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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농협하나로마트 비정규직 노조 3명을 포함한 충남지역노동조합 회원 등 30여명이 지난 11일 하나로마트 앞에서 인권유린 사과와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비정규직 처우개선 촉구 태안농협하나로마트 비정규직 노조 3명을 포함한 충남지역노동조합 회원 등 30여명이 지난 11일 하나로마트 앞에서 인권유린 사과와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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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태안주민들이 이용하는 태안의 대표적인 마트인 태안농협하나로마트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태안농협하나로마트에서 계산원과 각종 코너 판매대 팀장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뙤약볕 아래 거리로 나선 것. 이들은 이날 집회를 통해 CCTV를 통한 근태 감시로 인해 인권을 유린당한 것과 관련, 마트 측의 사과와 비정규직 처우 개선 촉구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했다.

하지만, 마트 측은 이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회장에서 외친 임금 기본급 수년째 동결과 CCTV로 직원을 감시했다는 주장 등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며 허위 사실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서 당분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거리로 나온 하나로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진 왼쪽부터 이승희 지부 사무장과 한성순 지부장 등 3인의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후부터는 식대지원도 중단됐다며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 농협하나로마트 비정규직 3인의 노동자들 사진 왼쪽부터 이승희 지부 사무장과 한성순 지부장 등 3인의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후부터는 식대지원도 중단됐다며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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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농협하나로마트 비정규직 노동자 3명을 비롯한 민주노총 충남지역노동조합은 지난 11일 마트 앞에서 '태안농협하나로마트 인권유린 사과 및 비정규직 처우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충남지역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영하 미조직비정규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은 민중의례, 참가자소개, 기자회견 취지 설명, 지부장 발언, 교섭녹취록 공개, 위원장 발언, 기자회견문 낭독의 순으로 진행됐다.

진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 취지 설명에서 "지난 5개월 동안 교섭을 8번 밖에 못했다는 자체가 농협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은 방증"이라며 농협의 부당노동행위 사실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임금도 최저 임금보다 10만 원 많은 120만 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충남지역노동조합과 하나로마트 비정규직 노조원들에 따르면 태안농협하나로마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처우개선을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했으나 마트측은 회유, 협박 등 부당 노동행위로 일관했고 결국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주관의 조정절차까지 최종 결렬됨으로써 파업권을 획득했다는 것이다.

태안하나로마트지부가 결성된 지난해 12월경. 마트에 근무하는 28명의 직원 중 19명이 비정규직으로 하나로마트지부는 결성 당시 현재 활동하고 있는 3명의 노동자만으로 첫 발을 뗐다. 이후 9명까지 노조원이 늘어났지만 마트 측의 회유와 협박 등으로 6명이 노조에서 탈퇴하고 지금의 3명만이 노조원으로 남게 됐다고 지부 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태안농협하나로마트지부 한성순 지부장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노조를 결성했더니 농협은 지속적으로 탄압을 했다"면서 "노조를 그만두지 않으면 해고할 거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우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열심히 싸워나갈 것"이라며 노동탄압 현실을 고발했다.

하나로마트 노조 측 "CCTV로 근무태도 관리는 인권침해" 강력 주장

이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농협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 기자회견문 낭독하는 이승희 하나로마트지부 사무장 이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농협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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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노조측은 그동안 CCTV를 통해 인권침해를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한성순 지부장은 "수시로 CCTV를 통해서 통제를 받아왔다"며 일례로 "계산대에서 앞뒤로 손님이 없을 때 이야기를 하면 왜 잡담을 하느냐고 2층에서 CCTV를 보고 실시간으로 안내데스크로 전화가 왔고 자리가 비어져 있으면 왜 자리가 비워져 있냐고 바로 전화가 왔다"며 인권침해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충남지역노동조합과 하나로마트 측의 교섭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앰프를 통해 방송된 교섭녹취록의 주요골자는 노조 측에서는 범죄예방, 시설물 관리 목적으로 설치된 CCTV로 직원을 통제하는 건 인권침해라는 주장이고, 하나로마트 측에서는 매장 상황 파악을 위해서는 CCTV를 모니터 할 수 있다는 입장이 담겨져 있다.

교섭녹취록 청취 후 마이크를 잡은 충남지역노동조합 김봉진 위원장은 "CCTV 감시는 인권침해"라는 점을 부각시킨 뒤 아울러 "태안농협하나로마트 문제는 비단 태안농협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태안군 나아가 충남지역노동조합 전체 노동자들이 태안농협비정규직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가 이어지는 중간중간 "농협은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즉각 나서라", "농협은 부당노동행위 사과하고 노동조합 인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결의를 다진 하나로마트지부 회원들은 '파업가'를 제창하며 집회를 마무리하기 전 기자회견문을 통해 "농협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또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태안농협하나로마트지부 이승희 사무장은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를 계속 묵살한다면 우리도 그에 응당한 행동을 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 뒤 향후 구체적인 일정까지 밝혔다.

이 사무장은 "6월 중으로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개선약속을 하지 않을 경우 7월부터는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임을 엄숙히 선언한다"며 "그동안 수집해놓은 농협의 온갖 불법행위에 대한 고소고발과 함께 불매운동에 나설 것이다. 농협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노사상생의 길로 나서야 한다"며 농협의 결단을 촉구했다.

농협하나로마트측 "CCTV 통한 직원 감시 전혀 없었다" 부인

이들의 외침에 대해 하나로마트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조목조목 반박한 뒤 허위사실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농협하나로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외침 이들의 외침에 대해 하나로마트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조목조목 반박한 뒤 허위사실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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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집회 이후 태안농협하나로마트 측은 기자와 만나 노조 측의 주장과 관련해 정면 반박하며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겠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나로마트 측은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했다. 하나로마트 상무는 먼저 수년째 기본급 동결과 관련해 "기본급만 120만 원이지 정기적으로 명절 등에도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연간 상여금은 500% 지급하고 있다"며 "회사방침에 의거해 (기본급을) 순차적으로 인상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CCTV로 노동자들 근태관리와 관련해서는 "CCTV는 화재 예방이나 시설물 관리 및 안전관리, 도난방지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 직원들을 감시한다던가 근태 관리한다던가 하는 것은 전혀 없었다"며 "특히 CCTV는 노조가 생기기 이전인 9년 전에 설치한 것이지 노조가 생겼다고 해서 새로 설치한 것도 아니다. 또 CCTV를 열람하려면 기록부를 작성해야 하는데 할 일 없어서 CCTV를 보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마트 측은 덧붙여 "3명이 노조활동을 하는데 전임노조로써 연 2000시간을 유급으로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일요일까지 합치면 거의 1년을 일을 하지 않고 급여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사무실 입장에서는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무리한 요구다"라고 잘라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농협하나로마트, #민주노총 충남지역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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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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