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의 포스터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이선필 기자| 기대작 중 하나인 <군도 :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가 베일을 벗었다. 새로운 흥행 사냥꾼 윤종빈 감독의 신작이며, 하정우, 강동원, 이경영, 이성민, 마동석, 정만식, 김성균 등 연기꾼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14일 언론 시사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군도>는 137분이라는 긴 분량을 자랑한다. 개봉일이 오는 23일이기에 홍보와 시사회 기회가 많지만 정식 개봉 전까지 전국 10개 도시에서 단 하루 시사회(17일 예정)를 진행한다. 그만큼 만듦새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소문난 잔치에 어떤 먹거리가 차려졌을까. <오마이스타>의 영화 담당 기자가 그 감상을 전한다. 

이선필(이하 필) : 선배, 영화는 어땠나요. 기대작이었던 만큼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하네요.
조경이(이하 조) : 강동원씨가 오랜만에(<의형제> <초능력자> 이후 4년만) 장편 영화로 돌아왔어. <군도> 제작보고회 때 하정우씨가 왜 감독들이 강동원을 원하는지 알겠다고 했는데 나도 이 작품을 보니 알 것 같다. 칼을 쓰는 액션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는 것 같아. 특유의 분위기와 눈빛이 좋잖아.

필 : 너무 강동원에 빠진 거 아닌가요? 전 영화에 대한 감상을 물었는데.
조 : (웃음) 미안! 영화는 '서민과 사회의 약자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나' 등의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아.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 흡입력 있는 상업영화인 건 분명하네. 영화 음악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고. 넌 어땠니?
필 : 음악 얘기하니까 떠오르는데 <군도>가 사극이잖아요. 그런데 음악은 웨스턴 무비에서 들을 수 있을 법했어요. 여기에 코믹한 코드와 결투 장면이 어우러지니 왠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냄새가 나더라고요. 윤종빈 감독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제 몫 해낸 배우들...스타일과 재미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 보여

조 : 등장하는 캐릭터가 다 살아있더라. 도치(하정우 분)나 천보(마동석 분), 땡초(이경영 분) 등 만화에서 볼법한 인물들이 쉽게 표현됐어. 만화적 편집 또한 영화의 맛을 살린듯해.
필 : 반대로 전 그 부분이 좀 거슬렸어요. 만화적 편집, 그러니까 전체 이야기를 굳이 여러 장으로 나눠 푼 게 의문이에요. 영화 중간에 캐릭터 설명이 들어갔는데 플롯을 끊는 느낌이라 아쉽더라고요. 
조 : 응. 그 부분에서 성우의 내레이션이 불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네.
필 : 영화의 스타일과 유머를 살리려는 것 같았는데 좀 걸리긴 했어요. 영화의 의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 : 음. 너 먼저 얘기해.(웃음)
필 : 아무래도 이런 장르와 이야기에서는 적과 아군,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의 경계가 분명하게 드러나기 쉽잖아요. <군도>는 강동원이 맡은 조윤이라는 캐릭터를 슬픈 악역으로 설정한 게 주효한 거 같아요. 극 중 '운명을 바꾸기 위해 인생을 걸어본 자만 덤벼라. 그자의 칼이라면 받겠다'는 대사가 등장하잖아요. 분명 악역이지만 우리 사회에 던질 수 있는 질문이죠. 가만히 앉아 권리만 누리려는 관성에 일침을 놓는 대사이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는 의적보다 강동원의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

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의 포스터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조 : 그럼 넌 인생을 바꾸기 위해 인생을 내놓을 수 있니?
필 : 지금 제 목을 원하시나요?
조 : (웃음) 농담이야. 대의를 위해서는 용기를 내야겠지. 그건 그렇고 조윤을 보면서 어릴 때 트라우마가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 조윤의 어린 시절을 관통한 분위기가 영화 전반에 흐르는 게 좋았어.

필 : 윤종빈 감독이 보인 전작들과도 다른 분위기이지 않나요? <용서받지 못한 자> <범죄와의 전쟁>처럼 미시적인 관점으로 인생의 한 부분으로 인물을 표현한 게 아니라 활극을 끌어와 거시적으로 시대를 말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이네요.
조 : 일단 남자들이 떼로 나오는 영화에서 윤 감독의 능력이 잘 발휘된 듯해. 각 캐릭터를 마치 주인공처럼 살렸잖아. 다만 우정국의 대사가 한 마디도 없어서 아쉽네?
필 : 이건 사적인 호감의 표시인가요? 하정우를 비롯한 다른 배우는 어땠어요?
조 : 하정우 역시 캐릭터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걸 느꼈어. 백정에서 의적이 되는 과정에 그만의 유머가 살아있더라. 넌 어땠니?
필 : 솔직히 다른 도적들과 녹아들려고 하정우씨가 힘을 좀 뺀 건 아닌지. 대체로 주요 의적이 다 자기 매력을 잘 표현한 거 같아요. 명궁 마향 역을 맡은 윤지혜씨가 눈에 띄네요.
조 : 누구 하나를 꼽기엔 진짜 어렵네. 이번 작품에서는 마동석과 강동원이 정말 자기 몫을 잘 해줬던 거 같아. 자 마무리해볼까? 한 줄 평을 해보자.

필 : 사극의 탈을 쓴 현대 풍자극. 의미와 재미를 함께 잡으려는 시도가 먹혔다.
조 : 이제 윤종빈 감독은 무조건 되는구나. 기본 이상을 보여주는 감독!

군도 : 민란의 시대 군도 하정우 강동원 마동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