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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3일 오전 10시 40분]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천이 사실상의 야권연대에 성공했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두 번째 지역 차원의 야권연대 실험이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천에서는 2010년도에 민주당,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야권연대를 성사시켰다. 당시 서울은 야권연대에 실패했는데, 반면, 인천은 야권연대에 성공해 집권 여당 후보이며, 재선 시장였던 안상수 후보가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야권연대는 인천시장 선거를 비롯해 인천지역 구청장 선거에서도 바람을 일으켰다. 사실상 인천 전 지역의 지방 권력이 교체됐다. 또한 당시 한나라당이 10여년 가까이 독식한 기초의회와 광역의회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야3당이 다수를 점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은 야권연대의 모범 지역으로 꼽혀왔다. 큰 무리 없이 후보단일화를 조정했으며,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26개로 구성된 '인천지방선거연대'와 야3당은 공동으로 정책 과제 88개를 정했다. 단순한 후보단일화가 아닌 정책연합을 이루어, 굴업도와 계양산 골프장 백지화 등의 성과를 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인천광역시당은 12일 올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정부의 독선과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아내고 인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시민들의 행복 증진을 위해 상호 노력,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사실상의 야권연대를 이룬 셈이다. 김성진(좌)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 박영복(가운데)ㆍ신동근(우)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 공동대표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인천광역시당은 12일 올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정부의 독선과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아내고 인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시민들의 행복 증진을 위해 상호 노력,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사실상의 야권연대를 이룬 셈이다. 김성진(좌)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 박영복(가운데)ㆍ신동근(우)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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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사실상 야권연대 성사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인천시당은 12일 6·4 지방선거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당은 "지난 2010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범야권연대를 통한 승리의 성과를 계승해 올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정부의 독선과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아내고, 인천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시민들의 행복증진을 위해 상호신뢰와 존중 협력한다"고 합의해 발표했다

이날 두 당이 발표한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인천 동구·남동구·연수구청장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했다.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또한 정의당 현역 시의원의 선거구(남구4·정수영, 부평구3·강병수)엔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정의당은 계양·부평·서구·중구 등 7곳의 기초단체장 선거구에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기로 했다.

인천시장 후보자리를 놓고 두 정당의 예비후보가 직접 만나 담판을 통해 정할 예정이다. 두 당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일화 협의를 통해 후보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와 정의당 김성진 후보가 만나 담판을 통해 단일화하기로 했다. 본선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송 시장으로 단일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두 당의 단일화 논의는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 했다. 특히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야권연대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계속 피력하면서, 인천의 야권연대는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로 친박 실세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선출됨에 따라 위기감을 느낀 두 당 지도부가 대승적 차원의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당은 민주·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선택 2014 인천시민넷)과 함께 정책협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천시민넷엔 인천지역 50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지방선거 관련 선거 공약 등을 준비 중이다. 이 공약은 인천시장 후보 단일화 시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먼저 시장과 구청장 단일후보로 누가 선출 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느 정당의 어느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될 것인가와 함께 이번 야권연대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야권의 지지표 분산을 막는다는 의미를 넘어,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번 야권연대가 더 폭넓은 유권자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범야권 단일후보'로 남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배진교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시사인천 자료사진>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범야권 단일후보'로 남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배진교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시사인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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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최초의 진보구청장 생환할까?

지난 2010년 인천지역 야권연대는 수도권 최초의 진보정당 출신의 구청장인 배진교(남동), 조택상(동구) 청장을 탄생시켰다. 정의당 소속 현역 시의원인 강병수(부평3), 정수영(남구4)도 당선됐다. 진보정당 소속인 단체장과 광역의원은 기초단체와 지방의회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앙당 등 정치적 이해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실험들을 했다.

조택상 청장은 인천 최초 초등학교 전 학년 무상 급식 실시와 보편적 교육 복지를 실시했다. 또한 20년 동안 기존 양당이 방치한 송림동 지하상가를 '송림아뜨레길'로 만들어 외국 언론까지 주목하게 만들었다. 여기다 인천의 대표적 쪽방촌인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은 원주민이 모두 정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화수부두는 친환경 친수공간이 조성되고 수산물 직매장이 열렸다. 진보구청장만이 할 수 있는 사업들이었다는 평가다.

배진교 남동구청장의 경우도 전국 공약이행 평가 '최우수등급', 일자리창출 2년 연속 '최우수' 등 정부와 인천시의 각종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왔다. 배 청장은 인천 최대 규모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했고, 인천 최초로 65세 이상 어르신 동네 병·의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관내에 구립 어린이집을 10개 개원했다. 주민참여예산은 전국의 모범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에 전격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이 두 진보 구청장이 올 지방 선거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 야권연대는 울산이나, 경남 등에서 시도됐다가 무산된 것과 대조를 보여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야권연대, #송영길, #김성진, #유정복, #인천 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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