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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박물관을 찾은 여수넷통 착한여행단의 모습
 바티칸 박물관을 찾은 여수넷통 착한여행단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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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타락해서 망했다는 것은 성지순례에서 하는 얘깁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것은 바로 납중독 때문이었습니다."

2000년 전 찬란한 인류문명을 남겼던 도시국가 로마에 왔다. 유럽여행 둘째 날 가이드는 로마 멸망의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흥미로운 얘기였다. 로마제국의 멸망에 대한 나름 새로운 해석이었기 때문이다.

천재화가 미켈란젤로를 만나다

바티칸 박물관내에 지구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의 모습
 바티칸 박물관내에 지구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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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화가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을 통해 껍데기밖에 없는 자신의 자화상을 그려 넣어 인간은 껍데기보다 영원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동그라미가 미켈란젤로의 모습이다.
 천재화가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을 통해 껍데기밖에 없는 자신의 자화상을 그려 넣어 인간은 껍데기보다 영원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동그라미가 미켈란젤로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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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바티칸 박물관내 시스티나 성당을 둘러봤다. 교황 율리우스 2세는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에게 성당의 천정화를 그리도록 부탁했다. 그 작품이 바로 '천지창조'다. 천정에 그려진 이 그림은 높이 40m, 너비만 13m가 넘는 거대한 천정화다.

4년 6개월에 걸쳐 그린 이 그림은 그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그 내용은 성경에 나와 있는 태초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면서 인간의 탄생, 아담과 이브, 노아의 방주등 총 12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천재화가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을 통해 껍데기밖에 없는 자신의 자화상을 표현했다. 결국 인간은 껍데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원이 중요함을 500년 전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로마, 베네치아, 피렌체, 밀라노, 나폴리는 각기 다른 독립 국가였다. 오늘날 하나의 이탈리아로 통일된 것은 150여 년이다. 독재자 무솔리니는 1922년 베네치아 대사관을 자신의 집무실로 사용했다. 로마의 황제가 되고자 했던 그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콜로세움을 보려고 서민들이 사는 판잣집을 밀어 버린다.

무솔리니의 등장은 의회정치의 숨통을 끊어놓았다. 무솔리니가 처형되자 시체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로레타 광장에 공개됐다. 사람들은 가로등에 거꾸로 매달린 그의 시신에 돌팔매질을 했고, 시신은 끝내 시궁창에 내팽개쳐졌다. 무솔리니 파시즘 정권 23년만이었다.

이탈리아의 상징 베네치아 광장의 모습
 이탈리아의 상징 베네치아 광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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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광장을 지나면 황제가 살던 바깥지역에 포럼이 있다. 포럼은 황제가 제사장을 통해 제사를 지내고 정치를 하던 곳을 의미한다. 이곳에 로마의 영웅 시저(카이사르)가 살았다. 그가 죽자 로마인에게 신으로 추앙받았다.

그의 이름은 로마황제의 칭호로 사용되었다. 국회의사당의 자리에는 2050년 된 원로원 건물이 있다. 이곳은 당시 로마에서 가장 낮은 지점이었다. 로마의 휴일에 나온 오드립햅번이 거짓말을 하면 손이 잘린다는 '진실의 입'은 당시 하수도관 뚜껑으로 만들어졌다. 2200년 된 상하수도 시설은 영화 '쿠오바디스' 에도 나온다. 로마에 불이 나자 군대가 빈민들을 못나가게 한다. 이때 장군이 하수도관으로 빈민들을 탈출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하수관의 크기가 어마어마해 그 시절을 엿볼 수 있다.

납중독 부른 상수도관... 로마 멸망의 원인?

국회의사당의 자리에 2050년이 된 원로원 건물이 있다. 포럼이 위치한 원로원이 있던 자리는 9미터가 잠겨 복구공사가 진행중이다.
 국회의사당의 자리에 2050년이 된 원로원 건물이 있다. 포럼이 위치한 원로원이 있던 자리는 9미터가 잠겨 복구공사가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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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멸망 원인은 여러 가지다. 콘스탄티누스가 죽자 아들 콘스탄티우스가 제위를 이었다. 당시 게르만족의 침공이 잦았다. 이후 율리아누스가 황제가 되지만 결국 로마는 476년 게르만 용병대장인 오도아르케에 의해 멸망한다. 이것이 바로 역사서에 나오는 공식적인 로마의 멸망 기록이다.

