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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유명 사찰을 탐방하고 불교의 아름다움을 기록한다. 어려운 불교 용어도 척척 설명하며 블로그에 그가 방문한 사찰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린다. 이 일을 하는 사람은 불자가 아니다.

게다가 한국 사람도 아니다. 우리나라 사찰에 반해 한국에 머물며 '데일의 한국 사찰 여행기(Dale's Korean Temple Adventures, koreantemples.com)'를 운영하는 캐나다인 데일 쿼링턴(36·물금읍)씨다.

데일 쿼링턴 씨가 통도사를 방문한 모습.
▲ 지난해 겨울 통도사를 방문한 데일 쿼링턴 씨 데일 쿼링턴 씨가 통도사를 방문한 모습.
ⓒ 데일 쿼링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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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역사, 예술 배울 수 있는... 한국 사찰 매력에 푹 빠져

토론토에서 자란 쿼링턴씨는 고등학생 때 학교에서 한국식 사찰을 방문한 뒤 한국 사찰에 대한 흥미를 느꼈다. 그 뒤 2003년, 세계 곳곳을 다녀보기 위해 떠난 여행 중 한국 땅을 밟게 됐다. 그리고 한국 사찰을 실제로 보게 됐다.

"한국 불교와 사찰의 매력은 엄청납니다. 우선 한국 불교에는 도교와 유교 등 다양한 종교 요소가 포함 돼 있어요. 그래서 동북아시아 불교 중에서도 단연 독특하죠. 또 회화, 동상, 사당 등 다른 나라 사찰에선 볼 수 없는 독창적인 작품이 많아요. 한국 종교와 역사, 예술 등 제가 한국에 오기 전부터 흥미를 느꼈던 것이 한국 사찰에 다 응축돼 있습니다. 사찰을 방문하면서 한국 역사를 배우는 거죠."

쿼링턴씨는 지금까지 400여 곳이 넘는 사찰을 방문했다. 그는 새로운 사찰에 갈 때마다 이전에는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이 보인다며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이 신기해 매주 사찰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쿼링턴 씨가 찍은 통도사 입구
▲ 쿼링턴 씨가 찍은 통도사 입구 쿼링턴 씨가 찍은 통도사 입구
ⓒ 데일 쿼링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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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블로그 운영... 영문으로 한국 사찰 소개

토론토 요크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쿼링턴씨는 2011년부터 초등학교 영어 원어민 교사로 일하며 한국에 자리를 잡았다. 전공을 살리면서 좋아하는 일까지 할 수 있는 한국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양산을 비롯해 부산, 울산, 김해 등 인근 사찰을 하나씩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감상을 적었다. 지금까지 190곳이 넘는 사찰을 방문하고 글을 썼다. 한 달에 서너 곳씩 한국 곳곳을 누빈 것이다.

"한국 불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포용력이 있어요. 그런데 영어로 설명된 곳이 없어 외국인이 접하기도 어렵고 공부하기엔 더 어렵죠.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한국 정부에서 불교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웹사이트가 있지만 그렇게 많은 정보가 있진 않아요. 그래서 제가 도움될 만한 정보를 올리게 된 거죠. 블로그에 대한 반응은 상당히 좋아요. 제 글을 본 방문자들이 궁금한 점을 질문하기도 하죠. 혼자 운영하기엔 많은 일을 해야 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블로그 운영하는 게 정말 즐거워요."

쿼링턴 씨가 운영하는 블로그(koreantemples.com)
▲ 쿼링턴 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쿼링턴 씨가 운영하는 블로그(koreantemples.com)
ⓒ 데일 쿼링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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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등 유명 사찰 많아... "양산에 사는 것이 행운"

쿼링턴씨는 사찰의 역사성, 건축미, 접근성 등을 따져 나름대로 점수도 매긴다. 10점 만점을 받은 곳은 통도사를 비롯해 경북 경주 불국사, 전남 구례 화엄사, 전북 김제 금산사 등 7곳이다. 그중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단연 통도사다.

"통도사는 볼거리가 정말 많아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불보(佛寶) 사찰이기도 하죠. 한국 불교 역사가 그대로 남아있는 역사적인 사찰이기도 하고요. 통도사에서 가장 좋은 곳을 꼽자면 금강계단이죠. 수없이 통도사를 방문했지만 볼 때마다 경외할 수밖에 없어요."

그는 양산에 사는 것이 행운이라고 말한다. 도시 곳곳에 내원사, 홍룡사 등 아름다운 사찰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가 양산에 있는 사찰 50여 곳을 다니며 느낀 것은 큰 사찰뿐만 아니라 원효암과 미타암 등 작은 사찰 역시 훌륭하다는 점이다.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사찰을 다니고 싶어요. 통도사에서 하는 템플스테이도 경험해보고 싶고요."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촬영하는 쿼링턴 씨
▲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촬영하는 쿼링턴 씨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촬영하는 쿼링턴 씨
ⓒ 데일 쿼링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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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찰 설명한 책 출간 예정... 강원, 제주 사찰도 방문하고파

쿼링턴씨는 답사 경험을 바탕으로 곧 영어책 <한국의 사찰 : 경상도 편(Korean Temples: From Korea's Southeast Corner)>을 출간한다. 블로그에 올린 내용 중 많은 사람이 재미있게 읽은 부분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번 책에서는 한국 불교 역사와 사당, 보살, 불상 속에 있는 의미 등을 이야기한다. 또 양산과 부산, 울산, 지리산 등 한반도 남동쪽에 위치한 사찰에 대해 알릴 예정이다.

"이번 책을 시작으로 계속 한국 불교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요. 특히 영어로 한국 불교를 설명한 책이 거의 없어서 제 책을 통해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인이 한국 사찰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리고 더 많은 한국 사찰을 가고 싶어요. 이번 여름휴가 때 강원도에 갈 예정이고, 기회가 있다면 제주도도 방문해 보고 싶어요. 이곳은 아직 제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거든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에 게재됐습니다.



태그:#불교, #사찰, #데일 쿼링턴, #통도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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