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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만의 대홍수로 물에 잠긴 발칸반도 사태를 보도하는 영국 BBC뉴스 갈무리.
 120년 만의 대홍수로 물에 잠긴 발칸반도 사태를 보도하는 영국 BBC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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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반도의 보스니아와 세르비아가 120년 만의 대홍수와 산사태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수만 명이 대피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에서는 최근 며칠간 석 달치 내릴 분량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바람에 두 나라 사이를 흐르는 보스나 강이 범람하고, 사바 강의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또한 두 나라의 30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사태가 발생하며 최소 25명이 사망했고, 구조 당국은 비가 그친 뒤 물이 빠지면 더 많은 희생자가 발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스나 강 유역의 비소코, 카카니, 제니차 지역 등은 대부분의 가옥과 도로, 교량이 물에 잠겼고 산사태로 무너지는 등 폐허가 됐다. 하지만 당국은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더구나 보스니아를 횡단해 세르비아로 흐르는 사바 강도 곧 범람할 것이라는 예보가 전해지면서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인근의 수력 발전소는 전원을 끄고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비가 거의 멈추자 구조 당국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둑을 쌓고 있지만 수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만약 사바 강마저 범람하게 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세르비아 정부는 이미 16일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독일, 러시아, 슬로베니아, 불가리아 등이 구조 인력을 비롯해 헬기, 식량, 약품 등을 긴급 지원하고 있다.

지뢰 12만 개... 유실되면 더 큰 피해 우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바 강의 범람이 우려되며, 최대 관건은 홍수로부터 발전소를 지키는 것"이라며 "발전소가 물에 잠겨 전력이 끊기면 더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120년 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악의 홍수로 보스니아는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거나 진흙으로 변했고, 전체 인구의 4분의 1인 100만여 명이 집을 떠나 이재민 신세가 됐다.

또한 발칸 반도에는 90년대 내전 때 매설한 뒤 제거하지 않은 지뢰가 아직도 약 12만 개나 남아있다. 이번 홍수로 지뢰가 지상에 노출되거나 떠내려갈 경우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만약 지뢰가 강물을 따라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남유럽의 다른 나라로 흘러가 국제 문제로 커질 수 가능성도 있다. 또한 수력 발전소 댐의 터빈에 걸려도 큰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세르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엄청난 재난을 겪고 있는 세르비아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태그:#발칸반도, #보스니아, #세르비아, #홍수, #산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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