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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국립질병통제센터(CDC) 홈페이지의 에볼라 바이러스 사진 갈무리.
 미국국립질병통제센터(CDC) 홈페이지의 에볼라 바이러스 사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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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공포'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일(현지시각) 최근 서아프리카에서 급속도로 퍼지며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6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기니의 수도 코나크리에서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 4개국 정상과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1억 달러(약 1030억 원)의 긴급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며 "국제 보건규제 조항에 따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WHO는 6일부터 이틀간 긴급회의를 열어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챈 사무총장은 "전례 없는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로 서아프리카 4개국에서 이미 1323건의 감염이 확인되고 729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되고 지난 40년 역사상 감염 사례가 가장 많고 발생 지역도 넓어 통제할 수 없는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각국의 국경과 인접한 에볼라 바이러스 진원지를 격리구역으로 설정하고, 군 병력과 경찰을 투입해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기로 했다.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사태가 악화되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4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아프리카 40개국 정상회의에도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320명 이상 에볼라 바이러스로 사망한 라이베리아의 설리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세계적 재앙(catastrophic)이 되어가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라이베리아 정부는 전국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필수 인력을 제외한 공무원도 한 달간 강제 휴가를 떠날 것을 지시했다.

미국도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에 현지 주민들의 농사, 교육, 건축 등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한 340명 규모의 평화봉사단을 전원 철수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2명의 미국인 환자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미국 보건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명을 통해 앞으로 최소 한 달 안에 준비 작업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 통제 전문가 50명을 서아프리카 3개국에 파견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에볼라 환자' 송환 놓고 여론 분열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를 돌보다 감염된 의사 켄트 브랜틀리, 낸시 라이트볼 등 2명을 본국으로 송환해 치료하기 위해 애틀랜타에 있는 에모리대 병원에 특별 격리병실을 설치했다.

하지만 환자 2명 모두 매우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여서 사망할 가능성이 높고, 일각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질 것을 우려해 환자 송환을 반대하는 등 여론이 분열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인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의 송환 과정을 맡고 있는 보건당국 관계자는 "환자들이 일반 대중에게 어떠한 위험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에볼라 바이러스는 사스처럼 공기가 아닌 혈액이나 채액으로 감염된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는 라이베리아로 탈출했다가 에볼라 바이러스가 무서워 다시 귀국하려는 돌아오려는 자국 난민 400명의 입국을 거부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코트디부아르의 난민 입국 거부가 국제법 위반이라며 최소한의 건강 검진을 제안했지만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이마저 거부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영연방경기대회(커먼웰스게임)에 참가한 시에라리온의 산악자전거 선수는 갑자기 숙소를 이탈해 종적을 감추고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이 선수가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 탓에 시에라리온으로 귀국하지 않기 위해 선수단에서 이탈한 것으로 파악하고 수색에 나섰다.

또한 에미레이트항공은 1일부터 기니 코나크리행 항공편 운항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나이지리아 최대 항공사 아리크 에어도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항공편을 모두 취소하는 등 에볼라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이들 서아프리카 국가를 완전히 격리하고 있다.

에볼라, 백신도 없는 치명적 바이러스

괴질 바이러스의 일종인 에볼라 바이러스는 1967년 독일의 미생물학자 마르부르크 박사가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강 주변에서 처음 발견했다. 감염되면 보통 일주일의 잠복기를 거쳐 멀미, 구토, 설사, 출혈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50~90%의 높은 치사율로 사망에 이른다.

지난 1976년에 콩고와 수단에서 처음 발병했고, 주로 아프리카가 국가에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자연계 숙주를 밝혀내지 못했고, 에볼라 바이러스가 워낙 치명적이라 위험하고 출현을 예측하기 힘들어 백신이나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 원숭이가 미국으로 들어오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사회가 혼란에 빠지자 이를 막아내는 내용을 담은 영화 <아웃 브레이크>(1995년 작)로 더 많이 알려졌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접촉한 사람에게 전염된다. 따라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나 감염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방 수칙이며, 감염자는 격리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미국국립질병통제센터(CDC)가 공개한 에볼라 바이러스 주요 발병지와 규모 갈무리.
 미국국립질병통제센터(CDC)가 공개한 에볼라 바이러스 주요 발병지와 규모 갈무리.
ⓒ C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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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세계보건기구#서아프리카#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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