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훌라후프를 보면 일반인들은 허리로 돌리는 것만을 생각해내겠지만 체육전공자들은 이것으로 할 수 있는 수십 수백 가지 응용체육을 상상해낼 것입니다. 체육을 통해 무엇을 가르칠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체육용구로 보인다고 합니다.

누군가에겐 눈으로 보는 혹은 가끔 체험하는 스포츠를 가장 효과적으로 요리해 아이들에게 먹이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선물하는 직업, 그것이 초등스포츠강사입니다.

혹자들 사이에선 학교 안의 각종 강사직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러나 일부 과목들과 달리 체육만큼은 앉아서 책만 파고든다고 전문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교사의 입장에서도 체육 분야에 대한 실기적인 경험과 지도경험이 적다면 수업자체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체육은 밥 먹듯이 해야지 보약 먹듯 잠시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교사 비율이 월등히 높은 교육현실에서 옷 갈아입는 것, 땀 흘리고 씻는 것조차 여의치 않은 학교에서 아이들과 땀 흘리며 운동한다는 것은 강한 사명감을 갖고 있더라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학생을 만들고 행복한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듭니다. 교실에서 선생님의 표정에 따라 반 아이들의 표정도 바뀌어 나갑니다. 그렇다면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에 집중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최근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한 전주지역 293명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 4명 중 1명은 체육전담교사를 희망하지 않으며 그 이유는 '체육수업 능력의 부족(38.9%)'과 '체육수업 환경의 열악함(29.4)%', '많은 체력이 요구되기 때문(15.5%)'이라고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만 보더라도 초등스포츠강사 제도를 무조건 폐지 혹은 정규교사로 대체하기에 앞서 원로교사나 여교사들의 고충에 충분히 귀 기울이는 과정이 우선 되어야 하겠습니다.

지난 6월 20일 학교비정규직 초등[특수]스포츠강사 대량계약해지(대량해고)에 대한 합리적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 공청회 현장
 지난 6월 20일 학교비정규직 초등[특수]스포츠강사 대량계약해지(대량해고)에 대한 합리적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 공청회 현장
ⓒ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관련사진보기


필자는 초등학교에서 스포츠강사 존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시점에서 그들의 필요성을 논하기에 앞서 그들의 전문성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교육현장에서 거의 대부분의 스포츠강사들이 담임과 함께 협력수업을 할 때 계약서상의 보조강사가 아닌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강사에게 "체육은 선생님이 전문가인데 제가 어떻게 하나요?"라던 어느 담임선생님의 말씀이 바로 현실이고 정답이 아닐까요?

내 소중한 아이들을 전문성도 없고 신뢰도 가지 않는 강사에게 선뜻 '지도해주세요'라고 부탁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교육현장에 스포츠강사들은 체육수업과 그 밖의 다양한 학교행사에서 전문가답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초등학교에 서기 전에 학사과정을 통해 어떠한 것을 배웠을까요? 전주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학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체육 이론으로는 체육해부학, 체육학개론, 스포츠행정 및 경영, 체육심리학, 건강교육, 운동생리학, 체육사, 스포츠교육론, 운동검사 및 처방, 트레이닝방법론, 체육측정평가론, 체육과지도법 및 교재론, 스포츠사회학, 운동학습과 제어, 운동생화학, 운동역학, 운동발달론, 코치론, 운동의학, 운동동작분석기초, 체육철학, 체육문제연구, 생활체육론, 체육교육과정 및 평가, 운동생리학실험, 운동영양학을 배웁니다.

체육 실기로는 육상, 유도, 탁구, 스키, 골프, 배드민턴, 농구, 핸드볼, 수영, 체조, 배구, 축구, 댄스스포츠, 맨손체조, 테니스, 인라인스케이트, 승마, 럭비 등을 배웁니다.

교직으로는 교사론, 교육철학, 한국교육사, 서양교육사, 교육사회학, 교육심리학, 교수학습이론, 교육과정, 교육공학, 생활지도 및 상담, 교육평가 및 통계, 교육행정을 배우는 것이 보통의 교육과정입니다.

학교와 학과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의 체육학과도 교직이론만 빠질 뿐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체육에 대해 일반인들이 생각지 못한 영역까지 세부적으로 이론과 실기능력을 갖춘 후 그들은 학교현장으로 향합니다.