귀족과 황제의 부패는 민심의 반발을 샀다. 모든 정치가 귀족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에 불만을 품고 평민들끼리 또 다른 로마를 건설하겠다는 의식이 싹트자 원로원은 충격을 받았다. 이후 평민의 대표를 원로원이 인정해 평민의 민의를 수렴할 것을 약속한 호민관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또 지배계급의 타락, 지도자의 부패, 하인과 노예들에 대한 노동착취 그리고 로마를 침략한 이방인의 우월한 군사전략 때문에 몰락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자연재해로 토양의 비옥함이 줄어 농작물의 산출이 감소해 멸망했다는 다양한 설도 제기됐다. 결론은 영원할 것 같은 제국의 길도 영원하지 못했다.

이번 로마여행에서 눈길을 확 끈 것이 있다. 바로 로마의 '상하수도 시설'이었다. 지금에야 도시가 들어서면 상하수도 시설은 기본이지만 당시에 지금 못지않은 시설을 갖추었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했다. 2000년 전 로마인은 상하수도를 통해 식수를 공급받고 배수시설을 갖추었다는 사실은 가희 충격이었다.

2200년 된 대형 하수도관의 실제 모습. 영화 ‘쿠오바디스’에 로마에 불이 나자 군대가 빈민들을 못나가게 한다. 이때 장군이 하수도관으로 빈민들을 탈출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2200년 된 대형 하수도관의 실제 모습. 영화 ‘쿠오바디스’에 로마에 불이 나자 군대가 빈민들을 못나가게 한다. 이때 장군이 하수도관으로 빈민들을 탈출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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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에 나온 오드립햅번이 거짓말을 하면 손이 잘린다는 ‘진실의 입’은 당시 하수도관 뚜껑으로 만들었다.
▲ 진실의 입에서 아내와 함께 찰칵. 로마의 휴일에 나온 오드립햅번이 거짓말을 하면 손이 잘린다는 ‘진실의 입’은 당시 하수도관 뚜껑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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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발달된 문명은 로마의 멸망을 앞당겼다. 당시 로마인은 납중독에 노출됐다. 과학자들이 밝힌 연구에 따르면 로마가 타락한 이유를 상수도관이라고 밝혔다. 식수로 사용했던 수도관의 파이프 재질은 '납'이었다. 납으로 만든 배관은 많은 세월 속에 납중독 현상이 나타났다. 결국 로마의 지배층이 납으로 만든 상수도관을 통해 식수를 공급받아 납 중독에 걸리게 된다. 이는 로마 타락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해 죽음을 불렀다.

납중독 증상은 신경계에 이상을 일으킨다. 납중독 때문에 사망하는 일은 거의 없으나 정신이상, 신체마비, 빈혈, 구토가 일어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면 회복이 힘들다. 심한 흥분과 정신착란, 경련, 발작 등을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납중독에 걸리면 계속 배가 고프다. 정신적인 착란도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밥을 먹으면 위장으로 들어가 대뇌에 충족감이와 밥숟가락을 놓으라는 명령을 내려 적당량을 섭취하지만 신경계의 이상으로 대뇌에 충족감을 못 느끼게 한다. 가이드의 설명이다.

"납중독에 걸린 로마인은 타락의 길을 걷습니다. 위장에 음식물이 가득 차면 입으로 새 깃털을 집어넣어 토합니다. 먹고 또 먹어도 허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런 증상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았죠. 귀족들은 충족감을 못 느껴 남자는 젊은 여자를 찾았고, 귀부인은 몸짱 검투사와 부적절한 관계도 가집니다. 동성연애는 물론이고 동물들과 관계를 가지는 수간도 성행합니다. 신화 속에 나오는 반은 사람(人) 반은 말(馬)인 켄타우로스를 비롯한 반인반수는 달리 나온 것이 아닙니다."

찬란한 로마제국을 하루아침에 멸망케 만든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가이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진다. 우린 다음 여행지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기사 이어집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유럽착한여행, #로마여행, #이탈리아, #납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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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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