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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가 23일 제주국제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청년실업 등을 주제로 즉석 토론을 하고 있다.
 원희룡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가 23일 제주국제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청년실업 등을 주제로 즉석 토론을 하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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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정오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 있는 제주국제대학교. 한적했던 캠퍼스가 잠시 술렁거렸다. 원희룡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가 나타났기 때문.

원 후보는 유세차량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승용차 편을 이용해 특정 장소를 방문한 뒤 걸어서 이동하며 유권자들과 만나고 있다. 서울 면적의 세 배인 제주도에서 이 같은 방식이 효과적일까.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몇 년 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조직을 동원하는 대형유세보다 운동화를 신고 골목골목을 누비는 선거운동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평소에 꼭 해보고 싶었던 방식이다. 골목골목을 누비며 손을 잡고 인사드리면 결과가 좋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러나 선거란 그 결과를 알 수가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의 여유가 묻어나오는 답이었다. 상대 후보들은 1위 후보인 그가 지역 현안과 쟁점에 대한 논쟁을 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중의 인기에 편승해 편하게 선거를 치르려 하기 때문에 활발한 선거 의제 토론이 안 된다는 것이다. 대응을 피하는 까닭을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해서 대답하지 않겠다. 무대응도 대응이기 때문이다."

여유있는 원희룡, 제주의 아픔 4·3과 강정마을 대응은...

경쟁자들은 "대권을 노리던 원 후보가 당에 의해 떠밀려서 마지못해 출마했다"라고 주장하며 "대선 도전 명분만 쌓이면 언제든지 제주도지사직을 내던져버릴 것"이라고 공격한다.

"고향이 제주도다. 제주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했기 때문에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선 것이다. 편 가르기와 줄 세우기가 만연한 제주를 혁신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제주를 만들 것이다. 나 역시 스스로 날마다 혁신한다는 겸허한 자세로 진정성 있게 임할 것이다.  

나는 주어진 일에 영혼까지 쏟아 부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제주를 위해서라면 뇌세포까지 짜낼 것이다. 선거운동을 하면선 뵌 80대 할머니들이 저에게 '제주도를 확 바꾸어버리라'고 하신다. 세대교체가 됐든 그 어떤 변화가 됐든 갈증이 저에게 모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지켜봐 달라, 제주도를 확 바꾸겠다."

원 후보는 이번에도 대선 도전과 관련한 질문은 슬쩍 비껴나갔다. 하지만 그 역시 비껴나가지 못하는 제주의 아픔이 있다. 4·3과 강정마을이다. 얼마 전 원 후보는 4·3 재심사 발언을 했다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또 22일엔 강정마을을 찾았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그냥 돌아가야 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원 후보가 당 사무총장 시절 국회로 찾아갔을 땐 문전박대를 하더니, 선거철이 되니까 찾아와서 대화 흉내를 낸다"고 꼬집었다.

"저의 기본 입장은 4·3을 진척시켜 왔던 모든 분들의 노력에 감사하다는 것이다. 그분들의 노력을 이어받을 것이다. 강정마을은 대화의 길을 여는 것이 가장 급하다. 대화의 길 자체가 막혀 있다. 대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 그걸 누가 할 수 있나. 뺨을 맞더라도, 물벼락을 맞더라도 제가 열겠다."

원희룡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는 23일 "세대교체가 됐든 그 어떤 변화가 됐든 갈증이 저에게 모아지고 있음을 느낀다"며 "제주도를 확 바꾸겠다"라고 말했다.
 원희룡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는 23일 "세대교체가 됐든 그 어떤 변화가 됐든 갈증이 저에게 모아지고 있음을 느낀다"며 "제주도를 확 바꾸겠다"라고 말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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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공항과 카지노 문제에 대한 원 후보의 말 바꾸기도 사람들 입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상대 진영이 자신의 진의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카지노 문제의 핵심은 중국 자본이 제주도를 일방적으로 잠식한다는 데 있다. 그 핵심은 다 지적했다. 그런데 (상대 진영에서) 내 발언 중 일부를 문제 삼아 나의 진의를 왜곡시키고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드림타워 등 중국 자본과 관련한 여러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 등과 관련해서 나는 가장 강경한 입장이다. 제주도 난개발을 막아야 한다. 보존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따라서 개발은 도민 주체 개발이어야 하고, 그 개발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되어야 한다."

"반값등록금 후퇴한 감 있으나, 도지사가 되면 상의할 것"

한편 제주국제대학교 학생들과 즉석 토론을 연 원 후보는 반값등록금과 대중교통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원 후보는 "반값등록금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예산이 기초노인연금 총액과 비슷한 8조, 9조 원과 비슷해 학자금 융자나 장학금 확대로 방식을 모색하다보니 후퇴한 감이 있다"라면서 "도지사가 되면 학부모의 입장에서 중앙 정부와 대학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원 후보는 통학 교통의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학생들에게 "이 문제만큼은 도지사 취임 6개월 이내에 승부를 볼 것"이라며 "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기본으로 하고 심야버스, 승차지점 자율 버스 등 외국과 다른 지방의 사례를 연구해서 제주도의 실정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도입하겠다"라고 말했다.   

청년실업의 고충을 말하면서 제주 첨단과학단지와의 연계 인턴제 도입을 제안하는 대학생에게 원 후보는 "청년실업 전문 담당관을 두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책임지고 일하게 하겠다"고 정책을 소개했다.


태그:#원희룡, #신구범, #제주지사, #제주도, #강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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