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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 주지 지운스님이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수덕사 주지 지운스님이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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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 법요식이 세월호와 함께 좌초된 대한민국을 반성하고 성토하는 자리가 됐다.

6일 충남 예산군 대한불교조계종 덕숭총림 수덕사 대웅전 앞에서 열린 법요식에서 주지 지운스님은 "세월호의 아픔으로 그 어느 때보다 경건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석가탄신일을 맞이했다"며 "너무나 많은 꽃다운 생명들이 희생돼 온 국민의 슬픔과 충격은 더욱 컸다. 희생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주지 못해 살아있는 우리는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 봉축사를 대신했다.

또 "부디 다시는 이런 아픔이 없기를, 그리고 희생된 넋들이 자유롭고 행복한 나라에 왕생해 청정국토 안락정토를 외호하는 호국영령이 되시길"기원했다.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은 법어를 통해 "세월호 사고는 탐욕과 이기가 만들어낸 참사로 아직도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이번 계기로 바로잡지 않으면 또다시 재연된다"며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믿지 않고, 국민이 국가를 믿지 않고, 국민이 정치인과 기업인을 믿지 않게 됐다. 이 불신풍조는 우리에게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우리 국민이 변하고, 정치인이 변하고, 모든 공무원이 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이 계기를 살리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이 순간보다 더 가라앉을 것이다. 모두가 새로운 각오로 이 나라를 변화시키겠다는 마음의 등불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사에 나선 안희정 지사는 "이 세상 모든 일은 다 어리석게 욕심내고 싸워서 빚어진 일이다. 돈 더 벌려고, 좀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 거짓말하고 싸우다 모두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수덕사를 지키고 있는 수백년 된 느티나무처럼 국가도, 사회도 줄기와 기둥을 잘 갖추지 못하면 유지가 안된다. 탐내지 말고, 싸우지 말고, 어리석은 일을 하지 말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우리사회의 큰 기둥과 줄기가 되길 부처님 오신 날에 기도한다"고 말했다.

최승우 예산군수는 축사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우리 모두가 우주 삼라만상 중에 생명보다 귀중한 것은 없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더욱 밝고 인정 넘치는 훈훈한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한 아이가 할아버지에 안겨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한 아이가 할아버지에 안겨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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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부대중과 안희정 지사, 박상용 충남지방경찰청장, 최승우 군수, 홍문표 의원을 비롯한 기관단체장, 정치인, 주민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법요식은 명고와 명종을 시작으로 반야심경, 세월호 희생자 추모묵념, 관불 및 헌화, 기원문, 발원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많은 이들이 법요식장 한쪽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법요식장 한쪽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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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법요식장 한쪽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남녀노소의 발길이 이어졌고, 6·4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이 참석해 '불심(佛心)'을 잡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부처님오신날, #세월호, #법요식, #수덕사,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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