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가수 존 메이어가 첫 번째 내한 콘서트를 열었다.

6일 오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가수 존 메이어가 첫 번째 내한 콘서트를 열었다. ⓒ 현대카드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쌀쌀한 봄밤이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옷깃을 여미어 가면서도,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수 존 메이어를 기다리는 관객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묻어 있었다. 아예 두꺼운 옷과 담요, 이불 등을 준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춘 관객들도 눈에 들어왔다.

존 메이어의 첫 번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존 메이어>가 6일 오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오후 7시 정각, 손을 흔들며 등장한 존 메이어는 '퀸 오브 캘리포니아'(Queen of California)와 '노 서치 띵'(No Such Thing)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존 메이어의 왼쪽 가슴에 붙어 있는 노란 리본이었다. 그와 함께 연주자들, 코러스 멤버들 또한 노란 리본을 달았다. 지난달 16일 일어난 세월호 침몰사고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었다. 내한 공연 전 "한국 사람들을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한국에서 어떻게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도울 수 있을지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한 존 메이어의 진심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공연의 열기는 뜨거워져 갔지만, 그를 바라보는 관객은 절로 숙연해졌다.

두 곡을 연이어 들려준 뒤 한국 관객에 인사를 건넨 그는 "(세월호 사고로) 가족을 잃은 모든 이들과 고통 속에 빠진 한국을 위해 연주하겠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이러한 가운데에도 공연을 열 수 있도록 해 주어 고맙다"고 말한 존 메이어는 "공연 관련 상품 판매 수익금을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박수를 받았다.

"한국 팬들의 희망과 마음 속 치유를 바란다"

 6일 오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가수 존 메이어가 첫 번째 내한 콘서트를 열었다.

6일 오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가수 존 메이어가 첫 번째 내한 콘서트를 열었다. ⓒ 현대카드


이날 존 메이어는 앙코르 곡으로 선보인 대표곡 '그래비티'(Gravity)까지 총 18곡을 선사했다. 기타를 자유자재로 어루만지는 그의 손끝에서 화려한 선율이 흘러 나왔다. 깊어가는 밤을 밝히려는 조명을 제외하고 다른 무대 장치는 하나도 없었지만 존 메이어가 이끄는 기타를 주축으로 잘 짜인 연주의 합, 그리고 쓸쓸하면서도 감미로운 그의 목소리가 관객을 압도했다. 특히 곡 중간 중간 2분여 간 이어지는 존 메이어의 기타 솔로는 한 순간도 눈과 귀를 뗄 수 없을 만큼 압권이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빼고 별 다른 멘트 없이 한 곡이 끝날 때마다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던 존 메이어는 110여 분의 공연 막바지, "오늘 와 주어서 고맙다.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며 "곧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모든 곡을 마친 그는 "사랑한다"고 외치고 기타를 내려놓았다. 연주자들과 코러스 멤버들, 그리고 그 가운데 존 메이어가 어깨동무를 하고 무대 한복판에 섰다. 세 차례나 깊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그들의 위로 쏟아지는 박수 세례는 오래도록 이어졌다.

한편 공연 후 존 메이어는 재차 자신의 SNS에 "한국 팬들의 희망과 마음 속 치유를 바란다"며 "국가적으로 무겁고 고통스러운 시간임에도 나와 밴드, 출연진이 여러분을 위해 공연할 수 있도록 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어 그는 "여러분은 두 팔을 벌려 나를 포용해줬고, 나 또한 그것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6일 오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가수 존 메이어가 첫 번째 내한 콘서트를 열었다.

6일 오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가수 존 메이어가 첫 번째 내한 콘서트를 열었다. ⓒ 현대카드



존 메이어 그래비티 콘서트 세월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