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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비상장회사로부터 100억원넘게 배당을 받은 기업 오너들.
 지난해 비상장회사로부터 100억원넘게 배당을 받은 기업 오너들.
ⓒ 재벌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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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돈잔치'는 여전히 반복됐다. 작년 재벌그룹들은 비상장계열사를 통해 총수 오너 가족들에게 수십억씩 배당잔치를 벌였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큰폭의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순이익의 10배가 넘는 '무리한' 돈을 오너들에게 나눠줬다.

14일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지난해 33개 기업집단에 소속된 1098개 비상장회사들은 총수 오너 가족들에게 1인당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실시했다.

문제는 이들 회사 가운데 적자가 났거나 회사이익보다 수십배에 달하는 무리한 배당을 한 곳들이 적지 않았다.

현대그룹의 비상장회사인 현대유엔아이의 경우 작년 91억 5000만원의 순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적립금까지 가져다 현정은 회장과 큰딸인 정지이 전무에게 각각 12억원과 2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부실경영을 책임져야할 경영진이 오히려 자기 잇속만 챙긴꼴이 된 셈이다.

부영그룹 오너 일가의 경우는 더 심하다. 부영그룹의 계열사는 (주)부영을 비롯해 광영토건, 대화도시가스, 동광주택, 부영파이낸스 등이다. 특이한 점은 이들 회사 모두가 비상장회사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의 감시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회사는 적자인데, 오너일가에 수십억씩 배당하는 '그들만의 돈잔치'

이중근 부영 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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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 회장은 이들 비상장회사들로부터 작년에 배당금만 무려 376억9300만원을 챙겼다. 특히 광영토건의 경우 작년 순이익이 7억70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 회장과 큰 아들인 이성훈 전무에게 100억원을 배당했다.

당기 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의 비율인 배당성향을 계산해보면 무려 1303.3%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상장회사의 배당 성향은 20% 수준이다. 그들만의 '무리한' 돈 잔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영 오너일가처럼 회사 이익보다 배당금을 더 많이 챙긴 경우는 조현준 효성 사장과 정몽익 사장이다. 이들은 효성투자개발과 코리아오토글라스라는 회사로부터 각각 44억원과 4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재벌들이 기업 정보가 잘 공개되지 않는 비상장회사들을 통해 자녀들에게 일감을 몰아주거나, 거액의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면서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을 위해 회사를 여전히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벌그룹과 특수관계맺고 매출 급성장...대주주는 수십억 배당받고

또 재벌 그룹과 특수관계를 맺고 있는 비상장회사 오너들의 배당 잔치도 눈에 띄었다. 자동차용 강판을 만들고있는 삼우라는 회사는 현대차 그룹과의 사돈기업이다. 이 회사는 현대차와 사돈을 맺은지 10년만에 매출액이 50배 이상 급성장했다. 신용인 삼우대표는 작년 배당금만 34억원을 챙겼다. 삼우의 배당성향은 93.7%로 사실상 순이익 전부를 배당금으로 쓴 셈이다.

현대커머셜은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과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에게 57억원을 배당했다. 정 사장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사위이고, 정 고문은 정 회장의 둘째딸이다.

범한판토스라는 회사는 대주주인 조원회 회장과 구본호씨 등에게 97억원을 배당했다. 이 회사는 매출의 상당부분을 엘지(LG)그룹에 의존하고 있으며, 구본호씨는 구본무 LG회장의 6촌동생이다. 지에스(GS)그룹도 허창수 회장의 친인척들이 비상장회사 4곳으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겼다.


태그:#재벌, #비상장회사, #부영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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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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