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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두 대표님. 저는 목포에서 청년 교육운동가로 열심히 봉사하며 일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권리당원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비정규직 대학강사로 재직하면서 지난 2006년부터 목포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의 자녀들을 위한 무료공부방인 '한빛희망학교'을 설립하여 지역 교육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베네수엘라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엘 시스테마 운동을 우리지역에 전파하고자 '신안1004청소년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단장으로서 섬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로 이 외에도 여러 동지들과 다양한 교육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가 부끄럽게도 굳이 저의 이런 활동을 내세우는 것은 저와 뜻을 같이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함입니다. 지역에는 이렇게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를 실천하며 어려움을 함께하는 소시민들이 많습니다.

저는 우리의 교육운동을 배가시키기 위해 도의회 교육위원회에 진출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시민운동가가 정치권에 들어가기는 현실적으로 너무나 어렵지요. 그래서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어 각 분야의 전문가와 소외계층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법적인 보장을 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이 탄생하면서 그동안 많은 폐해를 낳았던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개혁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저는 이제 드디어 새정치가 실현되고 있구나 생각했지요. 제가 비례대표를 신청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례대표경선세칙이 발표되고 나서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모선거인단, 후보자추천선거인단을 통한 현장투표 방식과 소외계층을 위한 전략공천 두 가지 방식으로 비례대표를 선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에서도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를 지난 5월 5일부터 5월9일 까지 접수받기로 공고하였습니다. 물론 선출방식은 중앙당의 세칙을 적용하여 후보자추천선거인단을 통한 경선을 치르기로 하였습니다. 

광역의원 비례대표의 경우 최대 500명의 추천인을 모집하여야 합니다. 며칠 만에 500명의 추천인을 모집하는 일은 대부분 정치신인인 비례대표후보자들이 하기는 너무나 힘든 작업입니다. 하지만 저는 최선을 다하였고 평소 저의 교육운동을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이 흔쾌히 추천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의회에 입성하여 더 많은 일을 해 주라고 격려를 해 주셨지요.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의 갑작스런 비례대표경선세칙 변경으로 500명의 소중한 뜻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 500명의 추천자 명부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의 갑작스런 비례대표경선세칙 변경으로 500명의 소중한 뜻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 이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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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00명의 추천인 서명을 받으면서 눈물 나도록 고마웠고 추천인 한 분 한 분 소중한 뜻을 꼭 지키고자 굳게 다짐하였습니다. 사흘 동안 뛰어 다니며 받은 추천인 명부를 밤새 엑셀작업을 통해 마감일인 5월9일 1시에 모든 준비 작업을 마치고 전남도당에 당당하게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접수자의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숨을 쉴 수 없었습니다.

"아직 모르셨어요? 오늘 11시에 중앙당에서 공문이 와 후보자추천명단은 받지 않기로 했는데..."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어떻게 접수 마감 몇 시간을 남기고 경선세칙을 바꿀 수 있는가 황당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떠오른 것은 지난 사흘간 뛰어 다니며 만난 추천자들의 얼굴 이었습니다. 이 소중한 분들의 뜻이 한 순간 아무짝에도 쓸데없다는 생각에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지금 이 기사를 쓰는 순간에도 저를 추천해 주신 분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차마 제 입으로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두 대표님!
제가 선호했던, 그래서 비례대표 출마를 결심했던 후보자추천선거인단 투표가 무산되었다고 해서 제가 슬퍼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정자를 정해놓고 그들을 뽑으려고 세칙을 바꾸었든, 아니면 접수자의 말 대로 개인정보유출 우려 때문에 바꾸었든 제게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닙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저를 추천해주신 추천자들의 마음 하나하나입니다. 이제 저는 어떻게 할까요? 물론 저는 한 분 한 분 만날 때 마다 감사와 사과를 드릴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사과만으로는 충족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두 분께서 사과해 주십시오.

저의 추천자중 많은 분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당원이기도 합니다. 일개 당원에게 당 대표보고 사과하라고 해서 기분이 상하신가요? 두 대표님께서 바꾼 것도 아니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바꾸었다고 책임이 없다고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정치변혁기에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일 이라고 여기십니까?

우리가 세월호 사건으로 연일 박근혜대통령에게 사과하고 모든 책임을 지라고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대통령이 종국에는 책임자이기 때문 아닙니까? 저는 이 번 일이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도 아니고 두 대표님께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를 추천해주신 500명도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앞으로 진짜 새정치를 해 주십시오. 당원 한 분 한 분을 어버이처럼 여기고, 국민 한 분 한 분을 하느님처럼 떠받드십시오. 새정치민주연합이 요즘 보여주는 지방선거 행태에 많은 호남 사람들도 실망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마음이 다시 돌아오게 해 주십시오.



태그:#새정치민주연합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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