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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사진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여-야 후보 관훈토론회 당시 모습.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사진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여-야 후보 관훈토론회 당시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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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서울시장 새누리당 후보가 지난 20일 숙명여대 제2창학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주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에서 반값 등록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 후보는 "(반값등록금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최고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떨어뜨리고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을 훼손시킨다"라면서 "등록금이 계속 올라가는 것은 큰 문제지만, 그것보다는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고 장학금을 더 많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가 '반값 등록금'이라는 용어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인지, 반값 등록금 정책을 문제 삼은 것인지, 혹은 둘 다인지는 모호하다.

정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을 학생들은 부담이 줄어 좋아하겠지만, 우리나라 대학이 최고 지성이라는데 '반값'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라면서 표현 자체를 지적했다. 또한 그는 반값 등록금을 시행 중인 서울시립대 사례를 거론하면서 악화된 재정과 줄어든 교수들의 연구비·월급 사례를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대보다 수업료 '반값' 낮은 스위스 대학, 평판도는?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공식적인 수업료가 0원이지만, 대학종합순위는 세계 50위다(서울대 35위, 연세대 114위, 고려대 145위).
▲ 하이델베르크 대학 평가지표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공식적인 수업료가 0원이지만, 대학종합순위는 세계 50위다(서울대 35위, 연세대 114위, 고려대 145위).
ⓒ QS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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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이와 관련해, 과연 '낮은 수업료가 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졸업생 평판을 떨어뜨리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발표한 '세계대학순위 2013/2014'의 지표(보러 가기)를 참고했다.

이 자료에는 세계 여러 대학들의 ▲ 대학종합순위 ▲ 내국인 연평균 수업료 ▲ 고용주 평가(Employer Reputation) 등의 수치가 나와 있다. 특히, 고용주 평가 지표는 고용주 입장에서의 해당 대학 졸업생 평판을 의미한다. 평가 대상은 한국·유럽 일부(프랑스·독일·스위스)·영미권 대학들이었다. 조사 결과, QS는 정 후보의 말과는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정 후보의 출신 대학인 서울대학교의 학부 수업료는 연 4000~6000달러 정도다. 대학종합순위는 35위이고, 졸업생 평판도는 46위였다. 한편,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의 학부 등록금은 서울대학교의 반값 수준인 연 2000달러 정도였다. 이 대학의 대학종합순위는 12위를 기록했으며, 졸업생 평판도는 32위였다.

정리하면,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의 수업료는 서울대의 '반값'이지만 대학 전반에 대한 인식은 23계단, 졸업생 평판도는 14계단 높은 셈이다.

낮은 수업료, 대학 평가와 관계 없다

또한, 수업료가 낮다고 해서 사회적 인식과 졸업생 평판을 떨어트리지 않는 사례는 더 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의 경우, 공식적인 수업료는 연 0달러다. 하지만 이 대학의 대학종합순위는 50위며 졸업생 평판은 180위였다. 반면 아이비리그 중 한 곳인 다트머스대학교의 수업료는 연 4만4000달러 가량인데 이 대학의 대학종합순위는 119위, 졸업생 평판도는 169위였다.

그 외에 연세대(114위), 고려대(145위) 등 한국 대학들은 수업료가 연 4000~1만 달러 정도였지만, 대학종합순위 100위권 안에는 들지 못했다(카이스트 제외). 결국 QS의 조사는 '낮은 수업료가 대학에 대한 인식 및 졸업생 평판도를 필연적으로 떨어트리지 않음'을 보여준다.

덧붙이는 글 | 엄격히 말하면, 등록금은 수업료보다 포괄적인 개념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입생이 대학에 입학할 때는 '입학금+수업료'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재학 중인 대다수의 이해 당사자로서 대학생들은 입학금을 납부한 상태고, 지속적으로 수업료를 낸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사실상 등록금과 수업료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에는 큰 의미가 없다. 이 기사에서는 등록금과 수업료의 구분을 나누지는 않았음을 밝힌다.



태그:#정몽준, #등록금, #반값등록금, #서울시장, #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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