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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이하 인천공항지부)가 고용보장을 촉구하며 벌인 파업에 참여한 비정규직이 오히려 해고 위협에 처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공항에는 약 6900명이 일하고 있고, 이중 6000명이 비정규직이다. 이들이 인천공항 운영 전반을 맡고 있다. 정규직 900여 명 중 절반은 하청업체 노무관리를 맡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정부합동청사에 일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인천공항에서 만나는 이들은 10명중 9명이상은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인천공항 파업이후 이들 비정규직의 고용은 오히려 더 불안해졌다. 파업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그동안 1개 용역으로 동우공영이 운영했던 '여객터미널 및 탑승동 시설관리용역'을 2014년 1월 1일부터 3개의 용역으로 분리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전력시설 및 방재시스템 유지관리용역은 동우공영이 맡았고, 여객터미널 건축시설 유지관리용역은 삼구아이앤씨, 기계시설 및 자동제어시스템 유지관리용역은 우리피앤에스가 맡았다.

여객터미널 시설관리용역이 3개로 분리 되면서 인천공항지역지부 산하 설비지회도 3개로 분리될 상황에 놓였다. 이 용역업체가 3개로 분리되면서 약 360명이 다시 근로계약서를 새 용역업체와 써야할 처지에 놓이면서 고용불안 상태에 빠지게 됐다.

인천공항 하청업체에 간접고용 돼 있는 비정규직은 1년마다 고용계약을 갱신하다. 1년마다 고용불안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특히, 노동조합 간부의 경우 늘 해고 위협에 시달린다. 그나마 노조가 하청업체와 단체협약을 통해, 하청업체가 인천공항공사와 맺은 하청계약기간에는 별도의 고용계약을 맺지 않고 고용을 승계하기로 했지만, 지금처럼 용역이 3개로 분리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피앤에스의 경우 노조와 합의를 거쳐 비정규직들의 일괄 입사 지원 서류를 받고 고용승계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다시 우리피엔에스는 전체 계약인원 154명 중 80명만 근로계약서를 체결해 나머지 노동자 74명은 고용이 불안한 상황이다.

삼구아이앤씨는 지난해 12월 31일자 공문 '1차 건축부문 합격자 명단'을 통해 설비지회 입사지원자 68명 중 58명에 대해서만 합격통보를 했고, 나머지 9명은 1월 2일 중 2차 면접을 실시하겠다고 통보했다.

또한 1차 합격자에 대해서만 1월 1일부로 업무에 임하라고 통보해 사실상 9명에 대해서는 채용을 보류했다. 특히 채용 보류자 9명에는 설비지회의 사무장이 포함돼 있다. 또 9명 중 8명은 노동조합 조합원이다.

동우공영은 현재 설비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업체다. 다시 입찰에 응해 낙찰 받은 업체다 보니 고용승계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현재는 전체 계약인원 137명 중 20여 명은 계약이 안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동우공영은 최종 결과를 지난해 12월 31일밤 자정에 발표한다고 하면서 비정규직은 불안감에 새해를 맞이해야 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는 이 같은 양상을 두고 인천공항공사 관리자들에 의해서 자행되고 있는 노조파괴 공작이자, 지난 19일간 파업에 대한 본보기식 해고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인천공항지부 신철 정책국장은 "용역계약이 만료되는 한 업체의 한 관리자가 '공항공사의 아무개 관리자가 개입해 고용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발언을 설비지회 간부에게 했다"며 "12월 31일 전까지 아무 이견이 없던 삼구아이앤씨와 동우공영의 태도가 돌변한 것이나, 30일 합의를 통해 고용보장을 약속했던 우리피엔에스의 태도가 이렇게 돌변 한 것은 다른 압력이 작용하지 않고는 불가능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청업체 변경 때마다 '조합원'이란 이유로 해고 위협

인천공항 설비지회 소속 비정규직의 고용승계가 피가 마르게 진행 되고 있다. 인천공항지부가 3개 협력업체를 상대로 거칠게 반발하자 협상테이블이 마련 돼 일부는 고용 됐지만 여전히 고용이 승계 안 된 비정규직이 남아있다.

3개 하청업체는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주말까지 한 명씩 한 명씩 불러가며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하청업체가 자신을 호명하지 않은 비정규직들은 해고 위협 속에 1월 1일과 새해 첫 주말을 맞이했다.

인천공항지부 설비지회는 지난 2일 오전 새로 용역을 맡게 된 우리피앤에스 측과 고용보장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피이앤에스 인수인계팀장이 "지회사람들만 만나는 줄 알고 왔는데 외부사람이 들어와 있어서 대화할 수 없다"며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이후 인천공항지부가 인천공항공사에 항의 공문을 보내고, 우리피앤에스 본사 앞에 1개월 간 집회 신고를 내자, 우리피앤에스 3일 추가로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자고 했다. 전체 154명 중 현재 24명이 미채용 상태로 남아있다가, 6일 현재 지금은 인천공항지부 설비지회장과 투쟁본부장 2명만 미채용으로 남아있다.

동우공영은 전체 137명 중 현재 8명이 고용승계가 안 된 상황이었다가, 6일 현재 설비지회 부지회장이 미채용 상태로 남아 있고, 삼구아이앤씨는 전체 68명 중 설비지회 조합원 9명이 고용불안에 밤잠을 설치다가 6일 현재 지회 사무장만 미채용 상태로 남아 있다. 모두 노동조합 간부라는 게 공통점이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부당노동행위도 나타나고 있다. 사측과 노동자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 '사측은 근로계약서를 노동자에게 교부해야 한다'라고 근로기준법 제 17조는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피앤에스는 이를 교부하지 않고 있다. 이는 명벽한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용역업체 변경을 빌미로 하청업체가 노조 간부나 조합원을 해고 시킨 사례는 그전에도 있었다. 2009년 특경대 용역업체가 면접과정에서 허위사실을 빌미로 7명을 해고했다. 이때도 5명이 노조 간부였고 2명이 조합원이었다. 이후 복직투쟁을 전개해 다시 복직했다. 현 인천공항지부 조덕성 지부장이 당시 해고 됐던 특경대 지회 노조간부였다.

인천공항지부 신철 정책국장은 "13년을 일한 일터에서 새해 아침부터 해고 될 지 모르는 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여기 인천공항에 있다. 업체와 아무리 합의를 해도 공항공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새해가 두렵다." 며 "고용보장을 촉구했더니 오히려 해고로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공항, #인천국제공항공사,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 #비정규직, #고용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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