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한 장면. 장현성의 큰아들 장준우와 타블로의 딸 이하루.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한 장면. 장현성의 큰아들 장준우와 타블로의 딸 이하루. ⓒ KBS


장현성의 큰아들 장준우에게는 남동생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장준우는 추성훈의 딸 추사랑, 타블로의 딸 이하루를 대하는 게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장준우와 함께 놀려고 했지만, 12살 장준우 역시 처음 만나는 여동생들의 존재가 낯설었다. 장준우는 추사랑을 처음 만났을 때, 포스터 촬영장에 갔을 때 등 조금씩 다른 환경에 적응하고 있었다.

형제 없이 자란 추사랑과 이하루는 이것저것 챙겨주고, 같이 놀아주는 장준우가 좋았다. 아직은 어린 8살 장준서가 자기 노는 일에 정신없었다면, 장준우는 동생들을 챙기면서 노는데 익숙했기 때문이다. 추사랑과 이하루는 장준우를 잘 따랐고, 아이들은 그렇게 서로 친해졌다. 장준우와 장준서는 포스터 촬영 이후 다시 이하루를 만났다. 송어낚시를 하기 위해서였다.

송어축제 간 아이들...'슈퍼맨'이야, '짝'이야?

9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장준우와 장준서는 이하루와 파주송어축제에 갔다. 물고기를 좋아하는 이하루와 낚시를 하고 눈썰매를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제작진은 동생을 감싸고 챙기는 장준우와 뭐든지 이기려고 하는 장준서, 그리고 물고기를 단숨에 잡는 장준우와 낚시와는 영 인연이 없는 장준서를 대비해서 보여줬다.

장준서는 상대적으로 철없는 8살 꼬마로, 장준우는 듬직한 12살 오빠로 비춰졌다. 나이가 다르고, 경험한 것이 다르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것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포스터 촬영 현장에서 이미 장준우에게 호감을 표했던 이하루였기에 두 아이를 자꾸 '러브라인'으로 엮은 것이다. 아빠들도 동참했다. 타블로는 괜히 이하루에게 "좋아하는 오빠에게 핫팩을 주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오빠를 꽉 끌어안고, 자기가 아끼는 무언가를 계속 챙겨주려는 자연스러운 모습은 제작진의 편집이라는 틀 안에서 철저히 러브라인으로만 해석됐다. 썰매를 타는 장준우와 장준서는 '남자 1호', '남자 2호'로 칭해졌고, 남녀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SBS <짝>의 한 장면처럼 편집됐다. 제작진은 사람 사이의 호감을 단순히 남녀의 것으로만 가두고 말았다.

과도한 러브라인 앞세우기,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는 '독'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앞서 추사랑이 장준우, 장준서의 집에 찾아왔을 때도 이들을 '삼각관계'로 그렸다. 감정 표현에 서툰 장준서는 추사랑의 관심을 원하지만, 까칠한 남자로 그려졌다. 반면 누구에게나 잘해주는 장준우는 '밀크남'이자 '훈남'으로 표현했다. 남자 형제밖에 없던 아이들이 여동생을 만나고, 혼자 크던 아이가 오빠들을 만난 것으로만 표현해도 충분했을텐데 말이다.     

편집이라는 장치는 제작진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원하는 스토리를 직접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도 찍어놓은 것을 다르게 표현하기야 하겠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미 '악마의 편집'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슈퍼스타K> 시리즈 등을 통해서 편집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이날 방송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제작진이 짜놓은 틀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청자는 제작진의 지나친 개입보다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방송을 원한다. 그리고 그것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주는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그날그날 일어난 일을 따라가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럽고, 더욱 궁금해지는 아이들 아닌가. 제작진의 역할은 최소한의 조리 과정을 통해 재료 본연의 훌륭한 맛을 살리는 것이지, 자극적인 MSG를 첨가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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