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의 언니 만지 역의 배우 고아성이 3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실제, 만지랑 비교를 하자면 만지처럼 쿨하지는 못 하고 무뚝뚝하지도 않고 그래요. 딱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편안하고 많이 잘 웃기도 하고 그래요"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배우 고아성(22)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바로 <괴물>. 당시 아역배우임에도 영화적 긴장감을 쫀득하게 살려내며 재미는 물론 배우로서의 존재감도 확실히 각인시켰다. 또한 영화 <설국열차>에 송강호의 딸로 출연할 당시에도, 똘똘한 것 같은 이미지를 넘어 자유분방하고 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주었다.

고아성의 연기 경력은 어느덧 10년째. 최근 고아성의 작품을 본 관객들은 아역배우로 데뷔한 어린시절 고아성의 이미지를 모를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2004년 KBS 2TV 어린이 드라마 <울라불라 블루짱>으로 데뷔했다.

"당시 어린이 드라마가 인기가 많았을 때였는데 제 이미지만 보고 <울라불라 블루짱> 주인공으로 캐스팅됐어요. 느낌만 보고 얼굴만 보고, 당시 반대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운 좋게 캐스팅됐고 현장에서 연기를 하며 연기를 배웠죠. 그런 탓에 홀로 배역 분석과 연기를 고민을 하는 편이에요.

지금도 제 스스로 배역 분석을 하거나 감독님과 의견을 나누지, 다른 배우들처럼 연기 선생님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작품을 할 때 언제나 감독님이랑 친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가리지 않고 많이 물어 보고요. 연기 학원을 다닌 적도 없고, 그게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정석대로 배운 적이 없어요. 현장에서 주로 배우기 때문에 매 순간 다르게 고민하고 다르게 작업을 하는데 저는 그게 더 편한 것 같아요. 혼자 고민하는 게..."

"영화 찍고 가족에게 더 잘해야 겠다는 걸 깨달았어요"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의 언니 만지 역의 배우 고아성이 3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실제 저는 만지처럼 쿨하지는 못해요. 무뚝뚝하지도 않고요. 딱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편안하고 잘 웃기도 하고 그래요. 영화를 찍을 때는 정말 만지 같았어요. 저도 좀 쿨해지려고 하는 편이긴 해요." ⓒ 이정민


고아성이 출연한 신작 <우아한 거짓말>은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살 소녀 천지(김향기 분)가 숨겨 놓은 비밀을 찾아 가는 엄마 현숙(김희애 분)과 언니 만지(고아성 분), 그리고 친구 화연(김유정 분)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에서 고아성은 너무나 쿨하고 오히려 너무 개인주의적이라서 주변 일에는 완전히 무관심한 시크한 만지 역할을 맡았다. 가족 간에도 살가운 말은 잘 건네지 않는 인물이다.

"만지라는 인물은 현명하고 거침 없어요. 한마디로 쿨한 성격이지요. 사실 만지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그게 다예요. 무뚝뚝하고 시크하고... 근데 정말 중요한 것은 만지 자체가 아니라 만지가 처한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런 상황으로 인해서 만지가 겪는 감정의 변화들.

처음에는 얼떨떨하게 '천지가 왜 그랬을까' 그러다가, 다음에는 천지가 말 못 할 사연이 있다는 것을 서서히 알아 가면서 답답해하고 숨이 끝까지 차오르게 돼죠. 마지막에는 비밀을 알고 있는 화연을 만나고요. 그런 감정의 흐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만지는 동생인 천지가 아무런 예고 없이 목숨을 끊었다는 것을 알고, 후에 동생의 친구들을 한 명씩 만나면서 동생에게 감당하지 못할 슬픔과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동생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 하고 퉁명스럽게 대했던 시간들을 반성하면서도 이제는 단 둘이 남은 엄마와의 내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런 감정선을 고아성은 정말 똑 부러지게 연기해냈다.

"실제 저는 만지처럼 쿨하지는 못해요. 무뚝뚝하지도 않고요. 딱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편안하고 잘 웃기도 하고 그래요. 영화를 찍을 때는 정말 만지 같았어요. 저도 좀 쿨해지려고 하는 편이긴 해요. 설린중학교와 중경고등학교를 나왔는데, 친구들과는 두루두루 잘 지내는 편이고요.

만지를 연기할 때 크게 와 닿은 게, 가족한테 평소에 잘 하자는 거였어요. 그걸 개인적으로도 크게 깨달은 것 같아요. 사실 가족들에게는 만지처럼 무뚝뚝했거든요. 크게 관심을 갖지도 않았고. 근데 지난해 여름에 <우아한 거짓말>을 찍고 나서 더 가족들에게 잘하려고 하고 있어요.

