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리산이 예술로 빚은 생명 평화 가치를 품었다. 산청, 남원, 하동 등 지리산을 중심에 둔 지역에서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자연의 생명 평화 가치와 우주를 품는 예술 프로젝트가 펼쳐지고 있다.

남원 실상사(주지 응묵 스님)는 지난 10월 11일 지리산 일대에서 '지리산 프로젝트 2014 우주예술집' 축하 마당을 열고 생명 평화 가치를 되새겼다. 지리산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생명 평화 가치는 인간과 사회, 자연 에너지를 꿰뚫어보는 우주의 마음을 품고 있다.

실상사 목탑지에 세월호 희생자를 상징하는 304개 빛을 알리는 깃대도 섰다.
▲ 생명평화깃대 실상사 목탑지에 세월호 희생자를 상징하는 304개 빛을 알리는 깃대도 섰다.
ⓒ 신용훈

관련사진보기


천 년 고찰에서 펼쳐지는 생명의 전시

특히 생명 평화가 깃드는 지리산 예술 생태 네트워크를 구축해 둘레길 일원의 마을과 주민이 참여하는 공동체 예술을 추구한다. 남원 실상사, 산청 성심원, 하동 삼화에코하우스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우주 예술집은 지리산 프로젝트의 결정체다. 지리산 프로젝트 우주예술집이란 일종의 거대한 전시회다. 실상사, 삼화에코하우스, 성심원 일원에서 갖가지 예술작품이 생명 평화 가치를 드러낸다.

실상사는 신라 불교 문화를 간직한 천 년 고찰로 부처님 가르침을 현대 시대 정신으로 실천하고자 노력 중인 도량이다. 작가들은 천 년 고찰이라는 시공간과 문화 유산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했다. 세월호 참사가 진영 논리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지금, 생명이 경시되는 이 시대에 '존중'이라는 가치를 담은 예술적 시도에 집중했다.

실상사 명부전에 전시된 '하늘배 2'는 안타깝게 떠나보낸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약사전엔 '잡음 상자'가 자리했다. 실상사에서 수집된 이미지와 소리가 35mm 필름 변환과 편집 과정을 거쳐 4개의 노이즈 박스 속에 숨겨진 8개 LCD 액정과 스피커를 통해 재현된다. 이 박스들은 약사전에 전해 내려오는 철불처럼 그곳에 잠시 놓인다. 약사전 약사여래 철불의 손을 반영하는 아날로그 TV가 약사전 중앙에 놓여 있다. 병고를 고쳐준다는 약사 여래의 미디어적 현신이자 방문객과의 소리로 연동한 살아 있는 약사 기계인 잡음 기계 28번이 자리 잡았다.

실상사 명부전에 전시된 ‘하늘배 Ⅱ’는 세월호 참사로 안타깝게 떠나보낸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작가들은 정작 꽃 같은 그들에게 태워주고 싶었던 꽃가마였음을, 정치에 휘말리어 국민들의 가슴을 떠나가고 있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하늘배의 동력은 국민의 사랑임을 말한다.
▲ '하늘배 Ⅱ' 실상사 명부전에 전시된 ‘하늘배 Ⅱ’는 세월호 참사로 안타깝게 떠나보낸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작가들은 정작 꽃 같은 그들에게 태워주고 싶었던 꽃가마였음을, 정치에 휘말리어 국민들의 가슴을 떠나가고 있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하늘배의 동력은 국민의 사랑임을 말한다.
ⓒ 신용훈

관련사진보기


우주예술창고 외벽에는 한국의 역사와 동시대의 시대상황이 만들어낸 좌우익 단체들의 로고를 뒤섞고 뒤틀어서 마치 우주의 꽃처럼 표현했다. 일베, 어버이연합, 5.18기념재단, 제주4.3평화재단 등의 이름이 낮설지 않다.
▲ 우주예술창고 우주예술창고 외벽에는 한국의 역사와 동시대의 시대상황이 만들어낸 좌우익 단체들의 로고를 뒤섞고 뒤틀어서 마치 우주의 꽃처럼 표현했다. 일베, 어버이연합, 5.18기념재단, 제주4.3평화재단 등의 이름이 낮설지 않다.
ⓒ 신용훈

관련사진보기


세월호 참사 기리는 전시도 곳곳에

실상사 목탑지에 세월호 희생자를 상징하는 304개 빛을 알리는 깃대도 섰다. '생명평화깃대'다. 생명 평화 무늬로 깃발을 만들어 304개의 LED등이 있는 목탑지 중앙에 깃대를 세워 올렸다. 304개 빛이 애도와 기억이라면, 생명평화무늬 깃대와 깃발은 기원과 희망의 의미를 담았다.

