용역비 등에 11억 원을 사용했다. 반면, 이 축제의 대행사업자인 대전마케팅공사는 전혀 투자도 하지 않은 채 시비 지원을 받으면서 아직 정산이 되지 않은 2014년까지 포함해 1억 원이 훨씬 넘는 수수료를 챙겼다.

박남춘 "대전에 포도 산지 제대로 있는 것도 아닌데..."

지난 3년 간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에 사용된 예산 내역.
 지난 3년 간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에 사용된 예산 내역.
ⓒ 박남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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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또 축제에 10억 원 이상 사용할 경우 타당성 검토를 위해 실시하는 '투융자 심사'에 8쪽짜리 서면심사로 대체했고, 3년 동안 이 사업 전반에 대한 단 한 차례의 자체 감사도 진행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대전시 인근 충북 영동에서 수년 전부터 '대한민국 와인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시장의 치적을 쌓기 위해 무리하게 와인축제를 추진했다"라며 "대전에 포도산지가 제대로 있는 것도 아니고,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도 없는데 축제를 위해서 (급하게 양조장을) 만들어 포도주를 급조해내기까지 했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축제를 기획하기보다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인위적으로 축제를 만들어가기 위한 대전시의 꼼수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이러한 꼼수의 사례로 "'국제' 축제임을 과시하기 위해 행사 참여 업체들에게 부스를 공짜로 이용하게 하고, 해외 초청 인사들의 항공료와 체재비 전액을 부담했다"라면서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서울 국제와인 박람회가 부스당 참가비 200만 원을 받고 일반인들에게도 2만 원의 입장료를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전시는 축제에 대한 평가분석 용역도 축제를 기획·추진한 사람에게 의뢰했다. 주최 측은 방문객 수를 직접 산정하지 않고 와인 1병당 5명이 시음했다고 가정해 연평균 37만 명이 축제를 방문했고, 경제파급효과는 연평균 448억 원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방문객들이 와인을 시음하기 위해 구매해야 하는 와인잔의 판매수량이 3만 개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방문객 수가 15배나 부풀려진 것이라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4억6000만원 들어간 대전 와인 '채러티'... 과즙수준 혹평"

지난 3년 간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 연도별 후원내역.
 지난 3년 간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 연도별 후원내역.
ⓒ 박남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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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지적과 함께 박 의원은 "이 축제의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대전산 와인 '채러티'"라면서 미리 준비해온 '채러티'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와인축제에 자체 생산 와인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한 전임 시장은 2011년 3월 와인 생산을 지시하고 시비 4억6000만 원을 투입해 '채러티'를 생산했다"라며 "그러나 과즙 수준에 불과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와 저조한 판매량으로 인해 채러티는 결국 생산을 중단했고, 엄청난 재고 중 상당량은 대전시 산하 유관기관들이 떠안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졌다"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하물며 '대전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 행사에서 조차 대전산 와인 '체러티'는 시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라며 "2014년 올해 진행된 축제에서 단 11병만이 판매되는 저조한 실적을 올렸다"라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또 "이토록 문제가 많은 사업이었음에도 대전 와인축제가 이제껏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시장이 관심을 가진 '공약사항'이라는 무시 할 수 없는 배경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대전시가 산하·유관기관들에게 울며 겨자 먹기로 와인페스티벌 후원금을 걷고, 맛없는 와인을 대량구매하게 했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끝으로 "시장 공약이라는 이유로 면밀한 타당성 검토 없이 막대한 혈세를 투입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이런데도 계속 (축제를) 추진할 계획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권선택 대전시장은 "금년에는 일부를 개선해서 추진했다, (축제가) 이제 끝났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라며 "지적하신 대로 일부의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겠다"라고 밝혔다.


태그:#대전시, #국정감사, #대전와인축제, #국제대전와인&푸드축제, #권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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