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천 앞바다와 서울 한강을 잇는 경인운하는 고려 때부터 시도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때문에 경인운하를 운영하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천년의 약속'이라 홍보한다. 경인운하는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에서도 추진하려 했었다. 그러나 번번이 경제성이 없어 추진되지 못했다.

화물선 없어 '유령 운하'로 불리는 경인운하는 자전거 도로만 이용객이 있는 상황이다. 그 때문에 2조6천억 원짜리 자전거 도로 옆 수경시설로 불리고 있다.(2013년 촬영)
▲ 자전거 도로 옆 수경시설 화물선 없어 '유령 운하'로 불리는 경인운하는 자전거 도로만 이용객이 있는 상황이다. 그 때문에 2조6천억 원짜리 자전거 도로 옆 수경시설로 불리고 있다.(2013년 촬영)
ⓒ 이철재

관련사진보기


노무현 인수위 시절, 경인운하 백지화를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한 것은 두고두고 되짚어 볼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이 땅의 토건복합체의 힘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 때 백지화는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추진은 되지 않았던 경인운하는, 이명박 정권 들어 탄력을 받았다. 결정적 이유가 '경제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국감 시즌에서는 경인운하의 문제점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KDI가 2008년 경제성이 있다고 예측한 것의 1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올해 정기 화물선은 단 1척으로, 관련해 자료를 배포한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은 경인운하를 '회생 불능 상태'라 진단했다.

사실 경인운하 추진의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이들이 현재의 새누리당이며, 또한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점에서 정치인들은 2조6천억 원짜라 무용지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경인운하 추진에 양심을 져버린 전문가들 역시도 마찬가지다.

MB 정권 때 탄력을 받아 추진된 경인운하는 경제성 분석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그대로 밀어붙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는 경인운하 개통 1년 후 B/C를 0.1이라 평가했다.(사진은 2003년 촬영)
▲ 계양대교에서 바라 본 경인운하 MB 정권 때 탄력을 받아 추진된 경인운하는 경제성 분석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그대로 밀어붙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는 경인운하 개통 1년 후 B/C를 0.1이라 평가했다.(사진은 2003년 촬영)
ⓒ 이철재

관련사진보기


2008년~2009년 당시 KDI의 경인운하 경제성 평가가 과장(비용은 낮추고 편익은 부풀리고)됐다는 지적이 일었다. KDI는 B/C를 최고 1.07로 평가해 경제성이 있다고 분석했지만, 시만단체 전문가들은 높게 잡아도 0.95를 넘지 않게 봤다. 정말 아무리 높게 잡으려 해도 B/C 1을 넘지 않아 경제성이 없었다. 

화물차로 20분 거리를 2시간, 그것도 여러번 옮겨 실어야 하는 상황에서 경제성이 있을 수 없었다. 또한 강과 바다 겸용선도 현실성이 없었다. 경인운하 경제성 과장 지적에 대해 당시 KDI 현정택 원장(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인하대 교수)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무지하게 자존심 상하는 이야기"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시 경인운하 경제성 평가 실무를 담당했던 KDI 공공투자 관리센터 김강수 연구위원(현 KDI 공공투자 관리센터장)도 YTN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경제성 분석)조사는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평가를 수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인운하가 경제성이 있다는 것을 자신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지난해 5월 경인운하 개통 1주년 평가토론회에서 서울대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는 개통 후 1년을 평가한 결과 경인운하의 B/C는 0.1이었다고 말했다. 즉 100원 투자하면 90원을 손해 보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경인운하는 화물선이 없어 '유령운하'로 불린다. 또한 자전거 도로에만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2조6천억 원짜리 자전거도로 수경시설로 불리기도 한다. 경인운하 경제성 벙튀기에 앞장서고 이를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이들은 과연 현재의 경인운하에 대해 어떻게 변명할까?

그리고 그런 이들이 현재도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이 과연 정당할까? 과연 그들은 현재의 직책을 공정하게 수행하고 있을까?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blog.naver.com/ecocinema)에도 올립니다.



태그:#경인운하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강/유/미' 세상을 꿈꿉니다. 강(江)은 흘러야(流) 아름답기(美) 때문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