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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부산 가야점 앞에서 홈플러스에 대한 불매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25일 오전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부산 가야점 앞에서 홈플러스에 대한 불매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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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노동계가 소비자 파업이라는 이름으로 불매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이고 나섰다. 부산·경남 지역의 대표 막걸리 브랜드 '생탁'에 대한 불매운동이 불붙은데 이어 대형마트 체인인 홈플러스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시작됐다.

특이한 점은 불매운동을 벌이는 쪽이 이들 회사의 노동조합이라는데 있다. 이들 노조는 회사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외부로 알리고, 경영진에게 실질적인 타격을 주기 위한 방법으로 불매운동을 택했다. 물론 자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매출 감소와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노조에게도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들은 지금의 노동환경이라면 차라리 불매운동이 낫다고 말한다.

25일 오전 홈플러스 가야점 앞에서는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회사를 "나쁜기업"이라 칭하며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생경한 풍경이 펼쳐졌다. 빗길을 오가던 시민들은 발길을 멈추고 어찌된 영문인지 알기위해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노조는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열악한 임금 체계를 설명했다. 노조는 "10년을 일해도 월급이 100만원도 안 되는 것이 이곳 대기업 홈플러스에서 일하고 있는 대부분의 노동자의 현실"이라며 "하지만 매년 수천억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홈플러스의 대답은 회사가 어렵다는 핑계를 대며 고작 시급 200원 인상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생탁 노동자도, 홈플러스 노동자도 "이대로는 못살아"

지난 12일 오전 부산 식약청을 찾은 민주노총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은 허위광고·위생불량 제품을 생산해온 생탁에 대한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2일 오전 부산 식약청을 찾은 민주노총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은 허위광고·위생불량 제품을 생산해온 생탁에 대한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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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노조는 "임원의 연봉은 수십억에 달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겨우 최저임금 수준 임금으로 쥐어짜는 곳이 바로 홈플러스"라면서 "이는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 비정규직의 고혈을 쥐어짜는 나쁜 기업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홈플러스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윤리경영과 상생경영을 실천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홈플러스를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부산여성회와 부산민중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 12일부터는 막걸리 '생탁'을 생산하는 부산합동양조 노동자들이 제품의 비위생적인 생산과 허위·과장 광고를 문제 삼아 불매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의 주장은 식약청 단속을 통해 일부 사실로 밝혀지기도 했다. 식약청은 지난 18일 부산합동양조에 5천만원 가량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부산합동양조 역시 열악한 회사의 임금과 노동환경에 반발해 노조가 100일 넘게 파업을 진행해오고 있는 사업장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민주노총은 생탁에 대한 불매운동을 부산 뿐 아니라 경남·울산 지역으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중앙 차원에서 결정하고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노동계에서는 잇따르는 불매운동이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하며 그만큼 자신들의 요구가 절박하다고 말한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노동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회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이대로 유지한들 비인간적이고, 상식이하인 근로조건에서 일할 수밖에 없기에 내리는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태그:#홈플러스, #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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