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모 감독이 연출한 <5일의 마중>의 한 장면

장이모 감독이 연출한 <5일의 마중>의 한 장면 ⓒ 부산국제영화제


1988년 <붉은 수수밭>으로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받고, 199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홍등>으로 은사자상, 1992년 <귀주이야기>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1994년 <인생>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1999년 <책상 서랍 속의 동화>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2000년 <집으로 가는 길>로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등을 받은 장이모 감독의 신작 <5일의 마중>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5일의 마중>은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에 가슴 아픈 이별을 겪은 펑완위(공리 분)와 루옌스(진도명 분)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문화혁명 시절, 불온한 사상가로 낙인 찍혀 노동 개조 캠프에 끌려갔던 루옌스는 캠프를 도망쳐 집을 찾아왔지만, 아내 펑완위는 문을 열어주지 못하고, 어린 딸 단단마저 아버지를 거부한다. 결국 루옌스는 다시 체포된다.

3년 뒤, 문화 혁명이 막을 내리고 루옌스는 긴 수감생활 끝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오랜 감옥살이 끝에 풀려난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내는 남편이 5일에 돌아온다는 편지를 받고, 매달 5일이면 기차역으로 마중을 나간다. 남편 루옌스는 다시 체포될 때의 충격으로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는 펑완위의 기억을 돌이키기 위해 애를 쓰지만, 펑완위는 옆에 있는 남편 루옌스를 끝내 알아보지 못하고, 매달 5일의 마중을 계속한다.

 <5일의 마중>의 한 장면

<5일의 마중>의 한 장면 ⓒ 부산국제영화제


상하이의 옛 지식인 루옌스의 일생을 그린 얀거링의 소설 <범죄자 루옌스>를 각색해 영화화한 장이모 감독의 <5일의 마중>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일깨우는 작품으로, 문화혁명을 개인의 삶과 연결해 하나의 잘못된 사상이 어떻게 개인의 삶과 가정을 파괴하는지를 진한 감동과 함께 여과없이 보여 준다.

장이모 감독은 남편이 집을 찾아왔을 때 문을 열어주지 못했던 펑완위가 주기적으로 기차역으로 가서 남편을 기다리고, 루옌스는 그러한 아내의 기억을 돌이키고 허물어진 가정을 되찾고자 애쓰는 절절한 사연을 문화혁명시대의 풍광과 문화로 풀어낸다. 

<5일간의 마중>은 최근 10년간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에 주력했던 장이모 감독의 20번째 영화로, 장이모 감독의 초기 시절의 감성적이고 소박한 영화의 풍으로 돌아간 작품이다. 펑완위 역의 공리와 '중국의 최민식'이라고 불리는 진도명이 루옌스 역을 맡고, 떠오르는 신예 장혜문이 발레하는 딸 단단 역을 맡았다.

 <5일의 마중> 기자회견

<5일의 마중> 기자회견 ⓒ 임순혜


장이모 감독은 영화상영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화혁명은 내가 16세에서 20세 되던 때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시기다. 많은 사람에게 중요한 시기였던 만큼 이 시대를 다시 말하고자 했다"면서 "가정의 와해 과정을 드러내 인류의 보편적인 감정과 심리를 연구하고 싶었다. 기다림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이모 감독은 "소설의 원작을 비주얼로 바꾸어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고민했다"면서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하고, 발레나 서예 등 모든 것을 고심하면서 설정했다. 피아노라는 운율을 통해 깊고도 말하기 힘든 감정을 전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장이모 감독은 촬영 감독으로 활동하다 <붉은 수수밭>(1988)으로 데뷔했다. 다수의 작품이 세계 최고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으며, 2002년에는 <영웅:천하의 시작>으로 블록버스터 무협영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붉은 수수밭>(1988), <홍등>(1991), <인생>(1994), <집으로 가는 길>(1999), <진링의 13소녀>(2011) 등이 있으며, 최근 장쯔이가 캐스팅되고, 맷 데이먼의 캐스팅이 유력한 할리우드 진출작 < The Great Wall(더 그레이트 월) >을 준비 중이다.

<5일의 마중>은 대만의 금마장 영화제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국내에서 8일 개봉된다.

5일의 마중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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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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