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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외노조 철회, 전교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27일 조퇴를 한 뒤 서울역광장에 집결해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 '참교육 한길로!' 법외노조 철회, 전교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27일 조퇴를 한 뒤 서울역광장에 집결해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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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외노조 철회, 전교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27일 조퇴를 한 뒤 서울역광장에 집결해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 조퇴투쟁 "전교조 지키겠습니다" 법외노조 철회, 전교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27일 조퇴를 한 뒤 서울역광장에 집결해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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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법 테두리 안에서 외칠 방법은 이것밖에 없더라고요."

중학교 국어 교사인 김윤진(39·가명)씨가 말했다. 27일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만난 그는 다른 교사들과 함께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있었다. 평소에는 6교시 수업을 마치고 7교시 준비를 할 시간이지만, 김 교사는 이날 점심시간에 조퇴 신청을 하고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촉구하는 '조퇴 투쟁'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김 교사는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교육제도 개선을 위해 구호를 외치고 행동하는 단체가 한국 사회에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런 단체인 전교조가 법 밖으로 밀려나는 현실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학생들의 학습 진도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미리 시간을 앞당겨 수업을 마치고 나왔다는 그는 "시간을 낼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전교조를 지킬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김 교사와 같은 교사 1500명(주최 쪽 추산)이 전교조 법외노조 조치의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 조퇴·연가 신청을 내고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교사결의대회'에 참여했다. 전교조 조퇴 투쟁은 2006년 교원평가제 반대 이후 8년 만이다.

정부 "업무방해"... 전교조 "수업에 지장 없어"

앞서 검찰과 경찰은 전교조의 조퇴 투쟁이 국가공무원법 위반 및 형법상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련자들을 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도 전교조의 투쟁이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보고 엄정 대응을 예고하며 일선 학교 교장들에게 조퇴 신청을 불허하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교장들이 집회 참가를 위한 조퇴 신청을 결재해주지 않아 무단 조퇴 처리된 선생님들이 꽤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한 교사는 "교육청에서 일선 학교에 '집회 참가하는 선생님들과 수업을 바꿔주지 말라'는 공문을 보낸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교조 쪽은 조합원들의 집회 참여가 '준법투쟁'이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교사들에게 보장된 조퇴·연가 권리 안에서의 행동을 가로막는 것은 부당한 탄압이라고 항의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아이들의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학교별로 교사 2명 이내로 참가 인원을 조정했고, 참가자들은 조퇴하기 전에 맡은 수업 분량을 다 마치고 나오기로 했다"며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참여가 이뤄졌으므로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나 업무방해죄는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정훈 전교조 지부장도 "오늘 집회에 참여한 교사들은 갑자기 예고 없이 1시간 전에 나온 게 아니라 미리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였다"며 "예고된 조퇴 투쟁은 업무방해죄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전교조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율동을 함께 하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전교조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율동을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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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올라온 전교조 조합원들이 '힘내라! 전교조' 피켓을 들고 있다.
 지역에서 올라온 전교조 조합원들이 '힘내라! 전교조'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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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7월 12일 '전국교사대회'... 1만 명 참여 예상

정부의 엄정 조치 경고에도, 이날 집회에는 서울·경기·대구·부산·제주 등 전국 16개 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서울지부 조합원들은 오후 2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역 광장까지 걸어오며 거리 선전전을 펼쳤다.

집회에 참여한 교사들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고 입을 모았다. 무대에서는 "지금의 위기는 '나태해진 전교조가 이제는 새로워져야 한다'는 하느님의 뜻에서 나온 게 아니겠느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참교육 25년 전교조를 지켜주세요'라는 손 피켓을 들고 정부를 향해 법외노조 조치 철회를 요구했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결의문을 통해 "전교조를 법 밖으로 밀어내는 일은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을 무력화시키는 출발점"이라며 "따라서 전교조를 지키는 투쟁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투쟁이자,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을 사수하는 투쟁"이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이들은 "참교육 25년의 자랑스러운 역사는 결코 중단될 수 없다"며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바꿔 전교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참교육의 물결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결의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전국교사결의대회를 마친 뒤 서울역 광장에서 종각역까지 행진했다. 오후 6시부터는 이곳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함께 '교사시민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전교조는 오는 7월 2일 교사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12일에는 교사 1만 명 이상이 모이는 전국교사대회를 여는 등 정부 압박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법외노조 철회, 전교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27일 조퇴를 한 뒤 서울역광장에 집결해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 조퇴투쟁 "전교조 지키겠습니다" 법외노조 철회, 전교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27일 조퇴를 한 뒤 서울역광장에 집결해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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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교조, #법외노조, #박근혜,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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