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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일병 집단 구타 사망사건과 관련해, 군 헌병대가 윤 일병 사망 5일 뒤인 지난 4월 11일 실시한 현장 검증 사진.
 윤 일병 집단 구타 사망사건과 관련해, 군 헌병대가 윤 일병 사망 5일 뒤인 지난 4월 11일 실시한 현장 검증 사진.
ⓒ 군 수사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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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4일 오전 11시 40분]

지난 4월 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목숨을 잃은 육군 28사단 윤 일병의 사인과 관련, 지금까지의 군 수사기관의 기존 수사결과를 뒤엎는 진술이 나왔다.

입실환자로 윤 일병에게 가해졌던 선임병들의 구타가혹행위의 전 과정을 목격한 김아무개 일병(21, 조기전역)이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 현장조사관에게 "가해자들은 이것이 심폐소생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하나,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가해자들이 발로 피해자의 복부를 지근지근 밟는 등 심하게 폭행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그동안 군 당국이 윤 일병의 사망원인으로 내세웠던 '기도폐쇄에 의한 질식'이 아닌 '구타로 인한 다발성 장기손상에 의한 쇼크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14일 <오마이뉴스>가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통해 입수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제28사단 현장조사결과보고 및 향후계획 문서를 보면 지난 4월 14~15일 부대를 방문한 인권위 조사관에게 목격자 김 일병이 진술했던 내용들이 나온다.

김 일병은 인권위 조사관에게 "언론에는 윤 일병이 음식을 먹던 도중 폭행으로 기도가 막혀 사망한 것이라고 하나, 음식을 먹던 도중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일 윤 일병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먹는 도중, 먹은 후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했다.

윤 일병이 의무대로 전입오기 전인 2월 5일부터 의무대에 입실하고 있던 김 일병은 피해자 윤 일병이 전입일부터 선임병들에게 맞아 숨진 4월 6일 구타의 전 과정을 지켜봤으며, 그 뒤 28사단 보통군사법원 첫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신청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김 일병은 천식으로 인해 조기 전역한 상태다. 하지만 군 검찰과 재판부는 핵심증인인 김일병의 부모들이 재판 출석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구인조치를 하지 않았다.  윤 일병의 유족들과 군 인권센터는 이를 두고 군 당국이 윤 일병의 정확한 사인을 의도적으로 덮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방부 기존 입장 고수..."갈비뼈 손상, 심폐소생술 때문인 것으로 추정"

국방부는 "과다출혈이 있었다면 내부 장기 창백 등의 소견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런 소견은 없었고 복강 내 출혈도 많지 않았다"면서 "윤 일병의 부러진 갈비뼈 14개 가운데 1개만 구타에 의한 것이고 이로 인해 윤 일병의 비장이 손상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4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육군 공보과장 최용한 대령은 "부검 결과에 보면 '양쪽 폐 및 심장 표면의 손상은 심폐소생술로 인한 것이라고 추정되고, 앞쪽에 있는 5~10번 우측 갈비뼈 6개와 좌측에 있는 3~10번 갈비뼈 8개, 이것은 심폐소생술로 인한 손상으로 보고, 12번 으로 추정되는 좌측 바깥쪽 갈비뼈(한 개), 이것은 구타로 (부러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검 결과에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틀간의 현장조사를 통해 사건의 심각성을 대부분 파악하고도 더 이상의 조사를 중단하고 윤 일병 가족들이 제기한 진정을 각하한 인권위의 조치를 놓고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인권위는 "현장조사에서는 이미 군 수사당국에서 사건에 대해 전반적인 수사를 완료하고 가해자를 군 검찰에 송치한 사실 등이 확인돼 후속조치에 대해 조사했다"며 "진정인이 진정을 취소했고, 가족들에게 사건 경과와 군의 조치 등을 설명하자 받아들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장하나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렇게 핵심진술이 있음에도 질식사 소견을 냈던 군의관부터 사건 조사결과를 은폐한 군검찰과 헌병대, 사건 조사 후 각하결정 내렸던 인권위도 모두 조사 대상"이라면서 "여야가 합의한 국회특위에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태그:#윤일병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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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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