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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의회가 지난 5일, 뒤늦게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신안군의회는 전체 의원 10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7대 전반기 의장에 4선인 양영모(무소속) 의원, 부의장에 초선인 최춘옥(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그동안 신안군의회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방선거 후, 원 구성도 하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했었다. 이번 파동을 겪으면서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어떻게 정치행보를 하고 있는지 민낯이 드러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공천파동과 줄세우기는 중앙당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오히려 언론과 여론의 관심을 덜 받는 지역에서 더 노골적으로 이뤄졌다. 지역구(무안·신안) 국회의원이자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 위원장인 이윤석 의원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은 텃밭인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22곳 중 8곳에서 무소속에게 패했다. 전남도당 위원장인 이윤석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나온다.
▲ 이윤석 의원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은 텃밭인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22곳 중 8곳에서 무소속에게 패했다. 전남도당 위원장인 이윤석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나온다.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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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파동은 중앙당만의 일 아니다"

우선 무리한 지방선거 공천과 기초의회 원 구성 개입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신안군 기초의원 당선자는 새정치민주연합 6명(비례대표 1명 포함), 무소속 4명이었다.

신안군의회 무소속 군의원들이 성명서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배출된 곳에서 10명의 군의원 중 새정치연합이 6명, 무소속이 4명이라면 이 의원이 마음대로 휘두른 공천 잘못이 아니냐"고 반문했을 정도다. 실제 지난 6·4선거에서 김승규·남상창 신안군수 예비후보는 "지역 국회의원이 특정 후보를 밀고 있는 불공정한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결정했다.

원 구성을 앞두고서는 상황이 더욱 꼬였다. 선거 후 무소속 의원이 새정치연합에 입당해 7(새정치연합) 대 3(무소속) 구도가 됐지만, 신안군 의회 군의원들은 5 대 5 두 파로 갈라졌다. 지난 6월 중순 이윤석 의원이 새정치연합 소속 군의원 6명과 간담회를 하고 한 초선의원을 의장 후보로 지지한 직후다.

새정치연합 소속 한 재선 군의원이 "이윤석 의원이 군의회 원 구성에 개입했다"며 반발, 무소속 그룹과 손을 잡으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공천에 반발해 탈당 후 당선된 무소속 의원들과 새정치연합 내 반발 세력이 손을 잡은 셈이다.

팽팽하게 대립하던 양측 군의원 그룹의 구성이 눈여겨볼 만하다. 이윤석 의원이 지목한 의장 후보를 지지하던 새정치연합 측 군의원은 전원 초선이다. 이윤석 의원으로부터 공천을 받고 당선된 이들이다. 다른 그룹은 민주당 소속 군의원이었으나 지난 지방선거에서 탈당해 당선된 무소속과 이윤석 의원에 반발한 새정치연합 소속 군의원들이다.

무리한 지방선거 공천과 군의회 원 구성 개입이 장기간 군의회 파행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남 신안군의회는 원 구성을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했다. 가까스로 지난 5일 원구성에 합의했다.
▲ 신안군의회 원구성 마무리 전남 신안군의회는 원 구성을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했다. 가까스로 지난 5일 원구성에 합의했다.
ⓒ 신안군 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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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참담한 선거결과, 도당위원장은 책임 없나

사실 신안군 의회 파동을 계기로 불거진 이 의원에 대한 비판여론은 지난 6·4지방선거 과정부터 잠재된 것이었다. 이윤석 의원은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연달아 치러진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6·4지방선거에서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22곳 중 8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대이변이 벌어졌다. DJ의 정치적 고향이자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인 목포에서는 박홍률 무소속 후보가, 순천과 광양에서도 무소속 조충훈·정현복 후보가 새정치연합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밖에 보성 이용부, 영광 김준성, 장흥 김성, 장성 유두석, 신안 고길호 등 무소속 후보가 대거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여기에 7·30 재보궐선거에서 지난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26년 만에 여당에 패하는 결과가 나왔다.

새정치연합의 텃밭이라는 말이 무색한 결과다. 공천 책임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책임지는 이는 없었다. 특히 중앙당의 책임과 잘못으로만 화살을 돌리는 전남도당위원장인 이윤석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빗발쳤다.

신안군 일부 의원들은 이번 원 구성 파동 과정에서 "지난 6·4 지방선거 때 공천이 잘못됐다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게 물러나라고 한 이 의원은 전남도당위원장으로서 정당하고 떳떳하다면 매사에 잣대가 같아야 할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특정 정치인 가방모찌 노릇하느라 지역 소홀"

이 의원에 대한 비판론의 뒤에는 항상 박지원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다.

박지원 의원과의 밀월 관계가 독이 됐다는 소리다. 특히 중앙당 내 일정 계보를 갖고 지분 경쟁을 하는 박지원 의원에게 몰방하며 상대적으로 지역 정치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치러진 민주당 전남도당 행사에서 이윤석 의원에게 반드시 공천을 주겠다고 말했다가 다른 후보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또 이 자리에서 자신을 포함해 이윤석 의원, 김영록 의원 등은 독수리 4형제라며 끈끈한 관계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윤석 의원을 향한 다음 발언은 곱씹어 볼 만하다.

"국회가 그렇게 한가한 곳인가?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청문회, 예산확보 등 할 일이 태산같이 쌓여 있으나 한가하게 기초의회 원 구성을 위해 지역에 내려와 기초의원들을 불러 협박성 회유를 했다."(신안군의회 A의원)

"안방에서는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특정 정치인의 '가방모찌' 노릇하며 그 대가로 중요 당직을 맡다보니 오만방자해져서 지역정치인들과 주민들을 너무 쉽게 대하고 있다."(무안군 전직 정치인 B씨)

"당 대표를 향해 사퇴하라고 큰 소리 치던 자신은 지방선거 공천에서 얼마나 떳떳한가?"(신안군 주민 C씨)


태그:#이윤석 의원, #신안군의회, #새정치연합전남도당,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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