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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 중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5일 황우여 대표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나란히 자리한 황 대표와 정 의원.
▲ 서울시장 출마 고심 중인 정몽준 의원 차기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 중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5일 황우여 대표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나란히 자리한 황 대표와 정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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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대항마'를 띄우기 위한 새누리당의 '3자 빅매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5일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 직전 "(서울시장 선거 출마 예상자인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두 분을 빠른 시간 내에 정식으로 만나서 (요청)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당대표가 직접 '정몽준-김황식-이혜훈(최고위원)' 빅매치 마련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겠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이를 즉각 실천에 옮겼다. 그는 이날 회의 직후 당대표실에서 정몽준 의원과 20여 분 간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예비선거 후보 등록은 언제 하실건가, 빨리 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3일 '당의 공식요청'을 출마 전제조건으로 내건 두 사람을 향해 "자신들이 적절히 의견을 표시해야 한다"라던 것에 반해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다. 당시 황 대표는 "당은 당헌·당규에 의해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하는 만큼 (두 사람에게) 어떤 힘을 실어주기는 어렵다"라며 "당대표가 경선 참여까지는 권유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은 다른 경쟁자들로부터 불공정 시비에 걸린다"고 설명했다.

정몽준 "더 늦기 전에 결정하겠다"... 김황식 "새누리당 만나겠다"

그러나 황 대표가 적극적으로 서울시장 후보 경선 구도 정리에 나서면서 상황은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황 대표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묻기에 '대표께서는 인천시장에 나가시느냐'고 되물었다"면서 "황 대표가 '그런 얘기는 결례'라고 답하기에 '내 이름을 들먹이는 사람은 나와 상의를 좀 한 후에 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황 대표의 출마 여부 질문에) 늦기 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면서 "모든 문제를 포함해서 지금 박원순 시장이 열심히 하고 계신데 그보다 더 새로운 관점에서 서울시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할 일이 있으면 (출마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서울시장 출마를 진지하게 고려하겠다는 얘기였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자신의 출마에 걸림돌로 꼽히는 '주식백지신탁제도' 문제에도 "제가 (출마를) 하는데 무슨 제도적 어려움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본회의 직후 자신들의 측근들과도 만나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 측 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출마하는 쪽으로) 방향은 이미 잡힌 것 같다"면서 "황 대표가 사실상 (정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물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또 주식백지신탁 문제에는 "설령 업무연관성 판단을 받고 신탁 쪽으로 결론 나도 '오케이'하겠다는 각오를 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황 대표에게 인천시장 출마 여부를 되묻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는 일각의 해석에는 "나쁜 분위기에서 한 말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부인했다. 그는 "오늘 회동이 공식 요청인지는 당대표 쪽에 물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상식적으로 당대표와 30분 가까이 단독회동 했다면 비공식 만남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정 의원의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던 정양석 전 의원은 "(황 대표가) 출마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당 안팎의 얘기들을 더 들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3일 서울 성북구 주한 독일대사관저에서 독일 정부가 수여하는 대십자공로훈장을 받은 김황식 전 총리가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설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월 23일 서울 성북구 주한 독일대사관저에서 독일 정부가 수여하는 대십자공로훈장을 받은 김황식 전 총리가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설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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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미국으로 출국 예정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 쪽도 긍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서초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지도부를) 조만간 만나서 이야기할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서는 (회동 결과도) 밖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도 이르면 6일 김 전 총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정 의원과 회동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총리와 공개 회동을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오늘도 (정 의원과) 비공개로 만났다"며 회동 의사를 밝혔다.

"이미 출마한 후보들에 큰 상처주고 있다"... 차출론 반발도 만만찮아

한편, '정몽준-김황식-이혜훈' 빅매치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진차출론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수도권은 그 상징성 때문이라도 절대 져선 안 되는 지역으로 당의 필승 후보 중진들이 나서야만 한다"면서 정몽준 의원(서울), 황우여 당대표(인천), 남경필 의원(경기도지사) 등을 실명 거론한 바 있다. 이에 황 대표와 남 의원은 출마 불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중진차출론에 반발하는 당내 기류도 강하다. 부산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박민식 의원은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아직 선거초반전이라 할 수 있는데 벌써 최고회의에서 '경쟁력 있는 중진을 차출해야 한다' 이렇게 공개로 (주장)하면 이미 출마한 동료의원, 후보들에 대해서 아주 큰 상처를 주게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천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이학재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권연대를 정치공학적으로 비판하는 입장에서 차출론을 운운하는 것은 자기모순에 지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태그:#정몽준, #김황식, #황우여, #박원순,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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