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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밀양 영남루 맞은편 둔치에서 열린 '2차 밀양 희망버스' 마지막 행사를 마친 뒤, 문규현 신부가 밀양 송전탑 반대 주인인 강순자(84. 단장면) 할머니를 부둥켜 안으면서 "꼭 이깁니다. 힘 냅시다"고 말하며 인사하고 있다.
 26일 밀양 영남루 맞은편 둔치에서 열린 '2차 밀양 희망버스' 마지막 행사를 마친 뒤, 문규현 신부가 밀양 송전탑 반대 주인인 강순자(84. 단장면) 할머니를 부둥켜 안으면서 "꼭 이깁니다. 힘 냅시다"고 말하며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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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송전탑을 반대하는 희망버스 행사 열리는 가운데 경남 밀양 영남루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고향을 지켜내자 26일 오전 송전탑을 반대하는 희망버스 행사 열리는 가운데 경남 밀양 영남루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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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힘 더 내겠습니다."
"또 오겠습니다. 함께 힘냅시다."

26일 밀양 영남루 맞은편 둔치에서 밀양 송전탑 반대 할머니,할아버지와 '2차 밀양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둥켜안고 나눈 인사다. 25일부터 이틀간 열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마무리 행사를 열었다.

"핵 없는 나라, 송전탑 없는 고향, 우리가 이긴다"

마무리 행사는 '우리가 밀양이다'는 제목의 대형 펼치막을 밀양교 난간에 걸어 놓고 열렸다. 참가자들은 "핵 없는 나라, 송전탑 없는 고향, 우리가 이긴다"라고 외쳤다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 이보아 대변인이 사회를 맡았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서울서부비정규노동센터, 서산풀뿌리시민연대 등 단체가 '후원 기금'을 대책위에 전달하기도 했다.

26일 오전 송전탑을 반대하는 희망버스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경남 밀양 영남루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송전탑 박' 터져라 26일 오전 송전탑을 반대하는 희망버스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경남 밀양 영남루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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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에 이어 전국 16개 지역 대표들이 나와 인사말과 함께 기자회견문을 낭독했고, 마지막에 '박 터뜨리기'를 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경찰'과 '한전'이라고 쓴 종이를 가슴에 붙이고 박을 매단 대나무를 지키고, 밀양 주민들이 달려가 박을 터뜨린 것이다.

전국대책회의 염형철 공동집행위원장은 "어제 저녁 백기완 선생님께서 '나도 한때 사랑해 봤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고, 오늘 새벽 깜깜한 밤에 집을 나와 험한 산을 올라가며 사랑을 나누고, 희망과 연대를 느꼈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밀양 싸움은 져서도 안되고 질 수도 없는데, 그 이유는 밀양 어르신들의 삶터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염 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먼거리 이동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왔는데, 밀양 어르신들로 인해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잘못된 에너지 정책을 바꾸려면 밀양에서 이기면 되고, 희망이라는 연대의 손은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양 주민을 대표해 정임출(73․부북면 평밭마을) 할머니는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린다.우리 밀양을 위해 이렇게 많이 찾아와 올 줄 몰랐다"며 "우리는 목숨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못하면 후손들이 철탑을 막을 것이며, 후손들을 위해서도 꼭 철탑과 원전을 없애도야 한다"고 말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대표 김준한 신부는 "지난 1차 희망버스 때보다 더 많은 4000명 정도가 온 것 같다"면서 "몇 해 전 밀양시가 뮤지컬 '약산 아리랑'을 만들어, 일제 강점기 때 밀양경찰서를 폭파했던 김원봉 선생을 기렸는데, 몇 십년 뒤에는 밀양시가 희망버스를 기릴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 갉아먹는 죽음의 송전탑 필요 없다"

26일 오전 송전탑을 반대하는 희망버스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경남 밀양 영남루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가 적힌 팻말을 흔들고 있다.
 26일 오전 송전탑을 반대하는 희망버스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경남 밀양 영남루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가 적힌 팻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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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송전탑을 반대하는 희망버스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경남 밀양 영남루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가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죽음의 전기, 필요없다 26일 오전 송전탑을 반대하는 희망버스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경남 밀양 영남루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가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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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 밀양희망버스기획단은 "생명을 갉아먹는 죽음의 송전탑 필요 없다. 위험천만 핵발전소를 유지하고 지역을 희생시키는 전기는 필요 없다. 우리의 싸움은 정의롭고 정당하다. 함께 싸우고 함께 희망을 심는 우리는, 모두 밀양이다"는 제목의 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는 확인했다. 밀양은 분명 혼자가 아니었다. 전국 50여곳이 넘는 곳에서 4000여명의 시민이 이곳을 찾았다. 밀양시내를 가득 메운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그냥 온 것이 아니었다"며 "송전탑은 중요해도 사람은 거들떠 안보는 정부와 한전에, 아직도 밀양 송전탑이 밀양의 문제라고만 아는 시민들에게 당당하게 우리 모두가 밀양임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빈손으로 온 이가 없었다. 모두의 손에는 밀양 송전탑의 문제를 알리고, 밀양 싸움의 정당함을 알리는 정성이 들려 있었다"며 "우리는 이 싸움이 말양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이 싸움은 전국의 정의로운 시민이 함께 하는 싸움이라고 함께 외쳤다. 함께 희망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생명보다 소중한 전기는 없다. 죽음의 송전탑 공사 즉각 중단하라", "고 유한숙 어르신 죽음을 모독하지 말라. 한전과 경찰은 머리 숙여 사죄하라", "인권침해, 공권력 남용, 주민들은 피눈물을 흘린다. 경찰은 즉각 철수하라"고 외쳤다.

장하나 의원, 문규현 신부 등 끝까지 함께해

밀양 영남루 맞은편 밀양강 둔치에서 '2차 밀양 희망버스' 마지막 행사가 열렸는데, 민주당 장하나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앉아 있다.
 밀양 영남루 맞은편 밀양강 둔치에서 '2차 밀양 희망버스' 마지막 행사가 열렸는데, 민주당 장하나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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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밀양 희망버스 마지막 행사에는 민주당 장하나 국회의원과 문규현 신부 등이 함께 했다. 2차 희망버스에는 1차 때도 참석했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용산참사 유족 이충연,정영신 부부, 제주군사기지저지를위한범도민대책위원회 이영웅 사무국장, 양길승 녹색병원장,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25일 오후 밀양시청 앞에 모여 영남루 맞은편에 있는 고 유한숙 할아버지의 시민분향소, 한국전력공사 밀양지사를 거쳐 밀양역까지 6km에 거리를 걷는 행진을 했고, 이날 저녁 밀양역 광장에서 문화제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26일 새벽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 올라가다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저류인플루엔자(AI) 방역을 위해 고속도로 톨게이트 입구에서 버스 소독뿐만 아니라 개인별 소독(자외선 통과)까지 했다. 경찰은 25~26일 사이 밀양에 병력7000여명을 배치했다.


태그:#밀양 송전탑, #밀양 희망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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