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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춘천시의원 예비후보.
 김진호 춘천시의원 예비후보.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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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자치단체의 단체장과 시·군의원들을 공천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여야가 모두 공천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천 폐지를 실행에 옮기려 하는 반면에 새누리당이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정치권에 일대 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새누리당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판단한 일부 야당 인사들은 야당만 공천을 폐지할 경우 6·4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공천 폐지 결정을 되물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급기야 8일 기초선거 공천 실시 여부를 국민의 뜻에 맡기겠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국민의 뜻이 확인된다 해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기초선거 공천 폐지 문제가 6·4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강원도 춘천시에서는 6·4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일부 기초선거 예비후보들이 '지역정치독립연대'를 구성하고 정당 공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역정치가 중앙정치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이들은 지역정치가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정당 공천'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정치독립연대는 지난달 21일에 출범했다. 지역정치독립연대가 출범하는 자리에는 김진호 춘천시의회 예비후보 등 3명의 춘천시의회 예비후보가 함께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지역정치를 위해 기존 정당에 기초선거 공천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때 김진호 예비후보는 '지역정치독립연대 출범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중앙정치권에 "정당공천제로 지역정치를 지배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김 후보는 "정당공천제를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적 하향식 패거리 정치가 변해야 (지역에서) 참된 희망의 정치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참된 정치는 "중앙정치가 아닌 생활밀착형 지역정치로부터 시작"된다.

기초선거 공천 폐지 문제로 중앙 정치권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 지역에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정치'를 꿈꾸는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김 후보가 추구하는 '지역정치'는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그가 위원장으로 있는 지역정치독립연대는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을 하게 될까? 다음은 김 후보를 인터뷰한 내용이다. 이 인터뷰는 지난 6일 서면으로 진행됐다.

"중앙집권적 하향식 패거리 정치 변해야 희망의 정치 가능"

김진호 춘천시의원 예비후보.
 김진호 춘천시의원 예비후보.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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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김 후보의 이력이 궁금하다. 춘천에서 25년 동안 막국수 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고 싶다.
"막국수 가게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91년이다. 올해로 25년째이다. 춘천막국수 발전을 위해 1999년 춘천막국수협의회를 결성하고 사무국장과 회장으로 일했다. 춘천막국수를 세계적인 음식으로 만들기 위해 2003년 제분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06년 신촌1리 마을이장이 됐다. 지난해까지 8년간 이장으로 일하면서 마을을 2011년 농촌관광체험마을 춘천시우수마을, 2012년 새농어촌건설운동 강원도우수마을로 만들었다. 주민소득도 높였다.

물론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거두3지구택지개발 추진계획이 발표됐는데 주민의견을 수렴해보니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택지개발반대추진위원장으로 선출돼 일했다. 그러면서 삶의 여러 분야에서 주민의견을 무시하는 행정과 맞닥뜨렸고, 주민과 소통하는 행정을 보여주기 위해 춘천시의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 김 후보는 최근에 발족한 지역정치독립연대출범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위원회를 구성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지역정치는 중앙정치와 대별되는 개념이다. 중앙정치는 정권 획득을 목표로 한 정당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반면, 지역정치는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동네정치이다. 정당공천제를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적 하향식 패거리 정치, 후진적 동원정치라는 구태 정치 행태가 변해야 참된 희망의 정치가 가능하다.

중앙정치와 지역정치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앙정치와 지역정치의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이것을 우리는 지역정치의 독립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지역정치는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지역정치를 실현하는 풀뿌리정치이고, 동네정치이다. 지역정치인은 섬김의 리더십과 지역밀착형 경제 활성화, 자율성과 지방재정의 투명성 회복, 지역 밀착형 교육 환경개선을 위해 일해야 한다. 나는 특히 정치는 중앙이 아닌 생활밀착형 지역정치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지역정치독립연대를 출범시켰다."

- 지난달 21일 지역정치독립연대 출범을 발표하면서, 그 날을 '지역정치독립의 날'로 선포했다. '독립'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이다. 지역정치독립은 어떤 의미가 있나?
"지역정치가 정당공천제 폐지와 함께 중앙정치로부터 독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권획득을 목적으로 한 정당 중심의 중앙정치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 지역정치를 지배하는 상황은 이제 끝을 내야 한다. 물론 혼돈의 시간이 있겠으나, 우리나라 국민과 시민사회의 역량은 충분히 지역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여러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다. 3월 21일은 국가의 3요소인 국민, 주권, 영토라는 '3가지'가 중앙과 지방 '2가지'로 연결되고,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인 국민행복 '1가지'를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이번 6·4지방선거에 앞서 3월 21일을 선택해 지역정치독립의 날로 선포한 것이다."

- 지역정치독립연대에 참여하는 지역 정치인들은 지금까지 몇 명이나 되나?
"현재 춘천시의원에 출마한 4명이 참여하고 있다. 나를 비롯해, 송광배 예비후보(라 선거구), 경승현 예비후보(바 선거구), 김재관 예비후보(사 선거구)가 있다. 이 외에도 춘천시의원 예비후보 3명 정도가 참여 의사가 있으며, 현재 결정을 남겨둔 상황이다. 이들이 참여할 경우, 춘천시의원 7개 선거구 후보들이 함께하게 된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공식적으로 문의를 하거나 한 경우는 없지만 뜻이 같다면 언제든지 함께할 생각이다."

