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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개혁 성향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혁신모임 '더 좋은 미래' 책임간사를 맡은 김기식 의원은 "강력한 보수의 정치체제에서 민주당은 진보와 중도, 합리적 우파까지 다 긁어모아야 집권이 가능하다"며 "낡은 계파구도가 아니라 노선에 따라 의견그룹이 각축하면서 역동성 있는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개혁 성향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혁신모임 '더 좋은 미래' 책임간사를 맡은 김기식 의원은 "강력한 보수의 정치체제에서 민주당은 진보와 중도, 합리적 우파까지 다 긁어모아야 집권이 가능하다"며 "낡은 계파구도가 아니라 노선에 따라 의견그룹이 각축하면서 역동성 있는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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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계파정치."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현재 민주당의 정치를 이렇게 정의했다. 당의 대표나 대선후보를 지냈던 인물들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되고, 그 계파들끼리 권력을 주고 받는 식의 정치가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다. 대다수 언론에서는 민주당의 계파를 크게 친노(친노무현)과 비노로 나누는 것을 넘어 김한길계, 문재인계, 정세균계, 손학규계, 박지원계 등 인물중심의 계파로까지 분류하고 있고 있으며, 이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중진계파정치'를 청산하고 민주당의 변화를 모색하는 혁신그룹 '더 좋은 미래'(이하 미래)를 결성했다. 여기에는 우원식, 우상호, 이인영 등 486 정치인으로 불리는 민주당내 개혁적 성향의 재선의원들과 김기식, 은수미, 이학영, 남윤인순 등 사회운동 출신의 초선의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그동안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대응과 '을지로위원회'로 대표되는 민주당의 민생행보에 앞장서 왔다. 계파적 색채는 분명하지 않지만 소위 '강경파'로 불렸던 인물들이 많다.

미래의 책임간사를 맡은 김 의원은 12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당내 의원모임이 아니라 대중적 정치조직으로 발전을 모색하려 한다"라며 "아주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모임을 발전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과거 김 의원은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시절 빅텐트론(연합정당)을 주장한 바 있다. 자유주의 개혁세력과 진보세력 등 일정한 가치를 공유하는 다양한 노선의 세력들이 하나의 정당 안에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주장의 연장선에서 미래는 당 내 개혁적 성향과 진보적 성향의 의원들이 하나의 세력으로 뭉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낡은 계파구도가 아니라 노선에 따라 의견그룹이 각축하면서 역동성 있는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집권을 하려면 진보에 닻을 내리고 중원으로 나아가 전 국민을 대표하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는 가장 적확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정체성을 진보로 분명히 하고, 진보적 가치를 기반으로 집권할 수 있는 국민정당을 표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는 이것을 "새로운 진보적 국민정당"으로 명명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어느 정당이든 지도부와 대립하는 초선의원 그룹이 상당수 존재해 왔다. 기성 정치인들보다 개혁적이고 젊은 의원들로 구성된 초선의원 그룹들은 주로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 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리고 모든 의견그룹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재선, 3선이 되면서 더 큰 권력을 향해 가거나 선거에서 낙선하는 등 신분의 변화로 개혁적성향의 초선모임은 그렇게 길게 유지되지 못했다.

미래는 이러한 기존의 초선 의견그룹과는 어느 정도 다른 모습을 갖췄다. 회원 전체가 참여하는 전원회의를 매주 개최하고, 다수 의결제의 합의구조를 가지고 의사를 결정에 행동통일에 구속력을 부여했다. 연구기금으로 쓰이는 1000만 원의 가입비가 있고 월 20만 원의 회비를 내야 한다.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특정사안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다소 뭉뚱그려진 형태로 모였던 과거와 달리, 모임의 형태가 명확히 보이는 하나의 조직체계를 이룬 것이다.

다음은 김기식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국회의원 신분 바뀌어도 계속 참여"

- 혁신그룹 '더 좋은 미래'(이하 미래)를 발족했다. 초선의원들과 일부 재선 의원들이 함께 모였다. 모임을 구성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시민사회 출신 의원들은 19대 국회에 들어올 때부터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수권정당이 되기 어렵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반대로 현재의 민주당 없이는 정권교체가 안 된다고 판단했다. 결론은 민주당을 바꾸는 것이다. 낡은 계파구도가 아니라 노선에 따라 의견그룹이 각축하면서 역동성 있는 정당으로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국회에 들어오자마자 대선이었고, 이후에는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 대선개입에 대응해야 하는 정치적 흐름이 있었다. 정권과 여당에 맞서는 전선이 형성된 상황에서 미래 같은 혁신모임을 만들기는 적절하지 않아 유보해왔다. 그러다 지난여름부터 초선 의원들끼리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면서 의논을 해왔고 지난해 연말에 모임을 결의했다. 국회에 들어 올 때부터 가졌던 문제의식을 정치적 상황으로 유보하다가 지금 현실화 한 것이다."