전국적으로 초등스포츠강사의 80% 이상이 중등교사 2급 자격증을 갖고 있습니다. 전북은 전국 평균 이상의 분들이 자격증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등에서 수용하는 인원에 한계가 있어 초등까지 온 것입니다. 그 밖에도 석·박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다수입니다.

그들이 박봉과 열악한 처우에 계속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이들과 함께 땀 흘리는 것이 좋아서? 잘할 수 있는 게 체육뿐이어서? 대부분 이런 답변이 나오겠지요. 그러나 그 이면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있습니다. 체육전공자들이 직장개념으로 출퇴근하며 월급을 받을 수 있고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습니다. 사실 거의 없다고 봐야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지키고 싶어 합니다.

스포츠강사들은 자신들의 최대의 강점이자 무기가 전문성이라 여깁니다. 그래서 3개월 계약을 했던 올 3월에도 그들은 자비를 들여 강당을 빌려 자체연수를 열었습니다. 체육 영역별 활동에 대한 실기와 이론 그리고 교육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자료와 교수법을 공유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역시 자비를 들여 주말에 있는 각종 스포츠관련 연수나 자격증을 취득해 나갑니다. 자신의 역량을 높이고 싶은 마음과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어우러졌기에 가능한 노력입니다.

생활체육협회에서 스포츠강사를 관리할 때만 해도 각종 연수와 체계적 관리로 직업만족도가 높았었지만 여기저기에 떠넘겨지고 이젠 존폐여부도 불투명해진 만큼 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연수는 꿈도 못 꿀 일입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희망을 갖고 미래를 준비합니다. 체육을 잘못 익히면 몸에 독이 되지만 잘 교육받으면 보약이 됩니다. 그것을 알기에 실기능력 뿐만 아니라 이론적 지식도 계속해서 쌓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 있게 외칩니다. "체육에 있어서만큼은 우린 전문갑니다"라고요.

올해 3월 전북초등스포츠강사 자체연수 장면
 올해 3월 전북초등스포츠강사 자체연수 장면
ⓒ 김소정

관련사진보기


얼마 전 5학년 선생님 한 분에게 "선생님 고맙습니다. 저희 반 여자아이들이 사이가 좋지 않아 많이 힘들었는데 점프밴드를 하고 나서 사이가 너무 좋아졌어요"라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나를 낮추고 서로 화합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절대 나지 않는 종목 중의 하나인 점프밴드와 킥런볼. 협동심과 배려, 준법정신 등 스포츠맨십이 강하게 요구되는 이러한 활동을 접한 아이들은 교우관계에 있어 눈에 띄게 바뀌고 교사의 개입 없이도 친구들과의 문제에서 원만한 해결방법을 찾아냅니다.

얼마 전 '협동심'에 중점을 두고 몇 달간 체육수업을 받은 아이들에게 간단한 설문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90% 이상이 가장 좋아하는 교과목을 '체육'이라 답했고 체육을 통해 협동심과 배려, 존중,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고 했습니다.

또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변화를 가져왔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친하지 않던 친구와 사이가 좋아졌고 소위 '외톨이부류'여서 신경 쓰지 않던 친구들을 챙겨주게 되었으며 친구들의 실수에 화내기보다 격려와 위로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체육수업 이후 자신을 대하는 친구들의 태도에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고 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학교생활 및 생활 전반에 좋은영향을 끼쳤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학교폭력, 인성교육의 부재, 교우관계 문제, 사회성 결여, 도덕심 결여, 극단적 이기심 등 학교교육에서 끊임없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 모든 것의 해답에는 '질 좋은 체육수업'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좋은 해결책을 활용하기에는 아직도 교육을 애정 어리게 바라보는 눈보단 자신의 밥그릇을 앞에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들이 더 많아 안타깝습니다.

체육활동이 아이들 뇌 발달, 도덕성, 인성, 자존감, 사회성 등에 상당한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논문을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생활태도, 교우관계 개선 및 학습능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그것을 기반으로 원활한 학교 운영과 예산절감까지 이루어낸 사례들을 일본, 미국, 중국, 독일 등 여러 국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즘의 아이들, 스마트폰 하나 붙잡고 계속 "달려! 달려!"를 외칩니다. 그 아이들이 게임 속으로 빠져든 것을 나무라기만 하시겠습니까? 어른들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지만 아이들은 적절히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도 모르고 시간도 없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체육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린답니다.

