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 역의 배우 김향기가 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 역의 배우 김향기가 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가장 관객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가 있다면 바로 천지(김향기 분)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천지는 자신을 홀로 어렵게 키우는 엄마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의젓하지만, 학교에서 그저 친구를 필요로 했던 평범한 중학생 소녀였다. 하지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단 한사람을 만나지 못 한 천지는 그렇게 아스라하게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끊는다.

천지를 연기하는 배우 김향기는 2000년생, 올해 15살이다. 2006년 영화 <마음이>로 데뷔, 깜찍하고 귀여운 외모를 자랑했던 그녀는 어느새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내공을 쌓았다. <우아한 거짓말>에서는 대사도 많지 않지만 풍부한 감성연기를 펼치며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선보인다. 김향기가 전하는 감성으로 <우아한 거짓말>은 더욱 빛난다.

"원래 친했던 김유정, 날 괴롭히는 역이라 묘했어요"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 역의 배우 김향기가 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는 겉으로 표현하는 게 많이 없어요. 시나리오에는 대사로 표현하기보다는 '멍하니 생각하고 앉아 있다'라는 지문이 많았어요. 그것만 보면, 이 사람이 겉으로 표현 안 하니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 이정민


- <우아한 거짓말>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어땠어요?
"처음 읽었을 때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느껴지는 게 많았던 작품이었어요.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면 한 번쯤은 꼭 봐야하는 작품이에요."

- 천지는 어떤 인물인 것 같아요?
"화연(김유정 분)이 교묘하게 괴롭히는 천지는 겉으로 표현을 잘 안 해요. 그렇다고 말을 아예 안 하거나 어두운 아이는 아니고, 집에서는 언니나 엄마한테 애교도 부릴 줄 알고 웃기도 하는 평범한 아이. 다만, 속으로 많이 담아 두고 혼자 생각을 많이 하고, 나의 말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을 신경 쓰이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는 아이라서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 천지를 괴롭혔던 화연 역을 맡았던 김유정과 친분이 있었나요?
"옛날부터 알던 언니예요. 항상 친했고. 극 중 화연이랑 천지의 관계는 좋지 않아서 촬영 들어가면 묘한 기운이 있었지만, '커트'하면 유정 언니도 금방금방 바뀌는 성격이라서 촬영장에서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과자도 나누어 먹으면서 잘 지냈어요.(웃음)"

- 참 해맑고 속이 깊은 천지이지만, 계속되는 '은따'도 그렇고, 마지막에는 믿었던 친구의 마음마저 우정을 가장한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천지는 겉으로 표현하는 게 많이 없어요. 시나리오에는 대사로 표현하기보다는 '멍하니 생각하고 앉아 있다'라는 지문이 많았어요. 그것만 보면, 이 사람이 겉으로 표현 안 하니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시나리오 보고 어려운 게 있으면 책(김려령 작가의 원작소설)을 옆에 두고 읽으면서 도움을 받았죠."

"학교에선 평범한 학생...연예인으로 대하지 않아 고맙죠"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 역의 배우 김향기가 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학교 가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있어요. 웬만하면 출석이라도 하고 친구들이랑 선생님 얼굴이라도 보고 일하러 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친구들한테 고마운 게, 절 보고 '연예인이다!' 그러지 않아요. 어릴 때부터 봐와서 보통 친구라고 생각해주죠." ⓒ 이정민


- 실제 학교에서 이런 왕따 문제가 있는지?
"제가 사는 동네가 작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아이들이 그대로 중학교에 올라와서 저희 학년에서는 그런 경우가 없어요. 근데 TV를 보면 심각한 거 같아요. 평소에 TV로 (학교폭력 문제를) 볼 때는 정말 간단하게 생각하고 말았는데, 이번에 연기를 하고 나서는 '막상 그런 상황이 되면 저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더라고요."

