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자료사진)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자료사진)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에 임하는 새누리당의 태도를 "이율배반적이고 자가당착에 빠졌다"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국정조사 기관보고 시행 날짜를 연기해 달라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에도  새누리당이 꿈쩍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야는 당초 오는 26일과 27일, 해경과 해양수산부부터 국정조사 기관보고를 실시하기로 합의했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30일까지 진행되는 집중수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7월 1일과 2일 진도 현장에서 기관보고를 실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유가족들 역시 기관보고 준비 시간 부족을 이유로 일정을 미룰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인 우 의원은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첫날 진도 팽목항에 내려가기로 한 여야합의는 가족들 핑계로 지키지 않았고, 기관보고 일정을 제대로 잡아서 하자는 가족들의 요구는 무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여야는 지난 2일 진도를 방문해 가족들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새누리당 소속 심재철 특위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변경한 바 있다.

우 의원은 "(심재철 위원장은) 심지어 가족들이 내려오지 말라고 요구한 적도 없는데 거짓말을 했다. 가족들은 여당 의원들에게 자신들은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적 없다고 엄중하게 항의했다"라며 "(새누리당은) 지방선거 전에 그 현장을 보여주는 게 불리하다고 생각해 내려가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월호 국정조사를 여야 정쟁으로 만들고 국민들 관심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나쁜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우 의원은 야당의 협상능력 부족 지적에 대해 "우리는 국정조사가 정쟁으로 비치는 것이 부담이 된다고 판단했다. 정쟁으로 비치면 국정감사에 국민적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라며 "우리가 밀리는 것은 바보 같아서가 아니다. 그래도 이 세월호 국정조사가 어떻게든 잘 진행돼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제대로 할 의지가 전혀 없다"라고 성토했다. 

기관보고 일정은 24일 현재 조원진 새누리당 특위 간사와 김현미 새정치연합 특위 간사가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협의가 늦어지면서 26일 기관보고 실시는 사실상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새누리당 쪽에서 일정을 미루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야당소속 특위 위원들은 25일 목포해양경찰과, 진도VTS 등 현장조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우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누가 세월호 국정조사를 정쟁으로 만드나?"


-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 여야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놓고도 정쟁을 벌이는 것으로 비친다.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언론은 사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국회에서 논쟁이 있으면 정쟁으로 몰고 간다. 새누리당이 그것을 활용하고 있다. 국정조사 계획서 합의를 하면서 2일에 가장 먼저 진도 팽목항에 내려가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하지만 심재철 특위위원장은 당일에 가족들이 요구라면서 5일로 연기해 버렸다. 말이 안 된다. 그런 건 위원장이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야 간사가 협의해야 한다. 가족들이 연기를 요청한 적도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야당만 내려갔다. 그랬더니 언론이 뭐라고 보도했나? 파행됐다, 삐거덕거렸다, 그렇게 썼다.

가족들도 당연히 안 내려온 사람들을 비판해야 하지만, 우리가 눈앞에 있으니까 우리에게 뭐라고 하셨다. 또 언론은 야당이 내려가서 비판을 받은 것으로 보도했다. 그러면 우리도 그때 내려가지 말았어야 했을까? 그럼 언론은 또 뭐라고 썼을까? 새누리당은 그걸 알기 때문에 처음부터 어깃장을 놓았다. 지방선거 전에 그 현장을 보여주는 게 불리하다고 생각해 내려가지 않은 거다. 그러면서 야당이 선거 전에 그 현장을 보여주려고 내려갔다고 얘기한다. 세월호 국정조사를 여야 정쟁으로 만들고 국민들 관심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나쁜 행동이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 첫째날인 2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야당측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결의문을 발표하며 오열하고 있다. 이날 현장조사에는 새누리당 의원들도 함께 하기로 했으나 출발 직전 불참을 통보했다. 국정조사 특위 조사위원은 새누리당 심재철(위원장), 조원진(간사), 권선동, 신의진, 경대수, 김명연, 윤재옥, 이완영, 이재영 의원. 새정치연합 김현미(간사), 우원식, 김광진, 김현, 민홍철, 박민수, 부좌현, 최민희 의원.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다.
▲ '오열' 세월호 국조특위 야당 의원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 첫째날인 2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야당측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결의문을 발표하며 오열하고 있다. 이날 현장조사에는 새누리당 의원들도 함께 하기로 했으나 출발 직전 불참을 통보했다. 국정조사 특위 조사위원은 새누리당 심재철(위원장), 조원진(간사), 권선동, 신의진, 경대수, 김명연, 윤재옥, 이완영, 이재영 의원. 새정치연합 김현미(간사), 우원식, 김광진, 김현, 민홍철, 박민수, 부좌현, 최민희 의원.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 당시 심재철 위원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특위 위원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요구해 여야합의 일정을 변경했다. 그러나 이번 국정조사 기관보고 일정은 가족의 요구에도 여야합의를 이유로 변경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그렇다. 정말 이율배반적이고 자가당착에 빠졌다. 심지어 가족들이 내려오지 말라고 요구한 적도 없는데 거짓말을 하고 있다. 5일에 여야가 함께 내려갔을 때, 가족들께서 여당 의원들에게 자신들은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적 없다고 엄중하게 항의하셨다. 그때는 가족들이 한 적도 없는 말을 가지고 핑계를 대더니, 기관보고 일정을 제대로 잡아서 하자는 요구는 무시하고 있다."

