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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승리를 기원한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고 염호석(34) 양산센터 분회장이 44일만에 영원히 잠든다. 금속노조는 7월 1일 오전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서 염 분회장의 하관식을 갖는다.

염 분회장은 5월 17일 강원도 강릉시 한 길가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전자 제품을 수리하는 협력업체 직원들로 구성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사측과 갈등을 겪는 가운데 염 분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6일 중식 시간에 삼성전자서비스 창원센터 앞에서 "염호석 열사 투쟁승리, 삼성전자서비스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6일 중식 시간에 삼성전자서비스 창원센터 앞에서 "염호석 열사 투쟁승리, 삼성전자서비스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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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농성을 벌여 왔다. 그러다가 삼성전자서비스 노사는 지난 6월 2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기준 협약 가결' 조인식을 가졌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교섭 합의가 원활히 이루어진 것을 환영하고,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고 염호석씨의 뜻하지 않은 사망에 대하여 깊은 애도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염호석 분회장의 장례식을 '전국민주노동자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삼성 자본에 맞선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350일간 투쟁"이라며 "마침내 삼성 무노조 76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임단협을 쟁취했고, 삼성에서의 민주노조 역사는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아직 전국 각 센터에서 남아 있는 투쟁들이 있지만, 지금껏 우리를 이끌어 준 염호석 열사를 하늘로 보내고자 한다"며 "우리 가슴에 영원히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염 분회장의 입관식은 지난 29일 오후 서초동 삼성본관 앞 분향소에서 열렸고, 30일 오전 발인제에 이어 영결식이 거행되었다. 운구행렬은 거리행진한 뒤 강릉으로 향했으며, 이날 오후 정동진에서 노제를 지낸다.

또 금속노조는 7월 1일 오전 9시 고인이 일했던 삼성전자서비스 양산센터 앞에서 노제를 지내고,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서 하관식을 갖는다. 솥발산에는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에서 노동,민주운동하다 죽은 열사와 활동가 수십명이 묻혀 있다.

염호석 분회장은 다음과 같은 유서를 남겼다.

"저는 지금 정동진에 있습니다. 해가 뜨는 곳이기도 하죠.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 지회가 빛을 잃지 않고 내일도 뜨는 해처럼 이 싸움 꼭 승리하리라 생각해서입니다.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태그:#삼성전자서비스, #금속노조, #염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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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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