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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의 '6월 지방선거 셈법'이 복잡해졌다. 민주당과 새정치신당 사이의 큰 싸움과 함께 군소 정당, 무소속 후보들이 어떻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오마이뉴스>는 광주시장 선거에 뛰어든 이들을 만나 연속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 기자말

▲ 광주시장 선거 예비주자 이용섭 민주당 의원 "저는 광주전남에서 청년기를 보내고 33년 간의 공직생활을 중앙에서 보내며 많은 인맥과 자산과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이제 고향 광주에 돌아가서 시민들과 함게 새로운 광주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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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태 광주시장은) 광주 시민들이 낯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했다."

4년 전 석패를 의식했던 것일까. 광주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진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당내 경쟁자인 강운태 광주시장을 강하게 견제했다. 2010년 이 의원은 강 시장과의 광주시장 당내 경선에서 득표율 0.45% p차이로 진 바 있다.

이 의원은 4일 광주 광산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강점으로 가장 먼저 '도덕성'을 꼽았다. 이는 다분히 강 시장의 약점일 수 있는 '갬코 부실투자 논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문서 조작 논란' 등을 겨냥하고 있다. 기자가 '스스로의 강점'을 묻자 이 의원은 "나는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하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세 차례나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강 시장이)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 등의 성과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시민들의 자존심과 광주의 당당함을 많이 훼손시켰다"며 "광주의 정의로움을 훼손한 것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을 만큼 광주에 손해를 입힌 것이다"라며 강 시장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날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이 의원의 광주사무소에는 '갬코 부실투자 논란'과 같은 강 시장 임기 중의 사건 기사가 인쇄돼 있기도 했다.

'혁신 시장' 자임... 구체적 공천방식 묻자 즉답 피해

6월 광주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진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4일 광주 광산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6월 광주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진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4일 광주 광산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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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당내 경선과 본선 모두 "이길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강 시장에게 도덕성의 잣대를 내밀었다면 새정치신당을 상대로는 '전문성 부족'이란 칼을 뽑아 들었다.

그는 "나는 새정치신당 후보의 장점인 도덕성을 갖고 있지만 새정치신당 후보는 나의 장점인 국정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다"며 "시민들이 시장을 뽑을 때 결국 '150만 광주시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누가 해결할 것인가'를 고려할 것인데 그럴려면 중앙에서 예산도 가져와야 되고 전문성, 국정경험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새정치신당의 광주시장 후보로는 윤장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의원은 인터뷰 내내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은 혁신적인 새로운 시장을 원하고 있다"며 자신을 적임자로 꼽았다. 그는 5일 기자회견에서도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으로 대한민국의 혁신을 주도했고, 행정자치부 장관 시절에는 정부 혁신을 이끈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관련기사 : 이용섭 광주시장 출사표..."이길 수 있는 혁신 후보").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달 6일 기자간담회 이후 꾸준히 거론한 '공천혁명'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당시 이 의원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인물이라면 전략공천도 수용할 수 있다"면서 "꼭 전략공천을 하자는 건 아니지만 민주당이 혁신 의지를 보여줄 유일한 길은 광주에서의 공천 혁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관련기사 : 민주당 이용섭 "안철수 신당, 분열 세력 아냐")

이 의원은 기자가 '구체적인 경선방식'을 묻자 "공천혁명은 민주당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새정치신당과 경쟁하는 최일선인 광주에서 가장 먼저 도덕적이고 혁신적인 인물을 공천하면 국민들이 민주당이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진정성을 느낄 것이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1여 다(多)야'의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호남에서부터 (공천혁명을 통해) 지도부가 뼈를 깎는 고통 감수해야 한다"며 "그 방식이 내게 유리하다면 다행이겠지만 꼭 나를 의식하고 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기적인 차원이 아니고 민주당이 살기 위한 절실한 요구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의원은 '의원직 사퇴'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의원직 사퇴와 관련해서는)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로 내 의지를 나타내고자 한다"며 "국회의원직을 버리는 문제는 별도의 자리에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래는 4일 이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광주 시민 마음, 민주당과 새정치신당 혼재"

- 5일 광주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선언을 하게 됐다. 광주시장으로서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가.
"광주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2.9%인 크지 않은 도시임에도 역사의 고비마다 자기 희생을 통해 민주주의를 물꼬를 바로 돌리며 한국 정치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쳐왔다. 때문에 광주시장은 그에 걸맞은 도덕적 리더십을 지녀야 한다. 나는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하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세 차례나 통과할 만큼 도덕성이 검증된 사람이다.