- 지역정치독립연대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 지역정치라는 테두리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또 어떤 계획이 있는지 알고 싶다.
"일차적으로 지역정치에 대한 개념과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홍보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정당공천제의 폐해와 국회의원 후원금의 부작용으로 지역정치가 제대로 성장할 수 없었음을 적극 알릴 생각이다. 나아가 지역정치 독립을 바라는 주민과 시민사회와 함께 지역정치 발전의 방향을 설정하고 지역 특성을 고려한 주민자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

지역정치에서 우리 주민들의 행복과 안전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가 문제를 진단하고 발견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주민 스스로 주체가 돼서 지역사회의 생활 조건을 향상하고 개선하는 것으로, 중앙정치와는 다른 별개의 정치를 실현할 생각이다."

"중앙정당이 지방선거에 지나치게 개입...지방 예속 심화"

- 정당 공천을 폐지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정당 공천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당 공천을 받은 시장과 시의원이 공천의 배타적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심하게는 국회의원에게 종살이하는 것이라는 말까지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중앙정당이 지방선거에 지나치게 개입해서 드러난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데 있다. 여기에 정당공천을 둘러싼 비리와 잡음, 유능한 인재의 선거진출 차단, 법과 제도의 경시 풍조 등의 폐단을 들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는 여야 후보의 공약이었다. 지방자치의 성공조건으로, 자율성과 함께 지방선거, 경쟁과 협력, 권한이양, 경험과 교육을 꼽는다. 지방선거가 본격화된 현재 시점에서 볼 때, 지방자치는 심각한 전환기에 놓인 게 분명하다. 지방자치의 성공적 정착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결국 정당공천제 폐지에 지역정치권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지방선거는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

김진호 춘천시의원 예비후보.
 김진호 춘천시의원 예비후보.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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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기초자치단체 공천 폐지'를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그 사안에 대해서 한 말씀 해 달라.
"정당공천 폐지를 반복적으로 약속하고 또 약속했다. 지난 대선시절인 11월 6일 박근혜 후보는 정치쇄신의 일환으로 기초자치단체의 장과 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11월 20일 기초·광역의원들 앞에서도 정당공천으로 인한 눈치 보기, 줄서기, 각종 비리사건들의 폐해를 근절하기 위한 정당공천폐지를 약속했다.

이후 2013년에도 새누리당의 주요 핵심인사들도 공천폐지에 적극적인 입장이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국민들과의 약속은 정당 간 약속보다 우선이라고 밝혔고, 황우여 당대표도 (공천제 폐지 약속은) 대선공약이고 이미 당론으로 정했으며, 지난 4월 재보선에서도 시행했다고 일관되고 한결같이 약속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새누리당의 입장은 급변했다.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을 철회하고, 상향식 공천이나 국민 경선(개방형 예비경선)을 제안하고 있다. 단순한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천 포기라고 정의하고 무책임한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건 약속을 파기한 데 따른 비난을 모면하려는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 후보이기 전에 한 사람의 춘천 시민으로서, 그동안 춘천시와 춘천시의회에서 자주 가봐서 잘 알 것 같다. 춘천시와 춘천시 의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 몇 가지를 짚어 달라.
"춘천시와 춘천시의회 모두 건강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지난해 춘천시장과 춘천시의장 간 권투시합이 전국적인 뉴스거리가 된 적이 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창피한 일이다. 행정부와 시의회는 주민의 삶을 위한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고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그 기능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권투시합이라는 이벤트가 차지했다.

이처럼 건강하지 못한 춘천시와 춘천시의회는 지난 4년 내내 사사건건 대립했다. 춘천시장은 시민의 의견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춘천시의회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무소속 의원 간 이합집산하며 시의회를 정쟁의 장으로 전락시켰다. 춘천시의 지방자치는 여론의 도마에 올라 4년을 보냈다. 주민의 행복은 뒷전으로 밀리고 그 자리에 정당의 이해가 대신한 것이다. 춘천시와 춘천시의회의 행태는 정당이 지배하는 지역정치의 단면을 여과 없이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정당에 가입하지 않고 주민만을 위해 일하겠다"

- 6·4지방선거에서 춘천시의원 선거 출마를 결정했다. 지역정치독립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시의원에 당선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우리의 삶은 더 안전하고 풍요로워야 한다. 춘천시의원은 주민을 대신해 그 지역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책임감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일들을 하고자 한다.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확인하고 행정을 감시하겠다. 지역 주민들의 이익이나 희망사항을 종합해 건의하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해결을 요청하겠다. 주민들의 목소리가 춘천시에 전달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

내 주요 공약은 '다시, 가족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즐거운 하루 웃음 넘치는 가정을 만들고, 농업인과 도시민이 함께 어울리는 농촌관광을 활성화하고, 주민의 의견을 존중하는 행정을 위한 머슴이 되겠다는 것이다. 지역정치는 중앙정치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하며, 춘천시의원은 시민의 봉사자여야 한다. 이에 지역정치독립연대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고, 앞으로도 정당에 가입하지 않고 주민만을 위해 일할 것을 약속한다."

- 마지막으로, 춘천시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으로서 지역 주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 사람의 미래를 알려거든 그가 살아온 과거를 보라고 했다. 선거공보물이 배달되면, 그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았으면 한다. 정당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지역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일상적인 정치참여와 함께 여성과 청년, 소수자 등의 생활 속 정치활동이 확대돼야 한다.

건강한 지역사회는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춘천시의회는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곳이다. 시민의 관심과 감시, 참여가 없다면 그저 하나의 기관에 불과하다. 시민들이 지역정치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태그:#김진호, #지역정치독립연대,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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