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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초등돌봄강사들이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갖고 경북교육청에 들어가려고 하자 교육청은 각목과 책상 등으로 출입문을 봉쇄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학교비정규직 초등돌봄강사들이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갖고 경북교육청에 들어가려고 하자 교육청은 각목과 책상 등으로 출입문을 봉쇄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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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교육청이 학교장과 이미 계약을 끝낸 초등돌봄교사들에 대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막기 위해 주 15시간 미만으로 다시 계약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공공운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 경북지부 소속 초등돌봄전담사들은 지난 27일 오후 경부교육청을 찾아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계약을 강요하는 지침을 철회하고 무기계약을 보장하라며 면담을 벌이다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미 학교장과 계약을 한 상태에서 교육청이 지침을 내리자 계약을 파기하고 초단시간 재계약을 요구받았다"면서 "교육청이 근로조건을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비정규직을 늘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김연주 전회련 경북지부 조직부장은 "경북도교육청 산하 초등돌봄교실에 근무하는 돌봄강사들은 지난해 주 15시간 미만 근무로 무기계약 전환에서 제외된 인원이 170여 명에서 340여 명으로 두 배나 증가했다"며 "정부에서 돌봄 정책을 확대강화하고 높은 학부모 만족도로 인해 타 시도에서는 처우개선과 고용보장에 나서는 반면 경북은 고용불안과 무기계약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북 칠곡군의 한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아무개씨는 "교육청은 교장 재량으로 계약하도록 지침을 내려보냈다"며 "하지만 어제(27일) 재계약을 하려고 했더니 교장이 15시간 이상 계약하려면 교육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해 어쩔 수 없다고 말을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포항의 한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로 근무하는 정아무개씨도 "2012년에는 주 30시간 근무하고 4대 보험도 들어주었다"면서 "지난해에는 15시간 미만으로 계약해야 한다고 해서 이중계약서를 쓰고 근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에는 주 20시간 근무를 약속하고 계약서를 쓰기로 했으나 교육청의 반대로 게약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초등돌봄 전담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기 위해 15시간 미만의 초단기 계약뿐만 아니라 시간쪼개기, 요일쪼개기, 이중계약 등의 편법적인 계약형태가 일선 학교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교육청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지만 무기계약 인원을 현재인원으로 동결한다는 방침과 예산부족으로 더 이상 장기간 계약을 할 수 없다는 입장만 들어야 했다. 결국 10여 명은 이날 밤부터 고용개선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교육청은 이들의 퇴거를 요구하며 이날 3차에 걸쳐 퇴거할 것을 명령하고 이튿날인 28일 오전에도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며 퇴거하지 않을 시에는 고발하겠다며 4차 퇴거요구서를 보냈다. 급기야 이날 오전 10시쯤 여직원들을 동원해 교육정책국장실에서 복도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돌봄전담사 한 명이 머리를 다쳐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경북지역 학교비정규직 초등돌봄강사들이 편법계약 중단과 무기계약을 촉구하며 지난 27일 면담을 벌이다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실에서 농성에 들어가자 4차례에 걸쳐 퇴거명령서를 붙이고 퇴거하지 않을시에는 겨알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경북지역 학교비정규직 초등돌봄강사들이 편법계약 중단과 무기계약을 촉구하며 지난 27일 면담을 벌이다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실에서 농성에 들어가자 4차례에 걸쳐 퇴거명령서를 붙이고 퇴거하지 않을시에는 겨알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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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초등돌봄강사들이 그누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경북교육청에서 27일 오후부터 농성을 벌이자 교육청은 28일 오전 10시쯤 여직원들을 동원해 이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학교비정규직 초등돌봄강사들이 그누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경북교육청에서 27일 오후부터 농성을 벌이자 교육청은 28일 오전 10시쯤 여직원들을 동원해 이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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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농성 소식을 들은 노동단체와 학교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경북교육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초등돌봄 전담사의 편법계약 중단과 고용안정, 무기계약 촉구를 요구했다.

학교비정규직 경북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북교육청은 초등돌봄 전담사의 고용안정과 관련한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학교에 일일히 전화 확인을 하며 돌봄강사 계약에 15시간 이상 계약하지 말 것을 지시하며 무기계약 전환 원천 차단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이들은 "15시간 이상 계약을 요구하는 돌봄강사에게 '(예산 삭감으로 근로계약서를 쓰던 근로자에서 봉사직으로 전환된) 방과후 코디 못봤느냐, 다음은 돌봄강사 차례'라며 고용 위협 발언을 서슴지 않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경북 포항의 한 초등학교 돌봄강사의 이중계약서. 이 학교는 경북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지난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기 위해 이중게약서를 작성해 근무하도록 했다.
 경북 포항의 한 초등학교 돌봄강사의 이중계약서. 이 학교는 경북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지난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기 위해 이중게약서를 작성해 근무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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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인원에 대해서 현원을 유지하라고 한 것이지 15시간 미만으로 계약을 요구한 적이 없다"면서 "학교 재정 여건에 따라 강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학교 운영비에서 인건비가 과다할 경우 운영부실로 인해 감사원 지적을 받는다"며 "학생수가 감소함에 따라 소규모하교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과후학교 예산 등 많은 소요예산이 필요한 데 이런 걸 제외하고 초등돌봄 전담사 예산만 늘릴 수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까지 교육청에서 농성을 벌인 돌봄전담사들은 교육청과 다시 협의를 갖고 일부 초등학교 돌봄전담사에 대해 무기계약직 전환을 합의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일부 학교의 초등돌봄강사는 자격증이 없는 상태에서 2013년에 초단기 계약을 했기 때문에 무기계약 대상이 안 되고, 방학중 실업급여를 받은 돌봄강사도 무기계약직 대상이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돌봄강사들은 이들 모두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합의하기 전까지는 농성을 풀지 않겠다며 교육청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이다. 학교비정규직 경북지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촛불집회를 갖고 무기계약직 전환을 촉구했다.


태그:#초등돌봄강사, #학교비정규직, #경북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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