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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과 케이비(KB)금융지주 간의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갈등의 시초가 된 KB 주전산기 교체 논란은 지난주 금융당국의 징계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6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지주사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집안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민은행 등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고발한 임원은 모두 3명. 김재열 KB금융 전무(최고정보책임자), 문윤호 KB금융 IT 기획부장 등 지주사 임원 2명과 조근철 국민은행 상무(IT본부장)가 포함됐다. 은행 쪽은 이들 3명을 업무방해죄로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전산기 교체 논란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됐다. KB국민은행의 주전산시스템을 기존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한다는 사외이사진의 결정에 대해 이 행장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내홍을 겪었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이 행장과 임 KB금융지주 회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지난주 예상보다 한 단계 낮은 경징계(주의적경고)를 통보받았다. 이에 가까스로 살아남은 두 사람이 타협을 볼 것이란 낙관적인 분위기가 흘렀다. 그러나 이 행장이 KB지주사 임원들을 고발하면서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 것.

고발당한 임원 3명은 지난 21일 열린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모두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이에 그치지 않고 검찰 고발을 통해 형법상 책임까지 묻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들이 전산시스템 교체 안건과 관련해 기존 IBM 시스템을 교체할 유닉스의 잠재적인 위험 요인을 알고도 이를 이사회 보고서에 고의로 누락시켰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고발 대상이 된 김 전무와 문 IT기획부장은 임 회장이 인사권을 쥔 지주사 소속이다. 따라서 이번 고발 조치가 지난주 화합을 약속했던 이 행장과 임 회장 관계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이 인사권을 가진 조 상무는 검찰 고발과 함께 해임 조치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이번 고발조치가 임 회장을 비롯해 KB금융과는 관계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고발은 임 회장과의 갈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고 모두 고발조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다는 행장의 뜻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행장은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진행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감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주말 이 행장과 임 회장 등 KB금융 임원진과 계열사 사장단은 경기도 가평의 한 사찰에서 템플스테이 행사를 갖고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과 쇄신에 나서자고 결의한 바 있다.


태그:#KB금융지주, #국민은행, #이건호, #임영록, #전산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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