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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감 선거에 이긴 박종훈(53) 당선인은 당선 첫날부터 '경남 교육'의 변화를 예고했다. 고영진 교육감이 2015학년도부터 실시하기로 한 '고입선발고사'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예정대로 한다면 현재 중학교 3학년은 오는 12월 고입선발고사를 치러야 한다. 박 당선인은 "고입선발고사를 당장 폐지하고, 그 수순을 밟을 것"이라며 "폐지가 불법이거나 그것으로 문제가 심각해 질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입선발고사는 순기능도 없다. 한 번 더 시험을 쳐서 성적을 올리겠다는 방식이 아니라 수업방식을 바꾸어서 성적을 올리는 방향으로 되어야 한다"며 "고입선발고사를 그대로 두면 저를 지지해 주었던 학부모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당선인이 5일 오전 창원 한백빌딩 8층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선소감 등을 밝히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당선인이 5일 오전 창원 한백빌딩 8층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선소감 등을 밝히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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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당선인은 '고입선발고사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5일 오전 창원 한백빌딩 8층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박 당선인은 첫 일정으로 마산 국립3․15묘지를 참배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나눈 대화 주요 내용이다.

- 당선을 축하드린다.
"걱정이 많다. 전체 도민들이 가지는 화두는 교육의 새로운 변화였다. 경남도교육청 교육가족들이 저와 같은 가치를 가진 교육감에 대해 생소한 줄 안다. 변화와 혁신의 가치를 교육청과 학교 현장에 심어 나갈 것이다.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그렇게 하다 보면 교육가족들이 힘들어 할 수도 있고, 파열음이 생길 수도 있다. 소통과 통합, 설득을 통해 사회적 합의라는 공감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다. 대화하고 소통하겠지만, 단호해야 할 부분은 단호하게 하겠다."

- 반대 입장에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제가 박사학위 논문이 '노사정위 연구'였다. 교육 안에서 이해관계가 다른 다양한 집단이 있다.  입장이 다른 '교총' '학사모'와 교육청 관료들이 있는데,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과 대화하고 토론하고 설득하겠다. 야전사령관처럼 고독한 결정의 리더십이 아니라 민주적 리더십으로 풀어나가겠다. 아주 잘하는구나 하는 소리를 듣도록 러더십을 발휘하겠다."

- 교육가족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
"우리에게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덮어놓고 얼버무리지는 않겠다. 진정한 반성을 하고 난 뒤 새로운 길을 같이 모색해야 한다. 교육청의 일반직, 전문직, 비정규직, 공무원노조 등 모든 집단과 같이 열어놓고 대화하고 토론하겠다. 처음에는 더딜지 모르지만 결정하고 나면 강하게 하겠다."

- 진보교육감이 전국적으로 많이 당선됐다.
"전국 13곳 당선된 진보교육감들이 다들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고 본다. 색깔론이 나왔지만 그것을 극복해냈다. 특히 경남만큼 척박한 곳은 없는데, 그런 점에서 자랑스럽다. 30, 40대 엄마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해보자는 마음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고 본다."

- 승리한 가장 큰 열쇠는?
"토론이나 연설하는 과정에서 두 후보와 차별성을 분명히 드러냈다고 본다. 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개미군단들이 무수히 많았다고 본다. 선거 사흘 앞두고 그런 분들이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내오는데 마치 쓰나미처럼 일어났다고 본다. 오늘 한 인사를 만났더니 '박종훈 도와달라'는 문자를 11통이나 받았다고 하더라. 친한 사람도 있었지만 1년에 한두번 안부 전하는 사람들도 문자를 보내더라고 했다. 저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을텐데,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이번에는 바꿔보자고 했던 것 같다."

- 임기가 7월부터인데 그 전까지 어떤 부분에 주력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교육감직인수위를 법과 조례에 따라 만들 수 있다. 인수위원은 10명 안팎인데, 당선인이 추천하면 교육감이 위촉하고 사무실과 예산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교육청과 협의를 할 것이다. 도민들한테 새롭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 지금까지는 재야활동을 해왔는데 앞으로 대정부 접근법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밖에 있었을 때와 교육감이 되었을 때 모습은 달라져야 한다.중앙정부와 관계는 전국교육감협의회에서 의논해서 공식적으로 요구할 것은 건의해 나갈 것이다. 당장에는 급식 예산을 급한데, 경남지사를 만나 명분을 내세워 요구하고, 의회도 설득하겠다. 별나게 행동하지 않겠다."

- 인수위 구성은?
"인선 문제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 조재규 위원장(교육의원)과 의논하고, 98개 시민사회단체 대표자와 의논해서 참여 인원을 결정하겠다. 98개 단체도 시어머니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고, 자유롭게 풀어 줄 것이라 본다."

- 급식 예산 확보는?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으로 비난하면 안된다. 급식은 체력향상과 건강에 주는 순기능이 대단하다. 교육청 예산으로는 부족해서 물리적으로 쉽지는 않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급식법'에 보면 중앙정부가 50%의 재정지원을 하도록 되어 있다. 빨리 법이 통과돼야 한다. 무상급식의 재원이 부족할 경우 급식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 창원교육지원청이 하나뿐인데 옛 마산과 진해지역에 교육지원청을 설치하는 문제는?
"교육지원청 설치는 대통령령에 규정이 되어 있다. 옛 창원, 진해, 마산이 통합한 뒤 교육지원청이 하나로 통합되었다.경찰서나 세무서 등 국가기관들은 통합이 안되고 그대로 있는데, 교육지원청만 왜 빨리 통합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민원과 교육행정을 위해, 대통령한테 건의해서 마산과 진해에 교육지원청 부활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태그:#박종훈, #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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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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