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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4일 김인규씨의 첫 출근 때 선글라스와 검은 양복차림으로 맹활약하는 백운기 기자(오른쪽 두 번째)의 모습. 그는 다음 날, 사장 비서실장이 되었다.
 2009년 11월 24일 김인규씨의 첫 출근 때 선글라스와 검은 양복차림으로 맹활약하는 백운기 기자(오른쪽 두 번째)의 모습. 그는 다음 날, 사장 비서실장이 되었다.
ⓒ 미디어오늘 이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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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기 새 KBS 보도국장이 11일 청와대 모 인사를 만난 뒤, 이튿날 보도국장에 선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KBS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1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으로, 사실이라면 청와대의 백운기 보도국장 낙점설은 큰 힘을 얻게 된다. 노조는 백운기 국장이 만난 청와대 인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백 국장이 청와대 실세 수석을 만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KBS는 노조의 주장을 부인했다. KBS는 "당시 시사제작국장이던 백운기 국장은 지난 11일 삼청동 총리공관 주변 커피숍에서 업무 협의차 관련자와 만났지만 이는 보도국장 임명과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면서 "보도국장 임명은 방송 부사장과 보도본부장의 추천을 받아 내부 인사절차를 거쳐 사장이 임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KBS 노조 "청와대가 후임 보도국장 인선에 노골적으로 개입"

KBS노동조합은 13일 백운기 새 KBS 보도국장이 11일 청와대 모 인사를 만난 뒤, 이튿날 보도국장에 선임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노조가 공개한 11일 업무용차량 배차기록부다.
 KBS노동조합은 13일 백운기 새 KBS 보도국장이 11일 청와대 모 인사를 만난 뒤, 이튿날 보도국장에 선임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노조가 공개한 11일 업무용차량 배차기록부다.
ⓒ K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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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백운기 국장이 임명되기 하루 전인 11일 오후 3시께 청와대 근처에서 모 인사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백운기 국장은 청와대 모 인사와 한 시간가량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고, 회사에는 오후 5시쯤 복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백운기 국장이 회사로 돌아오자 길환영 사장은 곧바로 부사장 등을 불러 신임 보도국장에 백운기를 기용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노조는 백 국장이 청와대에 간 증거로 11일치 업무용차량 배차기록부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백운기 국장이 오후 3시 10분께 업무차 청와대로 간 뒤, 오후 4시 50분께 회사로 돌아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이로써 길환영 사장의 의도는 명확해졌다"면서 "KBS가 망하든 말든, 보도의 독립성이 훼손되든 말든 오로지 청와대 권력에만 의지해 사장 자리를 계속 지키겠다는 사악한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또한 청와대를 향해 "불과 이틀 전 KBS 사장이 청와대의 하수인임을 만천하에 공표한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후임 보도국장 인선에까지 이렇게 노골적으로 개입할 수 있단 말인가, 누가 백운기를 불러들였는가, 그리고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였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방송 KBS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방송 장악을 주도한 박준우 정무수석과 이정현 홍보수석을 즉각 해임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13일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비대위'를 출범하기로 했다. 노조는 길환영 사장의 즉각 퇴진과 정무·홍보수석 해임, 대통령 사과, 그리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특별다수제 관철 등을 요구하는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12일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 역시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비대위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또한 노조와 새노조는 길환영 사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진행하기 위해 협의에 나섰다.


태그:#청와대, KBS 보도국장 선임에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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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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