체육수업 중 인디아카(뉴스포츠) 경기를 하고 있는 초등학생들
 체육수업 중 인디아카(뉴스포츠) 경기를 하고 있는 초등학생들
ⓒ 김소정

관련사진보기


"우리 아이가 체육하기 이틀 전부터 들떠선 너무 신나한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학부모님들. 7월이 스포츠강사 계약 종료라는 소식에 "선생님이 없이 체육을 한다는 건 상상하기도 싫다"고 한 담임선생님. 이것이 체육을 가르치기 싫다는 뜻이 아니기에 이 말에 담긴 뜻에 대해 간과해선 안 됩니다.

얼마 전 스포츠강사에 대한 기사를 검색하던 중 전북에서 초등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는 분들의 카페 모임을 우연히 클릭하게 됐습니다. 그곳에선 스포츠강사의 기사를 스크랩하며 "스포츠강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계속 감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무자격자', '비자격자'라는 말에 이어 인격모독적인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각종 욕설과 비하발언들의 댓글이 줄지었습니다.

참 무서웠습니다. 그들의 왜곡된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갇혀 문제의 관점을 제대로 바라보려 하지 않는 편협한 시각을 가진 그분들이 언젠간 내 아이의 담임이 될 것이고 전담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 두려웠습니다.

교사, 교직은 분명 직업으로만 분류해선 안 됩니다. 사람을 가르치는 일이고 그렇게 가르침을 받은 아이들은 대한민국의 주역이 될 것이기에 교사는 다른 어떤 일보다 바른 소명의식을 갖고 임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분들의 논리에서 아이들에 대한 염려보다 '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없애버려야 할 스포츠강사'라는 인식밖에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분들은 '비자격'을 운운하며 "스포츠강사를 몰아내야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우리와 함께 수업을 이끌어온 경험이 있는 교사라면 스포츠강사들에게 "자격을 갖추지 않았다"라는 비난을 쉽게 내뱉지 못할 것입니다.

스포츠강사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 핏대 세우는 사람들 중 그들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기 위해 노력한 이들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스포츠강사들은 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아이들이 우리의 진면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봐주세요"라고요.

그들은 '소름끼치고 추악하고 인생을 지저분하게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좋고 함께 운동하는 것이 좋고 그렇게 열심히 뛰었으니 우리에게도 열심히 일한만큼 인정받는 세상을 달라는 것입니다.

갑의 횡포와 그에 순응하는 을의 비겁함 그리고 그 절대 갑에게 날개를 달아주며 교육이 아닌 정치를 하려고 하는 일부를 바라보며 저는 전북교육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미래가 약속되지 않은 일에 대해 그들의 자부심도 점점 사라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전문성도 없고 자존감도 없는 사람이 비정규직이 아니라 사회의 편견과 고정관념 속에서 전문성과 자존감도 없는 사람으로 세뇌돼가는 것이 비정규직 같습니다.

사회적논의기구 공청회에 민노총, 전북초등스포츠강사 패널 발언 중
 사회적논의기구 공청회에 민노총, 전북초등스포츠강사 패널 발언 중
ⓒ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관련사진보기


체육은 교과목 중 유일한 '전인교육'입니다. '초등체육 그까짓 것, 대충 가르치면 돼'가 아니라 평생체육의 기틀을 마련하는 초등체육은 건강한 나라가 되기 위한 근간입니다. 형제들 속에서 배워야 하는 다양한 사회성을 핵가족화로 인해 배울 수 없었던 요즘의 아이들에게 체육은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건강한 사회에 맞는 바람직한 사회인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체육입니다.

실수하고 좌절해있는 친구에게 어깨를 토닥이며 "괜찮아. 힘내"라며 격려를 해줘야 하는 것을 배우는 것도 체육입니다. 축구를 하다 넘어져 다리에 피가 나도 경기를 해야 하는 다른 친구들을 위해 경기장을 절뚝거리며 나와서 아픈 다리를 붙잡고 "괜찮으니까 내 몫까지 열심히해줘"라고 배려하는 것을 배우는 것도 체육입니다.