- 최근 민주당이 북한인권법이나 '햇볕정책2.0'을 언급하면서 '우클릭'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데 그것이 모임을 구성하는 데 영향을 준 건 아닌가?
"적절한 해석은 아니다. 당의 '우클릭' 논란의 있기 전부에 모임을 만들자는 결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계파정치라는 당의 구조의 문제와는 연관이 있지만, 현재 발생하는 당내 상황에 영향을 받은 건 아니다."

- 민주당에서 초선의원을 중심으로 한 의견그룹이 결성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에 있었던 모임들은 민주당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전과 이번 모임의 차이는 무엇인가?
"단순히 의견 그룹이 아닌 행동그룹으로서 내부규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이전과 큰 차이다. 미래의 의사결정구조는 합의제가 기본이고, 합의가 어려울 경우 다수 의결제를 채택했다. 결정된 사안에는 행동을 통일시키는 구속력이 있다. 과거에는 이런 수준의 결의를 담은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실천활동 프로그램'을 가지고 당 개혁을 위한 사업, 현장 실천 활동, 전문가와 시민사회를 당과 연결하는 네트워크 역할 등에 행동으로 나설 것이다. 나아가 당내 의원모임이 아니라 대중적 정치조직으로 발전을 모색하겠다는 것 또한 분명히 했다. 아주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모임을 발전시킬 생각이다. 가깝게는 오는 2017년 총선에서 다시 당선이 되지 못하더라도 혁신그룹의 멤버로서 계속 참여할 것도 결의했다."

"중진계파정치 청산, 노선과 가치를 놓고 토론해야"

민주당 내 개혁 성향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혁신모임 '더 좋은 미래' 책임간사를 맡은 김기식 의원은 "강력한 보수의 정치체제에서 민주당은 진보와 중도, 합리적 우파까지 다 긁어모아야 집권이 가능하다"며 "낡은 계파구도가 아니라 노선에 따라 의견그룹이 각축하면서 역동성 있는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개혁 성향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혁신모임 '더 좋은 미래' 책임간사를 맡은 김기식 의원은 "강력한 보수의 정치체제에서 민주당은 진보와 중도, 합리적 우파까지 다 긁어모아야 집권이 가능하다"며 "낡은 계파구도가 아니라 노선에 따라 의견그룹이 각축하면서 역동성 있는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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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길 대표가 정치혁신안을 발표한 이후 일부 재선의원을 중심으로 한 혁신모임이 한차례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여기에 미래까지 출범하면서 민주당이 또 다시 갈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다양한 의견을 가진 그룹의 형성을 놓고 분열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주 반민주적인 발상이다. 민주적 정당은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각축하는 게 옳다. 다만 그동안 민주당에서 발생한 충돌과 분열은 노선과 가치와는 무관하게 오로지 당권을 둘러싼 싸움이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건강한 민주적 토론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 미래가 또 다른 계파가 될 수도 있지 않는가?
"계파와 정파의 차이를 뭐라고 정의할 것이냐의 문제다. 현대 정당에서 다양한 정파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정파는 가치와 노선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우리는 민주당의 노선이 일색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강력한 보수의 정치체제에서 민주당은 진보와 중도, 합리적 우파까지 다 긁어모아야 집권이 가능하다. 그 때문에 당내 다양한 가치와 노선을 가진 그룹들이 형성돼야 한다. 그런 정파들이 민주적 토론을 거쳐 당의 주된 흐름을 만들어 내고 국민들에게 역동적인 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계파는 가치와 노선을 공유한 것이 아니라, 당대표나 대선후보였던 권력을 가진 인물을 중심으로 권력과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모인 사람들로 형성된다. 현재 민주당은 과거 당대표와 대선후보들을 중심으로 하는 중진계파정치 시대에 있다. 계파정치 질서 속에서 당권을 주고받는 구도로는 민주당의 미래가 없다. 지금 지도부가 물러나고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대표를 뽑는다고 해도 민주당은 바뀌지 않는다. 권력이 계파에서 다른 계파로 넘어가는 것뿐이다. 우리는 그러한 당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려고 한다."

