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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자 씨는 정몽준 후보가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사무실 앞에서 일인 시위 중인 김순자 씨 김순자 씨는 정몽준 후보가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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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운동이 시작된 22일 오후.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를 것 같은 더운 날씨에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앞에서 1인시위에 나선 사람이 있었다.

"정몽준 후보님! 배고파서 못 살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피켓을 든 사람은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청소노동자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김순자씨다. 김씨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울산과학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1인시위를 하는 동안, 김씨에게 말을 거는 정몽준 후보 지지자들이 여럿 있었다. 그들은 "대체 얼마의 돈을 받고 싶어서 여기에 있냐", "힘들게 울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서울시장 선거 기간에) 이런 걸 하냐", "청소하는 사람 최저임금이면 되지 않냐"고 말했다. 

땡볕 아래서 오후 1시부터 1인시위를 시작한 김씨는 오후 6시경 선거사무실을 방문했다. 선본 관계자와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데, 경찰이 왔다. 정몽준 후보 선본 사무실에서 경찰에 신고가 들어왔다고 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김씨는 "우리가 국민이긴 합니까?"라고 말했다.

선거운동 첫날 자정, 정몽준 후보는 지하철 공기의 질을 문제 삼으며 지하철 철로 '물청소'에 나섰다. 그리고 정몽준 후보를 만나기 위해 5시간 넘게 1인시위를 했던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김씨는 결국 정 후보를 보지 못했다.

아래는 김씨와의 일문일답.

정몽준 후보 선본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정몽준 선거 사무실을 방문한 김순자 씨 정몽준 후보 선본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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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1인 시위를 하게 되었나.
"지금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은 5210원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최저낙찰제로 용역업체를 뽑고 용역업체 두 곳에서 고용이 이루어져 경쟁 과열이 있었다. 3월부터 임금협상 중인데, 5480원으로 올려주겠다고 했다가 확정할 수 없다고 답하더라. 임금 협상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는 것에 화가 났다. 정몽준 후보는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울산과학대 이사장에서 명예이사장으로 추대되었다. 명예이사장이라고 해도 정몽준 후보가 사실상 주인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 울산과학대에는 몇 명의 청소노동자가 어떤 일을 하나.
"23명의 청소노동자가 있다. 오전 8시 출근해서 퇴근 시간인 5시까지 청소를 한다. 건물마다 다르지만 주로 1~2층을 도맡아서 강의실, 복도, 화장실 등 건물의 모든 곳을 청소한다. 실내 뿐만 아니라 건물외관 청소도 청소노동자가 한다." 

- 그러면 한 달 급여가 어떻게 되나.
"하루 9시간 일해서 한달 받는 급여가 108만 원이다. 50~60대 여성들로, 가장이 대부분이다. 교직원들은 연봉 7000~8000만 원이다. 10년 이상 근무한 교직원은 상여금이 1000%이다. 청소노동자들은 상여금이 100%이다. 차별이 심해도 너무 심하지 않나. 최소한 일을 하면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임금을 받아야 한다. 청소노동자 모두가 더럽고 힘든 일을 하는데 최소한 생활은 되게 해줘야 한다. 일을 하면서 빚지는 사회가 정상인가."

- 정몽준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서 '서민들을 위한 시정을 펼치겠다'고 하는데 내 집안 단속도 못하는 사람이 무슨 시장 후보냐 싶다. 본인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울산과학대를 봐라. 2003년, 50만 원도 채 안 되는 월급을 받으며 울산과학대에서 청소 일을 시작했다. 2006년 노동조합을 결성하니 다음해, 일방적인 집단해고를 통보받았다. 이런데도 무슨 서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인가."

6.4 지방선거운동 첫날부터 서울 여의도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사무실 앞에서는, 노동자들이 일인시위, 기자회견, 집회 등을 진행했다.
▲ 정몽준 사무실 앞은 시끌벅적 6.4 지방선거운동 첫날부터 서울 여의도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사무실 앞에서는, 노동자들이 일인시위, 기자회견, 집회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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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글쓴이 강서희는 알바노조 활동가입니다. www.alba.or.kr 알바노조(02-3144-0936)



태그:#알바노조, #알바연대, #청소노동자, #김순자,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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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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