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힘 모아 박근혜 퇴진, 국회는 새누리가 말아 먹어…."22일 오후 7시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을 들썩이게 만든 노랫말이다. 집회 참여자들은 드렁큰 타이거의 <몬스터>의 노랫말을 바꾼 노래를 흥겹게 따라불렀다.
국정원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이날 촛불집회에는 약 50여 명이 참석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 손에는 "특검으로 진상규명, 박근혜가 책임져라"는 피켓을, 다른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있었다.
사회를 맡은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우리가 지금 앉아 있는 이곳 새누리당, 그리고 뒤쪽의 민주당 건물에 우리의 목소리가 박히도록 하자"고 제안하자, 참가자들은 "그럽시다"라고 화답했다. 박 협동사무처장은 "오늘은 기분 좋게 싸우자는 마음으로 함께 하자"고 말했다.
그 후 '국정원 감시단'으로 알려진 김수근·박현탁씨가 앞으로 나와 개사한 <몬스터>를 불렀다. 이들이 노래 중간 "국정원을, 새누리당을"이라고 선창하자, 참가자들은 "발라버려"라고 손을 흔들며 따라 불렀다.
"오늘은 기분 좋게 싸우자는 마음으로!" 흥겨운 노래 부르며 집회
노래 공연이 끝난 후 연설이 이어졌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새누리당을 제외한 정당에서는 (국정원) 특검과 관련한 법안을 내놓았다"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국회에서 합의하면 (특검을) 하겠다고 했는데 새누리당만 합의하면 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에게 특검 임명에 동조하자고 요구해보자"며 "새누리당은 특검 검사 임명에 함께하라, 정부기관의 대선 불법개입 새누리당 책임져라"는 구호를 선창했다. 자리에 앉은 참가자들도 구호를 따라 외쳤다.
박 사무처장은 "일년 동안 국민들이 촛불 들고 이렇게 외치는데 어떻게 외면할 수가 있는지"라며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요즘 몸이 안좋아 병원을 다니는데 병원에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냐고 묻는다"며 "여기 계신 분들도 청와대, 새누리당, 뉴스를 볼 때마다 화병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서서 집회를 지켜보던 한 남성이 새누리당사 쪽을 향해 "맞습니다! 박근혜가 책임져라"고 고함쳤다.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도 정부와 새누리당에 쓴소리를 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힘이 없고 청와대 내각과 장관들도 힘 없이 대통령의 말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을 '딸박(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라고 지칭하며 "우리가 왜 딸박의 사퇴와 남재준, 황교안, 김관진 이 세 사람의 해임을 요구하는지를 말할 필요가 있기에 우리가 여기에 모였다"고 말했다.
특히 남재준 국정원장과 황교안 법무부장관, 김관진 국방부장관을 묶어 "남·교·관"이라 말했다. 그가 "남·교·관을 해임하라"고 외치자 참가자들도 큰소리로 외쳤다.
이후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자신을 참여연대 인턴이라고 밝힌 안재학(21, 남)씨는 "아무도 책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 대해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고통수권자로 이번 사건을 책임져야 하고, 관련된 저 세 사람(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장관, 김관진 장관)을 해임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특검도 못할 게 없는데 새누리당이 자꾸 정치적 논리를 이용해 특검을 미루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이스북 게시글을 보고 집회에 참가했다는 오아무개씨(21, 여)는 "(이번 집회를 통해) 한동안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해 내가 너무 관심이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반성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양태훈, 박윤정 기자는 오마이뉴스 19기 인턴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