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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60 아빠들이 원순씨와  도시락 먹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있다.
▲ 양천공원 '5060 아빠들이 원순씨와 도시락 먹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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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①]
시민과 함께 먹는 '5060 아빠의 도시락'

지난달 31일 낮 12시 양천구 목동 아파트 근처 양천공원에는 어린아이부터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이 함께 한 주말 나들이  판이 벌어졌다. 서울시장 박원순 후보와 함께 도시락을 먹는 행사가 열린 것이다. 많은 이들이 가족끼리 혹은 지인들끼리 둘러앉아 김밥과 과일 생수 등을 펼쳐 놓고 담소 중이었다. 어릴 적 소풍을 연상시키는 자리에 모인 이들은 모두 유년의 추억에 젖어든 듯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12시 10분께 서울시장 후보 원순씨(박원순)가  나타났다. 모여 앉은 사람들 사이에서 '와~ 원순씨다'라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서로 원순씨에게 자기 자리로 와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손짓을 했다. 원순씨는 처음 앉은 자리에서 아내가 나눠 먹으라고 했다며 도시락 통을 들어 보였다. 5060점심 도시락 행사는 용산가족공원 도시락 행사를  본 원순씨의 트친(트위터 친구)이 '우리 남자들도 원순씨와 도시락 파티를 한번 하고 싶다'고 제안해 이뤄졌다.

서로의 김밥을 나눠먹던 중 목동 아파트 주변과 양천공원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던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후보가 원순씨를 알아보고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원순씨는 조희연 후보의 입에 깁밥을 넣어주고 조희연 후보는 방울토마토 한알을 건넨 뒤 사라졌다. 원순씨는 아이들에게도 방울토마토 등을 건네주며 즐겁게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은 다음 원순씨는  모여 앉은 사람들의 모둠을 돌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철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주민들은 이런저런 문제를 털어놓으면서 서울시장에 재선된 후의 대책을 듣고 싶어 했다. 독거노인과 생활 능력이 없는 이들은 복지 예산의 축소로 줄어든 생계보조비 문제를, 요양보호사인 아주머니는 자신이 일하면서 느낀 문제점을 털어놓았다.

원순ㅆ;와 시민들이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담소하고 있다.
▲ 점심 도시락을 먹는 원순씨 원순ㅆ;와 시민들이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담소하고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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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순씨가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원순씨 원순씨가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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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문제가 걸려있는 이들은 문제점이 담긴 서류를 들고 서 있다가 원순씨를 만나 건네줬다. 원순씨는 명함을 돌리는 대신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안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서울시의 정책이나 시범 정책들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마포구 같은 경우 재활용품 수거 시범 지역이란다. 특정 요일에 재활용품을 배출하게 되어 있고, 서울시 산하 환경미화원이 수거를 해야한다. 그런데 마포구는 일자리를 원하는 실버 세대들에게 재활용품 분리나 수거활동을 맡긴다. 실버세대들은 재활용품을 분리해 활용이 가능한 것들을 팔아 3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 가져갈 수 있다고 한다. 쓰레기도 줄이고 재활용 비율도 높이고 실버 세대 일자리 창출까지 일석 삼조의 효과를 내고 있어 더 많은 지역으로 넓혀갈 예정이라고 한다.

원순씨와 점심을 먹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눈 다음, 시민들은 준비해 온 노란 종이비행기에 하고 싶은 말이나 제안들 적어 날렸다. 원순씨는 비행기를 모두 모아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하나하나 읽어가며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시절 시장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시장실 안 한쪽 벽면은 시민들의 제안이 담긴 쪽지가 가득 붙어 있었다. 재임 2년간 약속 이행율 87%라는 놀라운 실천은 매일 출근해 벽면에 가득 채워진 시민의 요구에 귀를 기울인 덕분이리라.

[장면②] 선거 운동의 개념 바꾼 '원순씨의 배낭'

 원순씨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에게 김밥을 먹여주고 있다.
▲ 원순씨와 희연씨 원순씨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에게 김밥을 먹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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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서울시장 박원순 후보에게 전하는 글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ㄹ렸다.
▲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시민들과 원순씨 양천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서울시장 박원순 후보에게 전하는 글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ㄹ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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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은 특이하다. 매일 올라오는 '순이가 간다'라는 일정표 중 '원순씨의 배낭'은 길거리 유세 일정을 말한다. 점심 도시락을 먹으며 주민들을 만날 때만이 아니라, 거리 유세를 다닐 때도 원순씨 행보는 여느 후보들과 달랐다. 원순씨 거리유세에서는 기존의 선거 운동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거의 볼 수 없다. 

지난 1일 박원순 후보의 면목동과 중랑 거리 유세에 함께했다. 원순씨는 다른 후보들이 사용하는 유세차를 사용하지 않는다. 거리 유세를 도와주는 사회자도 없다. 마이크도 사용하지 않는다. 확성기나 로고송, 율동단도 없다. 지역에서도 원순씨의 선거운동원은 잘 보이지 않는다. 원순씨는 시민들을 만날 때  후보 자신의 명함을 돌리거나  홍보물을 나눠주지 않는다. 똑같은 옷을 입고 대거 몰려다니는 인력도 없다.

트위터의 홍영식 #트위터의 소리 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멋진 선거운동 방법을  이렇게 소개했다.  

 시민이  원순씨와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 시민들과 함께 인증 샷 시민이 원순씨와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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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멋진 선거운동 방법.

유세차 X 마이크 X 확성기 X 로고송 X 율동단 X 세력 동원 X 선거대책위원회 X 선거대책위원장 X 명함 X 네거티브 X멋쟁이 박원순!☞

유세 현장에 나타난  원순씨는 후보들이 두르는 띠를 두르지 않았다. 그저 동네 마실 나온 아저씨처럼 편안한 차림으로 소리없이 나타났다. 모여드는 사람들과 인사하고 악수하고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에게 모델이 되어 웃어주기도 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시민들의 하소연에 조용히 귀를 기울인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조근조근 자신의 생각을 말하거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것, 개선해야 할 점 등 자신만의  해법과 대안을 들려준다. 지역 후보들이 시민의 눈길을 끌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려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원순씨의 거리 유세는 동네 마실과 비슷했다. 며칠간  '원순씨의 배낭'이라는 이름의 거리 유세에 함께하며  원순씨 행보를 지켜봤다는 한 시민이 말했다.

"원순씨의 선거 유세는 정말 특이해요. 유세차량이나 선거운동원 등 법적으로 보장된 선거비용 보존이 가능할 텐데 돈을 들인 기미를 찾아볼 수가 없어요. 만일 원순씨가 이번에 당선된다면, 선거 비용을 최소로 들이면서  선거운동을 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내는 거예요."

덧붙이는 글 | 이명옥 기자는 6.4 지방선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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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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