만약 스포츠강사의 자리를 없애고 정규교사로 바꿔야 하는 게 정해진 것이라면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체육을 가장 가치 있게 펼칠 수 있는 분들로 세워주십시오.

남자라고 체육전담 맡기고, 하기 싫다는 사람 억지로 맡기고, 체육전공자도 아닌 분에게 맡기고, 교감으로 승진예정이거나 퇴임 앞둔 분한테 맡기는 것 말고 체육의 가치를 마음껏 뽐내며 요리할 수 있으며 체육을 사랑하면서도 훌륭한 인성과 실기능력을 가진 체육교사를 배출해주십시오.

혹여 현행과 같이 내년에도 스포츠강사 사업을 유지한다면 더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하고 교육과 전문성이란 잣대를 더 강하게 들이대셔서 아이들 곁에 남아있기 부족함 없는 사람들만 남기셔도 좋습니다. 모든 집단이 그렇듯 훌륭한 스포츠강사가 있다면 자질이 떨어지는 스포츠강사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체육은 실기 외에도 사회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품성을 배우는 과목인 만큼 암기력에 의존한 의례적인 질문 말고 제대로 된 심층면담을 통해 바른 인성을 갖춘 사람으로 뽑아주시길 바랍니다.

2008년 시범사업으로 생긴 이래 꾸준히 학교장, 교사, 학생, 학부모로부터 95% 이상의 만족도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초등스포츠강사. 그러나 예산부족의 이유로 2015년엔 사업폐지가 예측되고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내년에 사업이 유지될 경우 정규직전환 및 무기계약전환이 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작년 5월 여러 연구논문과 기관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초등스포츠강사의 필요성과 인식 조사를 했을 당시만 해도 95% 이상의 긍정적 답변과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나 정규직화, 무기계약전환 등의 설이 나돈 이후인 2014년 5월에는 교사들의 부정적인 답변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폐지되어야 한다', '점차적으로 축소시켜야 한다', '정규교사로 바꿔나가야 한다' 등의 설문답변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그냥 비정규직으로 소위 말하는 '알바, 마당쇠'(일부 교사들이 스포츠강사를 이렇게 표현하기도 함)에서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으로 함께하는 것이 부담일까요? 아니면 조선시대 신분제도처럼 초등교사 자격이 없는 천민들은 교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세우는 것이 아니 될 말일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외치는 '창조경제'는 자격과 학벌보다 능력을 우선시하는 세상이라던데 그 어떤 곳에서도 그러한 변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마당쇠는 계속 마당쇠로 비정규직은 계속 비정규직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무언의 규칙인가 봅니다.

초등스포츠강사를 비롯해 이 문제를 염려하시는 모든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자신의 이익과 욕심은 잠시 내려놓으시고 교육이라는 관점만 눈앞에 두고 진지하게 고민해 봐주십시오. 교장, 교사, 학생, 학부모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교육부가 매년 교육현장의 설문결과를 반영해 스포츠강사를 늘려왔던 것처럼 스포츠강사의 자리를 폐지해야 한다면 학교장과 교사, 학생과 학부모에게 그들이 폐지되어야 마땅하다는 공식적인 설문조사과정을 통해 설득하는 것이 수순입니다. 기업이 아닌 교육기관이기에 마땅히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일처리 과정입니다. 약자에 대한 배려와 도덕성을 솔선수범해 주십시오.

6년 동안 계약과 재계약을 반복하다 없앨 때는 사전 통보나 설득의 과정도 없이 계약 끝났으니 조용히 물러나라는 것은 기업에서도 하지 않는 행태입니다.

초등스포츠강사들도 누군가의 엄마이고 아빠이고 아들이고 딸입니다.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사람인 것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잊고 있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꼭 기억해야 할 그 한 가지는 비정규직도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6월20일 학교비정규직 초등[특수]스포츠강사 대량계약해지(대량해고)에 대한 합리적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에 전북스포츠강사 패널 발언 원고를 편집한 내용 입니다. 6월 24일 전북교육신문에 게재됐습니다.



태그:#스포츠강사, #사회적논의기구, #비정규직, #민노총, #전교조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을 꿈꾼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