또 광주는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라고 불리기 때문에 민주적으로 시정이 운영돼야 한다. 내가 건설교통부 장관을 할 때 그 많은 버스·택시 노조가 전국 단위의 파업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과거 지시하고 명령하고 통제하던 권위주의적 리더십으로는 광주의 역량을 묶을 수 없다. 시민과 소통하는 협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 지난달 6일 기자간담회에서 설 전까지 민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는데. 한 달 정도의 기간 동안 파악한 광주 민심은 어떻던가.
"박근혜 정권에 느끼는 실망감으로 2017년엔 어떻게든 정권교체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민주당에는 희망이 안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하고 자성과 혁신을 못한 데다가 박근혜 정권 견제도 제대로 못하니 민주당을 질책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안철수 현상'이 생겼지만 가만보니 새정치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고 새 사람도 보이지 않으니 새정치신당에도 실망이 큰 것 같다. 종합하면 광주 시민의 마음에 민주당과 새정치신당이 혼재하는 상황이다."

- 국회의원을 하면서도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데. 시장으로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국회의원은 지역 대표성과 더불어 국민 대표성도 있기 때문에 광주 발전에 전념할 수 없다. 연어와 같이 고향에 돌아가 국정경험과 전문성을 풀어놓고자 한다. 또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다. 민주진보 진영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에서 성공모델을 창출하면 민주당 지지율을 올릴 수 있고 그걸 기반으로 2017년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광주가 2017년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월 광주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월 광주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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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시장과 4년 만의 '리턴 매치'인데. 이번엔 승리할 수 있다고 보나.

"이길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시민들은 도덕적이고, 혁신적인 새로운 시장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시민들이 이번에는 새 광주 만들도록 내게 기회를 줄 거라 생각한다."

- 강 시장은 임기 중 '갬코 부실투자 논란', '세계수영선수권 문서 조작 논란' 등 아킬레스건을 지니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강 시장이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 등의 성과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시민들의 자존심과 광주의 당당함을 많이 훼손시켰다. 광주의 정의로움을 훼손한 것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을만큼 광주에 광주에 손해를 입힌 것이다. 광주 시민들이 낯들고 다니지 못하게 한 처사라고 본다."

- <오마이뉴스>지난 여론조사(강운태 시장 재지지도 37.4%)에 따르면 '강 시장 재지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 의원이 더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현직 시장은 상당한 프리미엄을 지난다. (여론조사가 진행된 기간에) 출마 선언도 안 한 내가 현직 시장을 앞서기도 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시민들이 (나를) 상당히 높게 평가를 해주는 것이라고 본다. 5일 출마 선언을 하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빠르게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다."

-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비교적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심을 얻기 위한 복안이 있나.
"당원들 지지율이 떨어지게 나오는 것은 조직력의 문제다. 저는 그동안 시장 선거를 의식하고 당원을 가입시키는 등 조직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당원들이 바라는 건 '누가 시장이 될 것인가'인데 새정치신당의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생각해보면 결국은 당원들도 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공천혁명, 민주당 심장 광주에서 선제적으로"

- 꾸준히 '공천혁명'이란 말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방식은 내놓지 않고 있다. 공천혁명이 무엇인지 '경선 방식'을 포함해 구체적으로 답해 달라.
"민주당이 살 길은 혁신하는 길밖에 없다. 그동안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과 같은 현안에 집중하다보니 혁신을 하지 못했다. 또 선거를 목전에 두고 혁신을 한다고 하면 시민들이 진정성을 느끼기도 어렵다. 때문에 빨리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신뢰받을 수 있는 공천혁명을 통해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공천혁명은 민주당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새정치신당과 경쟁하는 최일선인 광주에서 가장 먼저 도덕적이고 혁신적인 인물을 공천하면 국민들이 민주당이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진정성을 느낄 것이다."

