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예체능' 들인 노력과 성적이 비례할 수 있다면 이 예능의 점수는 얼마일까?

▲ '우리 동네 예체능' 들인 노력과 성적이 비례할 수 있다면 이 예능의 점수는 얼마일까? ⓒ KBS


퀴즈를 내 본다. "모든 사람들이 진지하게 게임에 임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도전이 끝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 때로 눈물이 교차한다. 그들이 경쟁을 위해 엄청나게 흘렸을 땀방울이 보이는 듯하다. 이것은 어떤 프로그램일까?"

이것은 월드컵 중계? 올림픽? 아니면 아시안 게임? 다 틀렸다. 정답은 바로 KBS 화요예능 <우리동네 예체능>이다. 설명만으로는 스포츠 중계와 별 차별화가 되지 않는데, 문제는 재미와 웃음 등의 양념이 덜 들어갔다는 것. 꼭 필요한 것이 부족하다니! '게임 이즈 오버'?

노력과 비례하지 않는 시청률, 안타까워

연예인 팀과 동네 주민들 팀으로 나뉘어 농구, 탁구, 태권도 등의 각종 경기로 긴장감, 재미, 감동을 한꺼번에 뽑아낸다는 전략의 이 프로그램. 관찰예능이 쓰나미처럼 예능판을 덮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동네 예체능>은 청팀 백팀 식의, 비교적 복고풍의 콘텐츠를 자랑하고 있다.

사실 웬만한 사생활 들추기 예능들에 비해, 멤버들이 이 프로그램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거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 가능한 일이다. 비록 프로무대의 선수들은 아니지만, 심상찮은 실력의 동네 주민들을 상대해야 하는 그들의 고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대가와 결실이 풍성하길 바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아니, 꼭 그래야만 할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때로 '거저먹기' 식으로 보이는 예능들-인기 있는 포맷을 그대로 가져다 쓰거나, 남의 사생활을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찍어낸 것에 불과한 경우 등-이 얻고 있는 인기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만일 노력 대비 인기가 비례한다면 <우리동네 예체능>이 얻을 수 있는 반대급부는 지금보다 훨씬 커져야만 한다. 그러나 세상사 계산하거나 예측한대로 딱 맞아 떨어지는 일들이 얼마나 되던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무수한 훈련을 해야 했을 이 예능은 안타깝게도 낮은 시청률로 고전을 하는 중이다. 지난 1일 방송은 시청률 4.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그러한 결과가 나오는 데에는 어떤 이유를 댈 수 있을까? 혹시 '재미없는' 프로그램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은 아닐까? 시쳇말로 드라마든 뭐든 '재미있으면 오르게 되어 있다'는 것이 바로 시청률이라는 것.

<우리동네 예체능>의 분위기를 한번 생각해보라. 멤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훈련에 열심이다.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도전에 실패하고 경쟁에서 지더라도 모두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페어플레이는 기본, 모두 사생결단으로 시합에 임하며, 자세는 마치 국가대표인 냥 진지하다.

그런데 이거 참 난감하다. 분명 다들 열심히 하는데 웃음거리를 찾아내기가 어렵다. 예능으로서의 매력, 당연히 떨어진다. 바로 이것이 현재 <우리동네 예체능>의 현주소다.

열심이지만 성적 안 나오는 딜레마, 간극 줄이려는 노력 기울여야

'우리 동네 예체능' 태권도에 이어 축구 경기가 펼쳐지는데, 새로운 멤버로 정형돈이 합류할 예정이다.

▲ '우리 동네 예체능' 태권도에 이어 축구 경기가 펼쳐지는데, 새로운 멤버로 정형돈이 합류할 예정이다. ⓒ KBS


흔히 스포츠를 '총성 없는 전쟁', '각본 없는 드라마'라 일컫는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꾸며내기 힘들어 보인다는 면에서 그와 일맥상통한다. 이 예능의 문제는 '각본'도 없어 보이지만, '드라마'도 없다는 점이다. 정석에서 예외적인 상황이 불거져야 하는데(물론 인위적이지 않은), 현재는 바른 생활 식의 모범적 상황만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

주제가 '스포츠'라는 것도 불리한 점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각종 미디어, 인터넷 등의 발달로 국·내외의 스포츠 관련 고급 콘텐츠들이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아마추어들의 경연에 환호할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선호하는 유명인들이 나올 때의 극소수의 상황을 제외한다면, 한마디로 신기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다는 얘기다.

지금 <우리동네 예체능>은 마치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안타깝게도 성적은 예상만큼 나오지 않는 학생들 같다. 이것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 무엇이 있을까? 일단은 부진의 원인을 알아야 할 것이고, 공부 방식 등에서의 방향 전환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이 모두는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전제로 한다.

출연자들은 사생결단으로 결전에 임하지만, 시청자들은 밍숭맹숭한 상황, <우리동네 예체능>은 딜레마에 놓여 있다. 그런데 마침 새로이 시작되는 축구 편에 정형돈이 합류한단다. 그것은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열심히 달리는 이들에게 휘두르는 채찍질은 온당한 것일까? 그러나 어쩌랴. '요령을 가져라'라는 훈수를 두는 수밖에는. 열심히 하는 것과 인정을 받는 것이 별개라는 것이 때로 아이러니하지만, 그 간극을 점차 줄여가는 <우리동네 예체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왜냐면, 게임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우리동네 예체능 강호동 정형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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