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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초미세먼지가 가장 짙었던 지난달 25일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86㎍/㎥까지 치솟았다. 며칠간 계속된 초미세먼지 주의보로 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초미세먼지 대응과 시민건강 보호'를 주제로 지난 12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은 "편서풍을 타고 오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전체의 30~50%(초미세먼지 49%) 가량 되지만 서울 자체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도 27%(초미세먼지 21%) 가량 된다"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뿐 아니라 우리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동차 매연가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NOx)이 초미세먼지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자가용 사용 자제나 대중교통 이용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 2024년 18㎍/㎥ 목표

서울시 김용복 기후변화정책관은 우리나라 자동차 배출허용기준이 미국의 2.7배 정도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김용복 기후변화정책관은 우리나라 자동차 배출허용기준이 미국의 2.7배 정도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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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기후환경본부는 이 자리에서 초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시의 대기질 개선책을 발표했다. 서울시 김용복 기후변화정책관은 "앞으로 초미세먼지(PM2.5) 대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질소산화물 저감대책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정책관은 "서울시 자체오염원의 경우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것이 35% 가량 된다"며 "연무(煙霧)나 박무(薄霧)가 낀 날은 외부의 영향이 없어도 초미세먼지 수치가 평소보다 2배 가량 올라가는 만큼 자체오염원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베이징보다는 낮지만 뉴욕과 도쿄보다는 1.6~2.1배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오는 2024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18㎍/㎥까지 끌어내리고 서울시민 호흡기질환자 50%(약 24만명) 감축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시는 초미세먼지 예경보 시스템을 도입해 시민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48시간 지속될 경우 초미세먼지 위기관리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비상차량을 제외한 일반 행정용 관용차량을 운행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이어진 전문가 발표에서 세종대 전의찬 자연과학대학과 교수는 "초미세먼지의 서울시 자체 발생요인 중 자동차와 비산먼지가 70%를 차지한다"며 "고농도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 서울시의 내부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의찬 교수는 "현재 서울의 대기질은 WHO 기준(PM10 20㎍/㎥·PM2.5 10㎍/㎥)보다 2.5~3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시에 맞는 맞춤형 개선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그 방법으로 교통수요 관리 강화·무동력 또는 친환경 교통수단 확산·원격감시장치 확대 설치를 통한 자동차 배출가스 단속" 등을 제시했다.

"초미세먼지 10㎍/㎥ 오르면 사망률 1% 증가"

환경운동연합 장재연 공동대표는 평소에 미세먼지 관리에 집중해 기상악화에 따른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 장재연 공동대표는 평소에 미세먼지 관리에 집중해 기상악화에 따른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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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는 직경 2.5㎛ 이하로 미세먼지보다 4배, 머리카락보다 28배나 작은 물질이다. 황산염·질산염 등 이온물질과 금속화학물·탄소화합물로 구성돼 있고 매우 작은 입자이기 때문에 폐의 가장 깊은 곳까지 도달해 호흡기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환경운동연합 장재연 공동대표(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초미세먼지가 10㎍/㎥ 높아질 경우 사망률이 약 1%씩 오른다. 이는 하루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정책이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심혈관계 질환이나 호흡기계 질환을 갖고 있는 시민들에 대한 보건복지정책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과도한 우려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계적으로 보면 1980년대부터 이미 미세먼지가 많았다"며 "30년간 서울시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지난 2002~2012년까지 대기질이 개선되다 10년 만인 2013년에 다시 미세먼지 수치가 증가 추세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상조건이 나쁠 때는 미세먼지 농도가 3배에서 5배까지 오르기도 하는 만큼 평소에 미세먼지 농도 관리에 집중해서 기상조건이 악화됐을 때도 오염도가 어느 정도 이상 넘어서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가 쉬면 도시가 숨을 쉰다"

세종대 전의찬 교수는 미세먼지가 중국의 영향도 있지만 서울 자체 배출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세종대 전의찬 교수는 미세먼지가 중국의 영향도 있지만 서울 자체 배출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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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토론에서 안양대 구윤서 환경에너지공학과교수는 상세 예보시스템이나 수도권 단위 교통수요정책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서울시가 초미세먼지 경보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환경부가 시행하는 예보는 수도권역을 하나로 미세먼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공간적 해상도가 3㎞이기 때문에 서울시의 지형과 배출특성을 반영한 상세 예보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주요 대도시에서는 대기질 현상을 이해하고 시민 건강 보호를 위해서 자체적으로 초미세먼지 예보를 시행하고 있다"며 "서울시도 이 같은 상세 예보시스템을 도입해 시민 건강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서울환경연합에서는 내부오염요인을 줄이기 위해 평소 자동차 습관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서울환경연합 이세걸 사무처장은 "자동차가 쉬면 도시가 숨을 쉰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자동차 공회전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자동차 공회전 시간은 휘발유 차량 3분, 경유 차량 5분으로 돼 있다. 반면 핀란드의 경우 무조건 공회전 시간을 2분(단 -15℃ 이하의 기온에서는 4분으로 허용)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공회전 시간을 더 짧게 줄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나홀로 차량줄이기', '나무 심기', '겨울철 실내 난방온도 낮추기'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이 자리에서 제시된 내용은 서울시 '대기질 개선 대책' 수립에 적극 반영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서울시 초미세먼지 대응 토론회, #미세먼지, #중국발 스모그, #서울 자체 오염물질, #질소산화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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