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 K리그 클래식의 포항과 서울이 8강에서 맞붙는다.

▲ AFC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 K리그 클래식의 포항과 서울이 8강에서 맞붙는다. ⓒ AFC


28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AFC하우스에서 진행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조 추첨에서 K리그 클래식의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맞대결이 결정되었다.

지난 16강에서 포항과 전북이 만난 데 이어 8강에서까지 포항과 서울의 경기가 성사되자 K리그 클럽끼리의 4강전을 기대했던 국내팬들 사이에서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AFC의 결정으로 2014시즌부터 동부지구와 서부지구로 나뉘어 4강까지 치르게 되었는데 이 제도의 가장 큰 피해자가 K리그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서울과 포항의 속내는 이와는 조금 다르다. 지난시즌 ACL 우승팀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은 부담스런 상대를 피하게 되었다는 안도의 감정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치열한 선두싸움에서 자리를 지켜야 하는 포항과 상위스플릿 진입을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하는 서울의 입장에선 험난한 원정의 부담을 덜어냈다는 이점도 있다. 두 팀의 만남이 부정적으로만 비춰지지 않는 이유다.

지금까지 보여진 두 팀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단 한 명의 용병도 없이 K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포항은 황선홍 감독의 섬세한 리더십 속에 갈수록 안정된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K리그의 역사를 새로 쓴 이명주와 떠오르는 신예 골잡이 김승대를 중심으로 신광훈, 김광석, 김원일 등 핵심 선수들의 기량이 만개했다. 이대로라면 지난 시즌 리그와 FA컵 2관왕에 이어 이번 시즌 ACL 우승컵을 품에 안는 것도 꿈만은 아닐지 모른다.

반면 서울이 처한 상황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3승 3무 6패로 리그 12개팀 가운데 9위에 올라있는 서울은 당장 후반기 상위스플릿(1-6위) 진입조차 불투명하다. ACL 16강전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무너뜨렸고 리그 12라운드에서 성남을 잡아내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긴 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월드컵 휴식기 동안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후반기는 쉽지 않은 일정이 될 것이다.

올 시즌 두 팀은 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었는데 김승대의 결승골을 앞세워 포항이 1-0으로 승리했다. 2013시즌에는 2승1무1패로 역시 포항이 앞섰고 통산 상대전적 역시 포항이 우위에 있다(139경기 51승 44무 45패, 안양전 포함).

이 날 두 팀 간의 대결이 성사됨에 따라 K리그 클럽은 6년 연속 ACL 4강진출을 확정지었다. K리그는 2009시즌 포항이 ACL에서 우승한 이래 2010년의 성남, 2012년의 울산이 우승을 차지했고 전북(2011)과 서울(2013)이 준우승을 기록한 명실상부한 ACL의 강호다.

두 팀의 8강 1차전은 8월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다. 2차전은 8월 27일 상암동에 위치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다. 8강 승리 팀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웨스턴 시드니 경기의 승자와 동부지구 최고의 자리를 놓고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이게 된다. 2009년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황선홍 감독의 포항 스틸러스와 2013년의 못다 이룬 꿈을 펼치려는 최용수 감독의 FC서울 중 어느 팀이 웃게 될지는 8월 27일 상암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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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8강 대진: 알 힐랄(사우디)-알 사드(카타르), 알 아인(UAE)-알 이티하드(사우디), 포항 스틸러스(한국)-FC서울(한국), 웨스턴 시드니(호주)-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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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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