- '당원과 시민의 5:5 비율' 경선 방식으로는 이 의원이 불리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공천혁명을 명분으로 다른 경선 방식, 즉 이 의원에게 유리한 경선 방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호남의 선거만 의식한 게 아니다. 새정치신당으로 인해 호남 밖에서는 세 당이 경쟁해야 상황이다. '1여 다(多)야'의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호남에서부터 (공천혁명을 통해) 지도부가 뼈를 깎는 고통 감수해야 한다. 그 방식이 내게 유리하다면 다행이겠지만 꼭 나를 의식하고 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기적인 차원이 아니고 민주당이 살기 위한 절실한 요구이다."

- 당내 경선을 통과하게 된다면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신당과 경쟁하게 될텐데. 승리할 자신 있나.
"이길 거라 생각한다. 나는 새정치신당 후보(윤장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유력)의 장점인 도덕성을 갖고 있지만 새정치신당 후보는 나의 장점인 국정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다. 시민들이 시장을 뽑을 때 결국 '150만 광주시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누가 해결할 것인가'를 고려할 것이다. 그럴려면 중앙에서 예산도 가져와야 되고 전문성, 국정경험도 있어야 하는 등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 2010년 경선 패배의 원인으로 의원직 사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이들도 있었는데. 이번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부분은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로 제 의지를 나타내고 국회의원직을 버리는 문제는 별도의 자리에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다."

6월 광주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진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4일 광주 광산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6월 광주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진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4일 광주 광산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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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광주는 어머니... 시민 주인시대 만들 것"

- 광주시장이 된다면 이것만큼은 꼭 하겠다는 것이 있는가.
"정신적 가치와 물질적 풍요가 조화를 이루는 따뜻한 공동체를 위해서 시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시민 주인시대를 만들겠다. 또 좋은 일자리 창출을 시정의 최우선으로 삼겠다. 광주를 문화예술의 메카로 육성하고 광주만의 독특함과 유일함을 브랜드화해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들겠다."

이용섭 의원 프로필
- 1951년 전남 함평 출생
- 1969년 학다리고등학교 졸업
- 1974년 전남대 무역학과 졸업
-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 1989년 미국 미시간대 응용경제학 석사
- 1999년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
- 2002년 관세청장, 2003년 국세청장
- 2005년 대통령비서실 혁신관리수석비서관
- 2006년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 2008년~ 18대, 19대 국회의원(재선)
- 2008년 민주당 종부세 폐지 반대 천만인 서명운동 본부장
- 2009년 민주당 언론악법 원천무효 특별위원회 본부장
- 2011년 민주당 대변인
- 2012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 이명박 정권을 지나 박근혜 정권을 보내며 광주 시민의 자존감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를 회복하기 위한 계획이 있나.
"시민들은 '나는 광주산다'고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광주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그래서 제일 강조했던 게 정의로운 광주다. 시장부터 도덕적으로 깨끗해 신뢰를 받아야 한다."

- 혁신을 자주 이야기 하는데. 지금까지 의원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혁신했나.
"2008년 종부세 폐지 반대 서명을 받아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많은 325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결국 종부세 폐지를 막아냈다. 또 18대 국회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국정감사NGO모니터단에서 주는 우수의원상을 4년 내내 받았다. 당시 299명 의원 중 유일했다."

- 3일 발표한 민주당의 혁신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당내에는 비판하는 기류가 있는데.
"혁신안을 발표한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내용은 의원들과 충분한 교감이 없었기 때문에 보다 논의를 거쳐 보완해야 한다.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 역할을 하도록 필요한 권한은 인정해 주되, 특혜는 내려놔야 한다 하는 게 제 생각이다."

- 이 의원에게 광주란.
"어머니와 같은 곳이다. 어머니는 아들을 호되게 꾸짖기도 하면서 아들이 아플 때는 모든 것을 안아준다."


태그:#이용섭, #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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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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