실상사 경내 창고에는 우주 만물을 숨기거나 감추지 않고 외벽에 창고 내부의 모습을 드러내 그려 넣었다. 창고 외벽 전면에는 한국의 역사와 동시대의 시대 상황이 만들어낸 좌우익 단체들의 로고를 뒤섞고 뒤틀어서 마치 우주의 꽃처럼 표현했다.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포장 박스에 담아 우주로 돌려보내는 우주의 창고다.

실상사 외에도 산청 성심원은 한센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 마을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활용해 예술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지리산 둘레길에 위치한 지정학적 위치와 인문학적 의미들에서 창작 모티브를 얻어 작품으로 태어났다. 삼화 에코하우스는 하동군 삼화실 마을 에코하우스다. 무궁화나무심기, 그림전시, 감따기 농활, 마을벽화 프로젝트 등 전방위적 공동체예술이다. 예술가는 물론 언론인, 산악인, 음악인, 종교인과 마을 공유지인 엣 학교터를 중심으로 소통을 만들어내고 있다.

약사전엔 ‘잡음상자’와 잡음기계 28번이 자리했다. 잡음상자는 실상사에서 수집된 이미지와 소리가 35mm 필름 변환과 편집 과정을 거쳐 4개의 노이즈 박스 속에 숨겨진 8개 LCD 액정과 스피커를 통해 재현되고 잡은기계 28번은 아날로그 TV가 약사전 중앙에 놓여 병고를 고쳐주는 약사여래의 현신으로 방문객과의 소리로 연동된 살아있는 약사기계이다.
▲ 잡음상자_약사전, 잡음기계 28번 약사전엔 ‘잡음상자’와 잡음기계 28번이 자리했다. 잡음상자는 실상사에서 수집된 이미지와 소리가 35mm 필름 변환과 편집 과정을 거쳐 4개의 노이즈 박스 속에 숨겨진 8개 LCD 액정과 스피커를 통해 재현되고 잡은기계 28번은 아날로그 TV가 약사전 중앙에 놓여 병고를 고쳐주는 약사여래의 현신으로 방문객과의 소리로 연동된 살아있는 약사기계이다.
ⓒ 신용훈

관련사진보기


실상사 목탑지에는 생명평화깃대와 세월호 희생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빛을 두어 어두운 밤을 밝힌다. 304개 빛이 애도와 기억이라면, 생명평화무늬 깃대와 깃발은 기원과 희망의 의미를 담았다.
▲ '빛304',' 생명평화깃대' 실상사 목탑지에는 생명평화깃대와 세월호 희생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빛을 두어 어두운 밤을 밝힌다. 304개 빛이 애도와 기억이라면, 생명평화무늬 깃대와 깃발은 기원과 희망의 의미를 담았다.
ⓒ 신용훈

관련사진보기


작가들은 지리산 환경을 전혀 훼손하지 않았다. '무궁화프로젝트' 강영민, '한마음프로젝트' 권기주(WITH 산내초등학교 학생들), '사심당프로젝트', '광배프로젝트' 김기라, '프로젝트전체영상기록' 김기환, '세월호퍼포먼스' 김윤환, '돌장승과 돌연꽃' 성신석조각연구회, '우주의 집' 박영균, '잡음상자_약사전과 잡음기계 28번' 석성석, '빛304', '생명평화깃대', '가득함도빛나고 비움도빛나라', 안상수(WITH 마고, 신믿음, 김경찬), '세월호기도소416-304'의 장영철 등 여러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는 11월 2일까지 남원 실상사, 하동 삼화에코하우스, 산청 성심원 일원에서 '우주예술집'에 방문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법보신문 인터넷판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실상사, #세월호, #생명평화, #지리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50대 남자이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계기로 불교계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