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44년 1월 처음 거행된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했다. (한국 시간으로 오는 13일 비벌리 힐튼에서 제 71회 시상식 개최 예정)  골든 글로브는 비록 매년 3월 열리는 아카데미상 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하지만 미국 방송, 영화계를 아우르는 시상식으로서 나름의 권위와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그동안 방송, 신문 기사를 통해 많이 언급되어 친숙한 이름이 되었지만 막상 이 상에 대해서 상세히 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듯. 이번 시간엔 70주년을 맞이한 골든 글로브의 이런 저런 뒷얘기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 주최 기관

골든 글로브를 수여하는 기관은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이다. 아카데미상을 주최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영화계 관련 인사 4천여명 이상의 회원들로 구성된 대규모 전문 단체인데 반해 HFPA는 인원 수(100여명 안팎)도 적고 기자들의 친목도모 성격도 포함한 탓에 상대적으로 무게감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아카데미상을 코앞에 두고 시상식이 열리는 터라 그해 아카데미상을 예측하는 기준으로 영화계 관계자들이 많이 언급하는 상이 바로 골든 글로브이기도 하다.

◆ 시상 부문

영화만을 대상으로 수여되는 아카데미와 달리, 골든 글로브는 영화, 방송(1956년부터 시행)의 2개 큰 축을 기준으로 시상하게 된다. (여기선 영화 부문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 영화 부문 (Motion Picture Awards)
영화 부문 시상도 아카데미와 다소 차이가 있는데 장르의 구분이 없는 아카데미와 달리, 골든 글로브는 '드라마' 부문과 '뮤지컬 or 코미디' 부문 등 2개 분류로 나누고 작품상, 남우/여우 주연상을 시상한다.  단, 감독상과 남녀조연상은 장르 구분이 없이 수여된다.

그리고 각종 기술 파트에도 상을 수여하는 아카데미와 달리, 골든글로브가 연출/연기자를 제외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상은 단 6개에 불과하다. (각본상/작곡상/주제가상/최우수 외국어영화상/애니메이션 영화상/세실 B. 데밀 생애 업적상)

한때 남녀신인상(Best Star Of The Year), 최우수 다큐멘터리 영화상도 존재했지만 현재는 폐지된지 오래다.

- TV 부문 (Television Awards)
TV의 경우, 드라마 시리즈, 코미디 시리즈 양대 축을 기본으로 작품상, 남녀주연상/조연상 등을 수여하게 된다.

◆ 역대 진기록

- 최다 수상 작품
현재까지 가장 많은 골든글로브 부문을 휩쓴 영화는 총 5개부문을 차지한 <닥터 지바고> <러브 스토리> <대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스타 탄생>으로 총 다섯 작품이다. (이 가운데 <대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그해 아카데미 작품상도 수상)

역대 최다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은 <내쉬빌>(1975). 총 9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은 고작 1개 부문(주제가상)에 그치고 말았다.

- 최다 수상자
역대 가장 많은 골든글로브를 차지한 인물은 가수/배우/감독으로 재능을 발휘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로 총 9개의 트로피를 손에 넣은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감독상(여성으로는 유일), 특별상 부문까지 포함한 것으로 연기 부문만으로 한정하면 메릴 스트립의 8번 수상이 역대 최다이다. (올해까지 총 28회 후보 지명을 받아 이 부문 역시 신기록)

감독 중에선 엘리아 카잔(총 5회), 마틴 스콜세지, 클린트 이스트 우드, 올리버 스톤, 밀로스 포먼 (총 4회)등이 최다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최다 후보 지명자는 스티븐 스필버그로 총 11회.

- 동시 수상 배우
영화 장르 구분 및 TV/영화 부문을 동시에 수여하다 보니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선 타 영화상과 달리, 종종 한번에 2개 부문 연기상을 수상하는 배우도 탄생하곤 한다.

역대 2관왕 배우는 총 4명인데 시고니 위버, 조안 플로라잇(TV부문 포함), 헬렌 미렌(TV부문 포함), 케이트 윈슬렛.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 배우들의 몫이 되었다.

◆ 골든 글로브 vs 아카데미 수상작 비교 (2000~2012)


21세기 이후 열린 시상식을 보면 총 13차례 시상식 중 골든글로브-아카데미 모두 동일한 인물이 감독상을 수상한 건 불과 5차례. 게다가 최근 4년 동안엔 두 시상식의 수상자가 모두 엇갈렸다. 특히 지난해 벤 애플렉(<아르고>)은 아카데미 감독상 부문엔 후보 지명조차 받지 못하고 말았다. 다행히 작품상 수상으로 아쉬움을 달랬지만. 

또한 지난 2009년 골든 글로브 작품상/감독상을 휩쓴 제임스 카메론 감독(<아바타>)는 정작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전처 캐서린 비글로우(<허트 로커>)에게 두개 부문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2개 장르로 구분해서 시상하는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건 총 7차례. 감독상에 비하면 나름 선전했다. 가벼운 터치의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모두 차지한 건 총 두차례였다. 

과연 올해 수상작들은 어떤 결과를 얻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