- 야당의 협상 능력에도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하는 것도 관철시키지 못했고, 기관보고 일정도 새누리당의 뜻대로 정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협상 능력의 부족함 때문은 아니다. 정쟁으로 몰고 가는 언론 환경과 막무가내로 하는 새누리당 사이에 고민이 있다. 새누리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국정조사가 아예 진행이 안 된다. 가족들은 여야가 요구하는 걸 다 해야 한다고 하지만, 새누리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걸 계속 안 된다고 한다. 그럼 언론이 그 점을 강하게 비판해야 하지만 정쟁으로만 몰고 가고 있다.

기관보고 역시 마찬가지다. 보통의 국정조사는 45일이지만, 세월호 국정조사는 90일이다. 예비조사 기간 동안 자료 요구하고, 또 그걸 조사를 하는 게 한 달 정도 필요하다. 그럼 7월 14일 정도가 된다. 그때 기관보고를 하면 된다. 또 8월 초에 청문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것에 맞추려면 7월 중순에 기관보고를 받는 게 맞다. 본래 기관보고는 청문회 직전에 한다."

- 결국,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의 의도에 끌려가고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국정조사가 정쟁으로 비치는 것이 국정조사를 끌어가는데 부담이 된다고 판단했다. 가장 큰 고민이다. 정쟁으로 비치면 국정감사에 국민적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 새누리당이 막무가내로 반대하고 있지만 그래도 국정조사는 해야 하지 않겠나. 솔로몬의 재판에서 아이의 팔을 놓아버린 엄마의 심정과 같다. 우리가 밀리는 것은 바보 같아서가 아니다. 그래도 이 세월호 국정조사가 어떻게든 잘 진행돼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렇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제대로 할 의지가 전혀 없다."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 가족들과 협의에 나오지 않는다"

- 국정조사 시작하면서 가족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의견을 듣기로 했는데,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궁금하다. 여야의 기관보고 일정 합의 전에 가족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지 않았나?
"5일에 여야가 진도에 내려가 가족들을 만났는데, 여기서 가족들이 여야의 의견 대립이 있을 경우 개입하겠다고 하면서 중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요청했다. 우리는 중재위원회 좋다고 했지만 심재철 위원장이 그런 공식기구를 만드는 건 못 받겠다고 했다.논의에 진전이 없어서 내가 여야 간사와 가족대표로 구성하는 협의체를 만들자고 했다. 공식적인 기구는 아니지만 협의의 틀을 만들자는 거였다. 그때는 그렇게 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그 틀이 만들어 지지 못했다."

- 그동안 여러 국정조사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정조사 무용론까지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국정조사 역시 그런 우려가 있다.
"국회는 수사권이 있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조사 과정을 공개한다는 것이다. 공개에 힘이 있다. 국정조사가 진상을 명백히 밝히지는 못하더라도 조사 과정을 공개하면서 국민들이 실체에 가까이 접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세월호 진상조사는 국정조사가 끝이 아니라 특검과 범국민진상조사위원회까지 가야 한다. 국정조사를 거치고 나면 특검의 수사방향과 범국민진상조사위원회 조사 방향이 잡히는 거다. 일종의 방향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태그:#세월호, #국정조사, #우원식, #진돗개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