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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4일 김인규씨의 첫 출근 때 선글라스와 검은 양복차림으로 맹활약하는 백운기 기자(오른쪽 두 번째)의 모습. 그는 다음 날, 사장 비서실장이 되었다.
 2009년 11월 24일 김인규씨의 첫 출근 때 선글라스와 검은 양복차림으로 맹활약하는 백운기 기자(오른쪽 두 번째)의 모습. 그는 다음 날, 사장 비서실장이 되었다.
ⓒ 미디어오늘 이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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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기(56) 새 KBS 보도국장의 선임을 두고, 앞으로 KBS 보도가 정권 편향적으로 흐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지난 9일 "길환영 사장이 권력의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KBS 내부에서 길환영 사장의 사퇴와 KBS의 공정성, 독립성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이런 가운데, 과거 정권 편향적 성향을 보인 백운기 보도국장의 선임으로, KBS의 공정성과 독립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백운기 보도국장은 누구인가?

이날 오전 백운기 보도국장의 선임 소식이 전해지자, KBS 구성원들은 '선글라스백'을 떠올렸다. 한 PD는 "인사발령 소식을 듣고, 2009년 선글라스를 끼고 김인규 당시 사장의 경호원을 자처했던 백운기 국장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1985년 입사해 기자의 길을 걸어온 그의 이름이 KBS 사내에 알려진 것은 '선글라스백' 사건 때문이다.

2008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방송전략실장을 지낸 김인규씨는 'KBS 사장 김인규'로 2009년 11월 24일 처음 출근했다. 이날, 기자였던 백운기 국장은 검은색 양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끼고 김 사장의 경호원을 자처했다. 당시 KBS 구성원들은 '낙하산 사장'이라며 김인규의 출근을 저지했지만, 백 국장은 김 사장을 엄호하며 이를 물리쳤다.

백 국장은 이튿날 김 사장의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백 국장의 '김인규 사장 엄호'는 오래전부터 계속됐다. 백 국장은 2008년 8월 정연주 당시 KBS 사장이 강제로 해임된 후 '김인규 사장설'이 거론되자, 사내게시판에 '내가 본 김인규 선배'라는 글을 올려 "KBS에 대한 사랑만큼은 금메달을 한아름 안겨줘도 부족함이 없을 사람"이라며 노골적으로 찬양했다.

지금의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인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은 당시 백 국장에 대해 "지난해 김인규 전 특보를 공개적으로 찬양하더니 이번에는 특급 경호원을 능가하는 솜씨로 김인규 특보의 KBS 입성을 온 몸으로 이끌어냈다"면서 "기자 정신을 망각한 KBS판 '사장님 힘내세요'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으로 KBS 보도는 어떻게 바뀔까?

백운기 국장은 여러 차례 편파 방송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백 국장 체제 하의 KBS 보도에 큰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그는 지난해 국가정보원 증거조작사건 피해자인 유우성씨를 다룬 <추적 60분>을 방송 이틀 전 보류시켰다. 새노조는 당시 "통합진보당의 내란 음모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국정원의 신뢰에 조금이라도 흠을 내지 않겠다는 정략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백 국장은 또한 2007년 8월부터 KBS 제1라디오 아침 시사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를 진행하면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백 국장은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광주 살레시오고등학교 동문이다. 이 점 역시 향후 KBS 보도가 정권 편향적으로 흐를 것이란 우려를 더욱 크게 한다. 최근까지 KBS에 몸담았던 한 PD는 "백 국장은 양다리 작전과 처세술에 능하지만, 그만큼 소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백 국장과 이정현 수석의 관계가 고려된 것으로 보이는 이번 인사는 KBS를 청와대 하수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태그:#백운기 보도국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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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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