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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 <차 한 잔 생각 한 뜸> (정재흠 지음, 푸른사상 펴냄, 2011.09.23)에 이어 두 번째 책 <풍경 속 돈의 민낯>의 저자 정재흠을 안성에 있는 그의 회계사 사무실에서 지난 1일 만났다.

"세월호 사건은 돈의 환장한 사람들의 합작품"이라고 규정하는 저자 정재흠은 이번에 낸 책 <풍경 속 돈의 민낯>을 통해 돈에 대한 실상과 고민을 다루고 있다. 그의 회계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저자 정재흠 "세월호 사건은 돈의 환장한 사람들의 합작품"이라고 규정하는 저자 정재흠은 이번에 낸 책 <풍경 속 돈의 민낯>을 통해 돈에 대한 실상과 고민을 다루고 있다. 그의 회계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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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민낯 파헤친다며 웬 자연 풍경?

회계사가 돈에 대해 책을 썼다면 뻔(?)할까. 그를 만나서 "재테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단박에 "그것은 빨리 버릴수록 좋다"고 말한다. 이번에 낸 그의 책에서도 그의 이런 의도는 면면히 흐른다.

이 책의 전반부엔 안성의 시골풍경을 묘사하는데 상당부분 할애하고 있다. 각 페이지 곳곳에 안성 시골의 풍경 사진들이 들어 있다. 이 모든 사진들은 거의 자신이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찍은 거라 했다. 풍경 좋은 곳도 많은데 왜 하필 안성시골 사진일까. "내가 지금 살고 있고, 내가 잘 알고 있고, 내가 교감한 곳의 사진이 정직한 것"이라고 말한다.

풍경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 바로 그거다. "자연 풍경만큼 돈 때문에 상처받은 인간을 치유하기에 좋은 것은 없다"는 것. 그도 또한 틈만 나면 안성 시골풍경을 돌아보면서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며 심신의 치유를 받았기에 잘 안다.

배고픈 어린 시절과 돈에 소외된 사람들

그는 돈을 이야기하면서 '돈에 소외된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그는 안성에서 소외된 청소년들과 나누려고 몇 년째 '꿈퍼 나눔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사역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그가 만난 청소년들의 아픔이 군데군데 소개되어 있다. 그는 끊임없이 돈과 화해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의 어린 시절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그 또한 1970년대에 부친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온 가족이 가난에 내몰린 경험을 했다. 그의 형들은 학업대신 공장을 다녀야 했고, 판잣집에 살기도 하고, 외갓집에 얹혀살기도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가난한 역전 동네에 살 때는 끼니를 늘 걱정했다. "나의 어머니는 한 그릇의 밥을 솥단지에 물을 넣어 끓여 네 그릇의 죽으로 만들어 자식들에게 먹이시곤 했다"며 그 시절을 추억했다.

하지만, 그는 "그 땐 적어도 공부만큼은 모두에게 공정한 게임이었다"고 강조한다. "그 땐, 자신이 열심히만 하면 얼마든지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었으며, 나 자신이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부면에서도 부자와 빈자 사이엔 공정한 게임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라며 씁쓸해 했다.

그에게서 가난이란 '치유해야 될 현대의 질병'이란다. 그것은 결코 개인적인 차원에서 노력해서 극복되는 게 아니라 사회적인 시스템 차원에서 해결해야할 것으로 보았다. 돈에 소외된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는 걸 그는 강조하고 있다.

돈과 화해하지 못하고 어긋난 사람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하려면 돈과 절대적인 화해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했다. 돈과 화해하지 못해 어긋난 예(성매매 등)들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가 책에 소개한 예들은 '세월호 침몰 사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돈을 통해 보는 세월호 사건'을 한마디로 정의했다. "돈에 환장한 사람들의 합작품"이라고. 이 부분에서 그는 다소 격앙이 되는 듯 보였다. 돈에 환장한 사람들이 돈의 어두운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했다.

"악덕 기업인들이 돈에 미쳐 폐기처분해야 될 배를 운행하고, 돈만 된다면 사람의 안전을 뒤로 한 채 화물을 과적하고, 악덕관료들과 뇌물을 매개로 서로 봐주는 그런 일"은 돈과 어긋난 사람들의 대표적인 예라고 그는 강조한다.

"돈은 인간행복을 위한 수단으로서만 존재할 때 아름다운 민낯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돈과 화해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세월호사건 같은 사건이 재발할 게 분명하다"고 이 사회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정재흠 회계사가 낸 책 <풍경 속 돈의 민낯>(휴먼큐브 펴냄, 정재흠 지음2014.4.28)의 표지다. 정재흠은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 세상을 살면서 행복하려면 돈과 절대적으로 화해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 표지 정재흠 회계사가 낸 책 <풍경 속 돈의 민낯>(휴먼큐브 펴냄, 정재흠 지음2014.4.28)의 표지다. 정재흠은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 세상을 살면서 행복하려면 돈과 절대적으로 화해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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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만나 본 부자들, 그리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직업상 그는 '꽤나 돈 많은 사람'을 많이 만난다는 그는 "그들이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한 부자의 이야기를 책에서 소개하면서, "이것이야 말로 돈과 화해하고 사는 부자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일반 서민들이 보기에 '먹고 살만한' 위치에 있으면서, 왜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이런 책을 내느냐"고 '돌 직구'를 날리자 그는 그런 말을 주변으로부터 자주 듣는다고 했다.

"돈이 주는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 자신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살 것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나를 포함한 인간을 쥐락펴락하는 돈의 실체(민낯)와 만나보고 싶었다"며 자신의 문제로부터 출발했음을 고백했다.

이 책은 돈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고민을 같이 해보자는 책이다. 돈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회계사 정재흠이 늘 고민 했듯이 당신이 부자든 빈자든 상관없이 이 책은 끊임없이 이렇게 물어온다.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당신은 돈과 화해하고 사십니까?"

덧붙이는 글 | <풍경 속 돈의 민낯> (정재흠 지음, 휴먼큐브 펴냄, 2014.4. 28)



태그:#정재흠, #풍경 속 돈의 민낯, #회계사, #저자,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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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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