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최고의 히트상품은 단연 <겨울왕국>이 아닐까 싶다. 이미 국내에서 80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고, 주제곡 'Let it go(렛 잇 고)'는 쟁쟁한 가요들을 제치고 각종 음원 순위도 석권한지 오래다. 여기에 'Let it go'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인기가수들의 동영상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렇다보니 <겨울왕국>의 주인공 캐릭터 엘사, 안나 공주의 목소리를 담당한 배우 이디나 멘젤, 크리스틴 벨 역시 뒤늦게 국내 영화팬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되었다. 비록 '톱스타급' 인기몰이를 하는 인물들은 아니지만, 만만찮은 내공을 지닌 그녀들의 닮은 듯 다른 이야기를 알아보자.

 이디나 멘젤의 음반 'I Stand'

이디나 멘젤의 음반 'I Stand' ⓒ 워너뮤직코리아

엘사, 이디나 멘젤

1971년생.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관심있는 이에게는 친근한 이름이지만 그렇지 않은 상당수 영화팬들에겐 이디나 멘젤은 아직 생소한 인물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까진 영화/TV 분야보단 뮤지컬 분야에서 쌓은 성과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처음 뮤지컬 배우로서 주목을 받게 된 건 1996년 무대에 올려진 <렌트>부터다.  양성애자 모린 역으로 출연한 그녀는 이 작품 하나로 단숨에 토니상 뮤지컬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다.

이후 <아이다>, <헤어> 등에 출연하면서 경력을 다져나간 그녀는 2003년 <위키드>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초록마녀 엘파바로 출연한 그녀는 토니상 뮤지컬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고, 드디어 정상급 뮤지컬 배우로 인정을 받았다. 이와 함께 3장의 정규 음반, 1장의 공연 실황 음반 발매를 통해 가수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디나 멘젤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

이디나 멘젤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 ⓒ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반면 영화 쪽에선 아쉽게도 극장판 <렌트>(2006)을 제외하면 딱히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한 작품을 찾기 어려울 만큼 뮤지컬에서의 성과에 비해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편이다. 디즈니의 히트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2007)에선 주연배우 패트릭 댐시의 약혼녀 역으로 출연하지만, 이디나는 주인공 커플의 사랑을 훼방 놓는 평범한 역할에 머물고 말았다.

이밖에 인기 TV 뮤지컬 시리즈 <글리>에선 고정 배역은 아니었지만 극 중 레이첼의 엄마 역으로 잠깐 등장, 특유의 빼어난 노래 솜씨도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엔 3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특별 공연에 출연했으며, 같은 달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질 신작 뮤지컬 <이프/덴>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크리스틴 벨 (영화 '로마에서 생긴 일')

크리스틴 벨 (영화 '로마에서 생긴 일') ⓒ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안나, 크리스틴 벨


1980년생. 크리스틴 벨은 2004년 제작된 TV 시리즈 <베로니카 마스>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다. 비록 3시즌만에 막을 내리긴 했지만 10대들의 로맨스+추리물이 결합된 독특한 구성이 돋보였던 이 작품을 시작으로 <히어로스>, <가십걸>(내레이션 담당) 등 인기 시리즈를 거치며 배우로서 나름의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방영 중인 시리즈 <하우스 오브 라이즈>에서 주연 돈 치들의 오른팔격 인물이자 묘한 관계를 유지하는 지니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그녀 역시 이디나와 마찬가지로 영화 분야에선 아직 뚜렷한 족적을 남기진 못했다. 19금 로맨틱 코미디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2008)을 제외하면 이렇다한 히트작이 없는 편이다. 조쉬 더하멜과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보여준 주연작 <로마에서 생긴 일>(2010)은 비평/흥행 모두 저조한 성과를 거뒀고 인기가수 쉐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함께 출연한 <버레스크>(2010) 역시 기대엔 미흡했다.  

비록 전문 뮤지컬 배우는 아니지만 그녀는 10대 시절부터 무대 경험을 쌓으며 틈틈히 노래 실력을 뽐낸 바 있다. <베로니카 마스>에선 블론디의 명곡 'One Way Or Another(원 웨이 오어 어나더)'를 깜찍 발랄한 율동과 함께 선보였었고, 2005년 에미상 시상식 무대에선 뮤지컬 <페임>의 동명곡을 멋지게 소화해내기도 했다. 또한 <버레스크>에선 'Long John Blues(롱 존 블루스)'를 부르며 가수 못잖은 가창력을 보여줬다.  

한편 크리스틴 역시 3월 새 영화로 팬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급작스런 종영으로 인해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했던 <베로니카 마스>가 극장판으로 새롭게 제작되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불과 500만 달러 규모의 저예산이지만 제작비를 모두 팬들의 자발적 펀딩만으로 마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 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겨울왕국 이디나 멘젤 크리스틴 벨 안나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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