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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뜨는 로맨스 드라마 속 그들에게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재벌 2세와 가난하고 보잘 것 없지만 심성이 착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만나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에 골인한다는 단순한 내용은 이제 남부끄러운 스토리가 되었을 정도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대중적 사랑을 받고 있는 로맨스 드라마 속 인물들의 공통점을 짚어 봤다.

전문직 여성이 '대세'...그런데 당차기만 한 게 아니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장혜성(이보영 분)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장혜성(이보영 분) ⓒ DRM미디어


최근의 로맨스 드라마에선 보다 이색적인 직업을 가진 여자 주인공들이 대거 등장했다.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속 천송이(전지현 분)는 톱스타였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의 장혜성(이보영 분)은 국선 변호사였다. 최근 폭발적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는 JTBC <밀회>의 오혜원(김희애 분)은 예술재단 기획실장이라는 '폼 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남성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던, 지고지순하고 가녀린 여자 주인공상에서도 벗어났다. '혼자서도 잘해요'를 표방하는 이들은 억지스러울 만큼 남자 주인공의 배려를 거부하는데, 그 과한 거부가 오히려 남자 주인공의 보호본능을 자극하여 남몰래 여자 주인공을 조력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러한 설정은 여자 주인공의 자존감을 지키면서 남자 주인공의 성취감도 충족시켜주는 일석이조의 극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소탈함도 매력이다. 이슬만 먹고 살 것만 같았던 여자 주인공들 대신, 늦은 저녁 양푼에 비빔밥을 비벼 먹는가 하면(<너목들>) 첫 눈이 올 때는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어야 한다며 술을 조르기도 한다(<별그대>). 때론 우아한 외모와 다르게 소탈함을 넘어 지저분하기까지 한 모습으로 코믹함과 인간미를 더한다. 이들의 '소탈함'을 지적하기보다 손수 뒷수습에 나서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은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놀이공원을 통째로 빌려서 데이트하는 것보다 더 로맨틱하게 다가온다.

남자 주인공, 천재이거나 초능력을 가졌거나 외계인이거나

 SBS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김수현 분)

SBS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김수현 분) ⓒ HB엔터테인먼트


남자 주인공들도 조금은 달라졌다. SBS <주군의 태양>의 주중원(소지섭 분)은 귀신을 볼 수 있는 여자 주인공 태공실(공효진 분)의 '방공호'였다. 귀신을 보는 태공실의 능력을 사라지게 하는 또 다른 차원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목들>의 박수하(이종석 분)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이 있었다. <별그대>의 도민준(김수현 분)은 아예 외계인이다. 이런 설정은 판타지 소설이나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특별함은 로맨스 드라마 속에서 최고의 로맨틱한 상황을 연출해 내는 장치로 사용된다. <별그대> 속 도민준의 초능력은 '공중부양 키스' '시간정지 키스' 등 다양한 명장면을 만들어 냈다. <밀회>에서 천재적인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 분)는 그 능력으로 운명처럼 오혜원과 영혼을 함께하는 듯한 신들린 연주 장면을 선보였다.

'질투의 화신' '악녀'는 없다...사랑스럽기까지 한 그들

 로맨스 드라마 속 전형적인 '악녀'의 모습을 벗어난 여성 캐릭터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SBS <주군의 태양>의 태이령(김유리 분), <별에서 온 그대>의 유세미(유인나 분),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서도연(이다희 분).

로맨스 드라마 속 전형적인 '악녀'의 모습을 벗어난 여성 캐릭터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SBS <주군의 태양>의 태이령(김유리 분), <별에서 온 그대>의 유세미(유인나 분),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서도연(이다희 분). ⓒ SBS


질투에 눈이 멀어 만행을 저지르는, 여자 주인공들을 응원하는 이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었던 악녀 캐릭터는 최근의 로맨스 드라마 속에서는 없어졌다. 그 자리에 여자 주인공만큼의 공감과 사랑을 받는 여성들이 나타났다.

<주군의 태양>의 태이령(김유리 분)은 강우(서인국 분)가 바라보는 태공실을 질투하기보단 강우 곁에서 그를 위로하며 결국 강우의 마음을 얻는다. <너목들>의 서도연(이다희 분)은 차갑고 이성적이지만 과거의 잘못을 적극적으로 극복해 가려는 모습으로, 주인공과 대비되는 '적'에서 주인공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함께 성장해 가는 긍정적인 캐릭터로 표현됐다. <별그대>의 유세미(유인나 분) 또한 배신의 아이콘을 넘어서 여자 주인공과 미운 정 고운 정을 나누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밀회 너의 목소리가 들려 별에서 온 그대 주군의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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