만지는 영화 속에서 엄마한테 틱틱거리기도 하고 하는데 저는 엄마가 정말 친구 같고 되게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제가 성인이 되면서 더 엄마한테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어떤 의미에서 애잔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요. 엄마한테 더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너무 어릴 때부터 연기...다른 직업 생각해본 적 없어요"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의 언니 만지 역의 배우 고아성이 3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실제 제가 봐도 향기가 저 어릴 때와 닮은 것 같아요. 아빠랑 <여왕의 교실>을 본 적이 있는데, 향기랑 제 옆모습이 닮아서, '사실 아빠가 숨겨둔 동생이 있다'고 장난도 치셨어요.(웃음)" ⓒ 이정민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고아성은 김희애, 김향기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희애는 엄마로, 김향기는 동생으로. 특히 김향기와는 고아성의 아역 시절과 똑 닮은 얼굴로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희애 선배님은 젊은 저보다도 에너지가 너무 넘치는 분이세요. 스태프들을 격려하기 위해 '으쌰으쌰' 해주시고 힘을 북돋아 주시고요. 현장에서 김희애 선배님이랑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요, 앞으로 제가 어떤 촬영을 해도 김희애 선배님이 현장에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선배님이 계신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앞으로 극 중 엄마랑 딸이 아닌 관계로 다시 만나고 싶어요.

향기랑은 함께 나오는 장면이 얼마 없었는데, 촬영할 때마다 향기 생각을 하며 만지 역할에 더 몰입했어요. 많이 못 만난 상태에서 촬영을 했지만, 향기를 볼 때마다 늘 너무 해맑게 웃어줘서 그게 인상에 크게 박혔는데 그 웃는 모습이 떠오르면 촬영할 때 마음이 정말 힘들더라고요.

'내가 원래 동생이 있었고 그 동생이 지금은 없다'는 착각도 들 때가 있었어요. '향기는 내 동생이었다'는 꿈을 꾸기도 하고요. 실제 제가 봐도 향기가 저 어릴 때와 닮은 것 같아요. 아빠랑 <여왕의 교실>을 본 적이 있는데, 향기랑 제 옆모습이 닮아서, '사실 아빠가 숨겨둔 동생이 있다'고 장난도 치셨어요.(웃음)"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의 언니 만지 역의 배우 고아성이 3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했기에 배우가 아닌 다른 직업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일이 제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요. 그래서 일 외에 제 개인적인 생활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이정민


이번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이는 <완득이>를 연출한 이한 감독. 고아성은 이한 감독에 대해 "오픈마인드로 배우들의 어떤 의견이든 다 잘 받아들여주고 같이 깊게 고민을 해준다"고 전했다.

"감독님이 만지 캐릭터를 위해서 영화 <남색대문>을 보라고 추천해주셨어요. 대만의 계륜미의 데뷔작이죠. 어린 소녀가 성적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이야기인데 계륜미는 너무 예쁘더라고요. <남색대문>에서 계륜미가 어떤 장면이건 어떤 대사를 하건 굉장히 혼란스러워 보이는 모습이 있거든요. 즐거울 때도 마음속에 굉장한 혼돈이 있는 거 같은, 그런 부분을 많이 참고 했어요."

데뷔한지 10년차가 된 고아성.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지에 대한 질문에 "상상이 잘 안 된다"고 전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했기에 배우가 아닌 다른 직업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일이 제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요. 일이 잘 안 될 때면 집 앞의 약국 할머니한테도 부끄럽고요. 그래서 일 외에 제 개인적인 생활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의 소중한 친구, 극소수의 지인들 그리고 언제나 저 자신한테 솔직해지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저는 선택받는 입장이라서 연기자로서 일을 오래하고 싶어요. 그게 제일 행복할 것 같아요."


고아성의 오마이프렌드
<괴물><설국열차> 함께 한 배우 '송강호'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의 언니 만지 역의 배우 고아성이 3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의 언니 만지 역의 배우 고아성이 3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고아성은 또래의 단짝 친구들 외에 연예인들 중에서 친분이 있는 배우로 '송강호'를 꼽았다.

"친구라고 하면 간단한 의미는 아니고 오래 되어야 하고 정말 되게 편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저한테는 송강호 아저씨가 그래요.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선배님으로 정말 배울 점이 많아요. 뭐라 해야 할까... 되게 인간적인 면에서 훌륭하세요. 자신의 감정에 굉장히 솔직하시고요. 그게 최고 매력인 것 같아요.

배우 일을 하다보면 '우아한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되잖아요.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도 하고. 화가 나는데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는데, 송강호 선배님은 굉장히 모두에게 다 솔직한 편이에요. 그 점이 굉장히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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