- 실제 천지처럼 목숨을 끊는 사례가 이해가 된다는 건가요?
"영화 속에서 만지(고아성 분) 언니 대사 중에서 '다 그렇게 이야기 한다. 그거 가지고 죽냐고. 근데 어린 아이가 그걸 어디에 이야기 하겠냐'는 대사가 있었어요. 털어 놓을 한 사람도 없다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 실제 친구 관계는 어때요?
"학교 가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있어요. 웬만하면 출석이라도 하고 친구들이랑 선생님 얼굴이라도 보고 일하러 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친구들한테 고마운 게, 절 보고 '연예인이다!' 그러지 않아요. 어릴 때부터 봐와서 보통 친구라고 생각해주죠. 학교에서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즐겁게 웃고 잘 어울리는 평범한 아이입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 역의 배우 김향기가 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보고 울었어요. 천지가 죽고 나서 소중한 사람을 잃은 가족들의 감정들이 너무 슬펐고, 마지막에 만지 언니가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꿈꾸는 장면에서 '괜찮아 다 끝났어'라고 말했을 때도 또 많이 슬펐어요." ⓒ 이정민


- 천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을 괴롭혔던 화연까지 용서하고 가잖아요. 왜 그랬을까요. 용서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화연이랑 천지가 예전부터 친구였잖아요. 예전에는 진심으로 좋을 때도 있었고. 그래서 천지가 화연이의 상황을 잘 알 것 같아요. 알고 보면 화연도 외로운 아이라는 것을요. 사랑도 많이 못 받은 아이라는 것을 아니까, 이해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화연을 미워했지만 이해해주고 싶었던 거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다시 그러지 말라고 용서를 해주고 떠난 거 같아요."

-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죽음을) 선택하려고 하는 천지의 모습. 제일 첫 장면인데요. 아무래도 복잡했던 천지의 감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핸드폰이 울리는데 목도리를 집는 장면은 정말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내가 뭘 하는 건지, 뭘 선택하는 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복잡했던 생각을 가지고 임했던 장면이라서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그 장면에서 저도 좀 많이 복잡했던 거 같아요."

- 막상 영화를 보고 어땠어요?
"영화 보고 울었어요. 천지가 죽고 나서 소중한 사람을 잃은 가족들의 감정들이 너무 슬펐고, 마지막에 만지 언니가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꿈꾸는 장면에서 '괜찮아 다 끝났어'라고 말했을 때도 또 많이 슬펐어요."

"촬영장에 서 있으면, 정말 그 아이가 되는 것 같아요"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 역의 배우 김향기가 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연기할 때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에요. 맡은 역할에 집중을 많이 해서 진실 되게 연기하려고 해요. 그런 저를 통해서 작품을 보는 분들도 같이 웃고, 같이 슬프고,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이정민


- <우아한 거짓말>에서 보여준 천지의 감성을 잘 소화한 것 같아요. 김희애씨도 김향기양의 현장에서의 몰입도를 칭찬했었고.
"작품을 받으면 처음에 그냥 읽어 보고, 다시 또 읽을 때는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읽어요. 노력이 많이 필요한 직업 같아요. 역할에 필요한 것도 많이 찾아보고 많이 생각해봐요. 그러다 막상 촬영장에서 배우들과 마주 서 있으면 정말 그 아이가 되는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촬영을 시작하면 그 상황에 더 몰입이 잘 돼요."

- 엄마 역할로 출연한 김희애씨는 어땠나요?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배우들이었어요. 기대도 됐고 긴장도 됐어요. 김희애 선배님은 성격이 되게 털털하셨어요. 외모는 우아한데 성격은 털털하고, 그런 점이 더 멋있는 것 같아요. 촬영할 때도 긴장하지 않게 편안하게 잘 이끌어주시고 너무 좋았어요."

- 앞으로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나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연기할 때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에요. 맡은 역할에 집중을 많이 해서 진실 되게 연기하려고 해요. 그런 저를 통해서 작품을 보는 분들도 같이 웃고, 같이 슬프고,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향기 우아한 거짓말 김희애 김유정 고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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