- 어떤 방법으로 그 구조를 바꿀 수 있는가?
"긴호흡으로 당내 주류적 흐름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당내 세력구도에 따라 당 대표나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후보를 세우는 것에서 탈피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를 수권세력을 만드는 것으로 설정한 이유도 이것이다. 정권교체를 위해 누구를 후보로 할 것이냐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당이 국민들로부터 수권세력으로 인정받은 후, 후보는 그 세력의 대표로 선택 받아야 한다. 수권세력이라는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대표를 바꾸거나 대선후보를 누구로 세운다고 해서 안정적인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

"정치혁신, 제왕적 대통령 견제할 수 있어야"

- 새로운 진보적 국민정당으로 민주당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진보적 국민정당'의 정의가 필요할 것 같다.
"당이 중도로 가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정당이 중도를 표방하면서 좌우를 통합해 집권한 경우는 없다. 영국 노동당의 선거전략가 필립 굴드가 한 말처럼, 집권을 하려면 진보에 닻을 내리고 중원으로 나아가 전 국민을 대표하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는 가장 적확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진보로 분명히 하고, 진보적 가치를 기반으로 집권할 수 있는 국민정당을 표방한 것이다."

- 의원들이 연구소 설립을 목표로 1000만 원씩 출자를 한다고 들었다. 연구소의 역할은 무엇인가?
"의원들이 연구기금을 출연하고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것도 정당사에 처음 있는 실험이다. 수권정당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그것을 직접 생산해 내려고 한다.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한반도평화라는 3대 강령을 당의 정체성으로 확고히 하고 그 내용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다."

- 월 1회 이상 각계인사를 초청해 '미래정치'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오는 20일 첫 번째 토론주제로 '한국 경제권력의 초상-삼성재벌과 노동'을 상정했다. 첫 주제로 삼성을 선정한 이유가 있는가?
"삼성은 한국경제의 명과 암을 동시에 상징한다. 삼성이 놀라운 기업적 성과를 통해 국가에 기여하는 점은 높게 평가한다. 밝은 면에 해당한다. 반대로 삼성은 재벌체제 문제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재벌 구조로 왜곡된 불공정한 시장경제와 노동배제의 상징이기도 하다. 어두운 부분에 해당하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맥락에서 '미래정치'의 첫 주제로 잡았다."

- 토론결과에 따라 '실천활동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인가?
"추상적인 결론이 아닌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도출할 생각이다. 토론 결과에 따라 입법이 필요하다면 바로 추진하고, 당의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면 또 바로 행동에 나설 것이다. 현장 활동이 필요하다고 하면 현장으로 간다. 여기에 실천그룹으로서 우리의 특징이 있는 것이다."

- 당의 정치혁신안이나 지방선거 전략과 같은 현안과 관련해 모임에서 논의를 진행한 것이 있는가?
"당의 정치혁신안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치혁신에 있어 본질의 문제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특권 내려놓기 다 좋다. 의원들이 경조사비 안 받고, 출판기념회 제한하고, 세비삭감하면 정치가 좋아지는 것이냐. 그건 본질이 아니다. 정치개혁의 핵심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어떻게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견제할 것이냐에 있다. 그것은 의회권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의회권력은 더 강화하고 의원 개개인의 특권은 내려놔야 한다. 본질의 문제에 책임있는 답을 내놓지 않고 비본질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동안 보수 언론이 유포시켜온 반정치 담론에 편승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런 문제를 걸고 진정성 있게 나서서 관철시키면 정당정치가 이런 것이라는 국민적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아직 지방선거와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지방선거의 특정상 후보중심의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박원순, 안희정과 같은 현직에 있는 광역단체장들이 후보에 나서고 당이 뒷받침하는 것으로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지금은 안철수 의원의 신당을 잊어야 한다. 민주당 자체혁신이 중요한 것이지 안철수 신당과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 혁신의 과정을 통해 신뢰를 얻은 후에, 국민의 요구와 판단에 따라서 신당과 관계를 풀어야 한다."

*혁신그룹 '더 좋은 미래' 참여 의원
김기식, 김성주, 김승남, 김현미, 남윤인순, 박수현, 박완주, 박홍근, 배재정, 신경민, 우원식, 유은혜, 우상호, 유은혜, 윤관석, 은수미, 이목희, 이인영, 이학영, 진선미, 진성준, 홍익표, 홍종학(이상 22명)


태그:#김기식, #민주당, #혁신, #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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