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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지킴이' 지율 스님은 다큐멘터리 영화 <물 위에서 쓰는 편지> 전국 상영에 들어가면서 낙동강·내성천 등 4대강사업의 자료를 모아 전시하는 기록관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율 스님은 2013년 극장에서 상영했던 다큐 <모래가 흐르는 강>에 이어 두 번째 다큐를 제작해 12일부터 전국 상영에 들어갔다. <물 위에서 쓰는 편지>는 지난 8월 25일 서울 충무로 자립본부 조광사진관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이 다큐는 지율 스님이 연출·촬영·편집했다. 지율 스님은 12일 저녁 양산 내원사 대웅전에서 다큐를 상영했다.

영주댐 건설로 수몰위기에 처한 내성천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12년 7월부터 경북 영주시 평은면 내성천변 '텐트'에서 생활하는 지율 스님.
 영주댐 건설로 수몰위기에 처한 내성천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12년 7월부터 경북 영주시 평은면 내성천변 '텐트'에서 생활하는 지율 스님.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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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스님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시사회 때 반응은 기도문 같다거나 마음이 아프다는 반응이었다"며 "오늘부터 9월 한달 동안 전국을 돌며 상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내성천은 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건설하는 영주댐 공사로 인해 내년 3월 수몰 예정이다. 지율 스님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주댐공사중지가처분소송을 내놓았다. 이 소송은 다섯 차례에 걸쳐 변론심리가 진행되었고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율 스님은 "법정에서 심리할 때 보면 수공 측에서는 너댓명의 변호사들이 나오지만 저는 나홀로 소송이다"며 "환경영향평가가 잘못되었다는 주장도 폈다. 다큐를 만들면서 내성천 항공 촬영도 했는데 소송 결과가 잘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대강사업이 시작될 무렵인 2008년 12월부터 지율 스님은 낙동강 답사를 시작했다. 낙동강을 답사하면서 촬영한 영상과 사진뿐만 아니라, 당시 정부기관 등에서 낸 자료도 갖고 있다. 영주댐 공사도 4대강사업의 하나다.

지율 스님은 4대강사업으로 파괴된 낙동강·내성천에 대한 자료를 모은 기록관을 계획하고 있다. 기록관 설치를 위해 회룡포 쪽에 땅도 물색해 놓았다.

지율 스님은 "회룡포 안에 400평 정도의 땅을 확보하기로 하고 우선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지율 스님은 내성천 지키기운동을 벌이면서 '땅 한 평 사기 운동'을 벌였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난 1월 내성천을 찾아 지율 스님을 격려하고 그 때 땅 한 평 사기 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지율 스님은 "기록관을 지으려고 하는 곳의 땅값이 비싼데 아직 대금을 다 지급하지 못했다"며 "일부 모자라는 금액은 다큐 상영 등을 통해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많이 모아 놓았다. 특히 정부 쪽에서 나온 자료들도 많다. 4대강사업이 처음부터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마무리 되었으며, 현재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그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자료들을 한데 모아 전시하면서 공유하고자 한다."

"지난 6년간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낙동강과 내성천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4대강사업과 관련해 기록하고 자료를 모아 왔다. 4대강사업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록관은 현재 없다시피 한다. 엄청난 일이 거의 동시에 벌어졌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자료를 모은 기록관이 없다. 기록관을 통해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공유하려고 한다."

영주댐 건설로 수몰위기에 처한 내성천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12년 7월부터 경북 영주시 평은면 내성천변 '텐트'에서 생활하는 지율 스님.
 영주댐 건설로 수몰위기에 처한 내성천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12년 7월부터 경북 영주시 평은면 내성천변 '텐트'에서 생활하는 지율 스님.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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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스님은 경북 영주시 관내인 내성천 강둑에 움막을 짓고 생활해 오고 있다. 최근 영주시는 움막을 철거할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지율 스님은 이곳에 움막과 함께 컨테이너에 여러 자료를 모아 놓고 있다.

지율 스님은 "영주시가 수해 위험이 있으니 움막과 컨테이너를 철거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계속 보내고 있다"며 "다른 곳에도 컨테이너가 많이 있는데 왜 하필 거기 것만 철거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내년 3월 수몰된다고 하니까 그때 부닥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큐 <물 위에서 쓰는 편지>는 12일 내원사에 이어, 13일 대구 동화사 설법당, 15일 광주 동원사, 16일 광주불교교육원, 17일 구미 꿈을이루는사람들, 19일 영주 희망동성당, 20일 안동 중앙시네마, 22일 서울 하자학교, 23일 인천 플레이캠퍼스, 24일 서울 성미산마을극장, 26일 상주 심토재, 27일 영주 무섬마을에서 상영된다.

지율 스님은 다큐 전국상영에 대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강의 아픔에 초대되었고, 눈시울 적시던 나약함을 일으켜, 아픔의 땅에 희망의 씨앗을 심습니다."


태그:#지율 스님, #내성천,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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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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